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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블루칩 경제정책 이야기

폴리슈머에 대해 아시나요?

혹시 폴리슈머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폴리슈머는 Policy(정책)와 Comsumer(소비자)의 합성어로 정부가 국가비전을 수행하는 데 있어 놓치고 있거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긴급한 정책마련 또는 대안이 필요한 우리 사회의 신계층을 가리키는 신조어입니다.

따라서 폴리슈머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진단이 필요한데요. 통계청이 국가통계를 통해 우리 사회의 복지사각지대를 살펴, 폴리슈머를 찾아내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럼 국가통계를 통해 발견한 '2011 폴리슈머 6'에 대해 알아볼까요?


1. 고령산모 - 늦어서 불안한 사람들
지난 5월 세간의 화제가 됐던 장동건, 고소영의 결혼 소식, 당시 고소영은 임신한 상태였는데요. 고소영 역시 고령 임산부에 들어갑니다. 고령 임신은 산모 나이가 분만예정일 기준으로 35세 이상인 경우를 말하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의 <2009년 출생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5세 이상의 고령산모의 출생비율이 처음으로 15%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30대 초반(30~34세) 연령의 산모비율까지 합치면 전체 출생비율 중 30세 이상 산모의 비율은 58.7%에 달합니다. 30세 이상 산모의 비율은 2005년 처음으로 과반수(51.4%)를 넘어선 이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2009년 출생통계 결과 - 모(母)의 연령별 출생 구성비/통계청>             (단위:%)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결혼이 늦어지면서 임신과 분만 시기가 고령화되고 있는 것을 고령산모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 선직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경향입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년 사이 40대가 넘어 출산하는 수치가 3배 가까이 늘었다고 합니다.

고령산모가 문제가 되는 것은 젊을 때 출산하는 것에 비해 여러 가지 위험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산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임신성 고혈압·당뇨, 조산·유산, 기형아 출산 등 임신관련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혼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녀의 평균 초혼 연령이 남자 31.6세, 여자 28.7세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현재 사회구조상 고령산모의 증가추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고령산모를 위한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지원정책이 하루 빨리 마련돼야 하는 상황입니다.

                         <2009 혼인통계결과:평균 초혼 연령/통계청>                 (단위:연령)


한국모자보건학회 박문일 이사장(한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임신 전부터 철저한 임신계획, 즉 베이비플랜을 세우고 임신 중 잘 관리한다면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있다"며 "고령 신혼부부는 물론, 아기를 가지려는 모든 부부들이 임신 전 상담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2. 중년치매환자 - "내가 치매를?" 고민하는 중년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08년까지 7년간 치매질환에 따른 실진료환자수가 연평균 25%씩 증가해왔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노인들이 걸리는 병이라고 여겼던 치매가 65세 이하의 상대적으로 젊은 중년층에게서 나타나는 추세가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위 조사 결과에서 치매 환자는 40대의 경우 2001년 563명에서 2008년 862명으로 늘고, 50대는 1,901명에서 4,369명으로 늘었습니다. 특히 여성의 중년치매 발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40대 여성의 경우 2001년 261명이었던 환자수가 2008년에는 두배에 가까운 431명으로 늘었습니다.

<중년치매환자 현황/건강보험심사평가원>


치매는 누군가가 오랜 세월 환자 곁에서 돌바줘야 하는 질병입니다. 특히 한창 경제활동을 활발히 해야 하는 중년기에 발병할 경구 수입원이 사라짐과 동시에 치료 및 간병으로 인한 비용 때문에 해당 가정의 경제적 타격은 클 수밖에 없죠.

대한치매학회 이사장인 한설희 교수는 "치매는 10년 혹은 20년 이상 뇌손상이 축적돼 나타나는 만성질환"이라며 "치매의 위험인자를 조기 발견해 이를 차단하면 발병위험을 낮추거나 이미 발병된 경우라도 그 진행속도를 완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치매 조기 발견을 위한 사회 시스템을 구축과 치매의 원인이 되는 흡연, 음주, 외상, 고혈압 등을 사전에 관리하는 적극적인 건강 캠페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3. 문화소외층 - 영화가 보고 싶은 사람들

의식주를 걱정하던 때를 떠나서 이제는 온 국민들이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복지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통계청 <2009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9년 월평균 소득 50만원 미만 가구의 문화예술 및 스포츠 관람자수는 100명당 15.4명, 관람횟수는 연 7.4회를 보였습니다. 반면 500~600만원 미만 가구는 78,9명, 8.3회를 나타냈고, 600만원 이상 가구는 79.1명, 9.5회로 저소득층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08년 문화향수실태조사>를 봐도, 우리나라 국민 전체의 연간 예술행사 관람율은 2003년 62.4%, 2006년 65.8%, 2008년 67.3%로 증가하고 있는데, 월소득 100만원 미만의 저소득자는 25.3%, 23.9%, 19.3%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2008 문화향수실태조사-소득, 지역, 학력별 문화예술행사 관람률/문화체육관광부>


사회소외계층을 위한 문화재단 '열린문화'의 사무총장이자 배우인 김갑수 씨는 "저소득층과 사회적 약자는 문화적 자본을 얻을 기회가 많지 않다"며 "정부에서 문화 소외층이 보고 싶은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좀 더 문화 복지 정책을 보완해 선진국으로서 높은 문화 수준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4. 알부자족 - 공부보다 생계를 걱정하는 대학생
올해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6개 4년제 일반대학 평균 등록금은 684만 5,000원이며 등록금이 800만원을 넘는 곳은 35곳(19.8%)에 달합니다. 2009년 2인 이상 전국가구 월평균소득이 344만 2,7771원인데 자녀 1명을 대학에 보내려면 거의 2달치 소득을 고스란히 등록금으로 내야하는 것입니다.

