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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화장품, 이제 자판기로 구입하세요!

식을 줄 모르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7월.

학교와 직장에서 갈증을 느끼는 여러분이라면 주머니에 동전 몇 개 꺼내서 자판기 음료를 이용하시진 않나요? 사러 가기도 귀찮고, 날씨는 덥고, 할 일도 많은 현대인. 이런 우리들에게 직접 상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고, 언제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가 바로 자판기입니다.

지하철 승차권 구매기나 지폐와 동전을 바꾸는 기본적인 자판기부터 영화티켓, 음료, 과자, 생필품, 라면, 담배, 도서 등 생각지도 못했던 자판기 속 상품은 놀라울 지경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화장품까지도 자판기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중저가 화장품 시장의 대표적인 기업 A사는 6월 1일, 국내 최초로 화장품 자판기를 설치했습니다. 서울의 한 대학 내에 설치된 이 자판기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대학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 줬습니다. 그 화장품 자판기를 직접 확인하고 왔습니다.



국민대학교 종합복지관 2층.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시설이 밀집된 이곳에서 A기업의 화장품 자판기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자판기의 크기는 기존의 음료 자판기와 비슷합니다. 화장품 자판기인 만큼 브랜드의 모델과 로고를 이용한 깔끔하고 선명한 이미지가 돋보입니다.

남녀에 관계없이 20대를 맞이한 대학생이라면 화장품에 많은 관심을 쏟게 마련입니다. (특히, 화장품 자판기는 지나가는 남학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데 한 몫을 하고 있었습니다.^^)

자판기라는 특성상 직접 만져보고 유통기한을 확인할 수 없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에 A사는 오른쪽에 보이는 사진처럼 자판기 내 온도를 보여줘 화장품이 최적의 상태로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자판기가 취급하는 품목은 생각보다 다양했습니다. 스킨케어, 마스크시트, 남성 전용제품, 선케어, 핸드케어, 메이크업 관련, 클렌징, 헤어 등 약 40여종의 제품이 정렬돼 있었습니다.

각각의 제품에는 고유의 번호가 부여되어 자판기에서 직접 번호를 입력하고 화장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현금이 아니라 신용카드로만 계산된다는 점, 꼭 유의하세요!)

 


자판기 속 화장품의 기능과 효과에 대해 잘 모르는 소비자들을 위해 제품 가이드 책자도 함께 비치돼 있습니다. 책자는 A기업 자체의 광고 효과와 더불어 바쁜 대학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업에 늦어 스킨, 로션도 제대로 바르지 못하고 학교에 왔을 때, 공부 또는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학교에서 밤을 새우게 됐을 때 등등 화장품이 필요한 순간 많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HOW? 
A기업은 어떻게 화장품 자판기를 생각하게 됐을까요?

A기업은 국내 최초로 화장품 자판기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올해 대학, 오피스, 호텔 등 5곳에 자판기를 더 설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요. 자판기를 어느 곳에 설치했냐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자연스러운 광고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직접 가게를 운영할 때 발생하는 임대료와 인건비마저 줄일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셈인 것이죠. 이미 미국의 유명 화장품 브랜드인 "Sephora"가 미국 내 20여개 백화점 내에 화장품 자판기 사업을 통해 선풍적인 반응을 이끌어 매출을 끌어올린 전례가 있다고 합니다.

WHY?
그렇다면, A기업은 명동이나 강남, 신촌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이 아니라 왜 대학교 내에 자판기를 설치한 것일까요?

자판기는 A기업만이 단독으로 운영할 수 없습니다. 물론 화장품 자체는 A기업이 제공하는 것이지만 자판기 자체를 관리하는 것은 중간 업체가 따로 존재합니다. (자판기의 재고 여부, 청소 등 많은 잔업들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간 업체의 업무인 것이죠.) A기업과 중간 업체 간의 비용·경제적인 동선 측면에서 서울 정릉에 위치한 국민대학교는 적격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번화가에는 이미 A기업의 가맹점들이 적어도 한 곳 이상 존재한다는 것을 여러분은 잘 아실 것입니다. 또 개인 사업자가 본사의 허가를 받아 화장품 자판기를 비치한다면 가맹점들에게는 다소 불편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한거죠. 따라서 A기업은 매출의 형평성을 위해 번화가에 자판기를 설치할 계획은 없다고 합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습니다. 더 나은 품질, 더 저렴한 가격, 한 가지를 추가한다면 더 편한 방법.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며 구매하고 싶은 것이 바로 21세기형 소비자들의 심리가 아닐까요? 기업은 이러한 소비자에게 인터넷 쇼핑을 비롯해 구매의 편리성을 주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기술의 발전은 그 속도와 품질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화장품 자판기의 등장, 이제 또 어떤 새로운 자판기가 등장하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