이에 학업과 동시에 아르바이트를 병행해 생활비는 물론 등록금까지 벌어야 하는 이른바 '알부자족'(알바하면서 부족한 학자금을 충족시켜야 하는 대학생)이 늘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2010년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 중 39.7%가 휴학 경험이 있으며, 이중 학비(생활비) 마련을 위해 휴학한다는 응답자는 12.8%에 이릅니다. 교육과학기술부 자료에서도 2005년 2학기 18만 2,000여 명이던 학자금 대출자 수는 점점 불어나 2009년 34만여명에 이르렀습니다.


<최근 5년간 학기별 학자금 대출현황/교육과학기술부>


올해부터 도입된 취업후상환학자금대출제(ICL)가 등록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표적인 정책입니다. 소득 1~7분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ICL은 등록금 실소요액 전액 및 생활비를 대출한 뒤 졸업 후 소득이 생기면 원리금을 나눠서 상환하는 제도입니다.

한신대학교 경제학과 강남훈 교수는 "우리나라 고등교육비 중 정부부담비율은 15%로 유럽 약 90%, 미국 약 50%에 비해 많이 낮다"며 "대학교육비의 경우 미국 수준으로 정부가 50% 지원하고 50%는 후불제로 하는 대안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5. 에너지빈곤층 - 소득의 1/3을 난방비로 쓰는 사람들

에너지 빈곤층이란 광열비(전기료 연료 공동주택난방비의 합) 기준으로 에너지구입 비용이 가구소득의 10% 이상인 가구를 말합니다. 즉 소득대비 광열비 비중이 높아서 의식주에 써야 할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어지고 에너지를 필요한 만큼 사용하기 힘든 계층을 뜻합니다.

통계청의 <2009 월소득 10분위별 가구당 가계수지>(2인 이상) 자료에 따르면 월 평균소득 524,908원의 1분위 가구의 주거·수도·광열비는 158,854원으로 전체 소득의 30.26%를 차지합니다. 2분위 가구의 경우 14.14%를 나타냈습니다. 반면 월 평균소득이 8,730,080원인 10분위 가구의 경우  주거·수도·광열비가 257,934원으로 전체소득의 3.16%에 불과하며 9분위 가구 역시 4.53%에 그쳤습니다. 가난한 가구일수록 소득대비 비중이 커지며 1분위 가구의 경우 월 소득의 1/3 가량을  주거·수도·광열비에 사용하게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09 월소득10분위별 가구당 가계수지/통계청>        (단위:2인 이상, 원)


현재 우리나라 에너지 빈곤층은 2005년 119만 가구에서 2007년 122만 9,000 가구로 2년 동안 3만 9,000 가구가 증가했으며, 2008년에는 130만 가구로 1년 만에 7만 1,000 가구가 증가하는 등 그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2008년 우리나라 총 가구수가 1,667만 3,000 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10가구당 1가구가 에너지 빈곤층인 셈입니다.

이에 정부는 지난 7월 <에너지 빈곤층 해소방안>을 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5개년계획의 중점사업 중 하나로 내세웠습니다. 이를 통해 2013년까지 에너지 빈곤층을 89만 가구로 축소하고, 2030년에는 에너지 빈곤층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시행중인 에너지복지제도는 전기, 가스, 열요금 할인과 연료비지원(연탄쿠폰), 에너지시설장비개선, 공급중단 유예 등이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지원대상이 확대돼 1~3급 장애인과 기초생활수급자의 난방요금 할인을 기존 개별난방에 중앙난방 3만가구도 포함시켰습니다.


6. 싱글대디 - 남자라서 더 힘든 사람들

싱글대디가 늘어나는 사회상을 반영하듯 드라마에서도 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KBS 2TV 주말드라마 '결혼해주세요'의 한상진이나 MBC 일일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에서 김성수가 싱글대디로 출연했죠.

싱글대디란 아버지와 자녀로 이뤄진 부자 가정을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결혼을 하지 않고 아버지가 된 미혼부와 이혼이나 사별 등의 이유로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양육 미혼부가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싱글대디 가정은 1995년 17만 2,000  가구에서 2000년 22만 가구, 2005년 28만 7,000 가구로 10년간 66.8% 증가해 동기간 37.5% 증가율인 보인 싱글맘 가정보다 2배 가까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33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구총조사:한부모가정 중 싱글대디 비중/통계청>

이처럼 빠른 속도로 싱글대디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의 고충에 대해선 사회가 제대로 배려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09년 6월 기준 전국 총 107개소의 한부모가족복지시설 중 모자보호시설은 41곳인 반면 부자보호시설은 1곳에 그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1곳이 더 지어질 예정이지만 시설이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또 싱글대디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도 이들을 힘들게 합니다. 학부모 행사 때 아버지가 오면 이목이 집중되거나 이상하게 보는 것이 현실인 것입니다.

(사)한국한부모가정사랑회 황은숙 회장은 "한부모 가정의 심리적 혼란과 자녀양육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는 의료급여 제공 및 자녀양육비 인상 등의 복지급여가 확대돼야 하며, 한부모가정의 심리·정서적 지원과 자립의지를 고취시키기 위해 한부모가정지원센터가 전국에 설치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폴리슈머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시급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