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book

금융의 재발견(마이크로크레딧-착한 자본주의) 


지난달 금융권에는 반갑지 않은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카드사들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그것입니다. 믿었던 금융 관련 기업들로부터 온 국민이 피해를 입은 안타까운 사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 지난달 사이버경찰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금융보안 사기 건수는 4만 건에 가깝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피해가 단순히 1차 피해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2차·3차 피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농후한데다 이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도 날로 커져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산되는 실정입니다. 더욱 큰 문제는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한번 들어 볼까요?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카드의 해지·재발급·회원탈퇴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시민들이 그만큼 불안애하고 금융사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또 어느 언론사는 ‘유출된 금융정보가 이미 팔리고 있다’는 잘못된 기사를 내보내면서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금융위원회 공식 facebook 발췌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은행은 맑은 날에는 우산을 빌려줬다가 비가 오면 우산을 걷는다.” 

이렇게만 보면 ‘금융’이라는 개념은 시민들에게 다소 멀게만 느껴지고, 어쩌면 독이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꼭 그럴까요? 




EBS다큐프라임 <자본주의> 3부-금융지능은 있는가.        





EBS다큐프라임 <자본주의> 3부-금융지능은 있는가.



마이크로크레딧(Micro Credit)이란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빈민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무담보 소액대출제도를 뜻합니다. 물론 대출을 발행하는 주체는 은행입니다. 마이크로크레딧을 실행하는 금융기관은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창업자금을 보증이나 담보 없이 빌려줍니다. 나아가 경영지원 등 사후관리를 통해 자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라민 은행은 1983년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치타공대 경제학과 교수)에 의해 설립됐습니다. ‘그라민’은 방글라데시어로 ‘시골’ 또는 ‘마을’을 의미합니다. 뜻을 알고 나니 왠지 모를 친숙함이 느껴집니다. ‘그라민’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유누스는 금융의 개념을 ‘가진 자’들 또는 ‘자본가들’만을 위한 것으로 한정하지 않습니다. 그는 그라민 은행이 ‘대항문화’로 불리는 것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유누스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는 거슬러 흐르는 물이에요. 다른 은행들은 위를 보지만 우리는 아래를 봐요. 다른 은행들은 당신보고 자기들에게 오라고 하지요. 우리는 직접 채무자들에게 갑니다. 다른 은행들은 당신에게 소유권을 요구해요. 우리는 그것을 잊으라고 합니다. 다른 은행들은 당신에게 법률 문서에 서명하라고 하지요. 우리는 그러지 않아요. 그러면서 우리는 수백만 달러를 다룹니다. 다른 곳의 사업은 경험과 자격증을 요구해요. 우리는 그런 건 생각하지 말라고 하죠.”

유누스의 말처럼, 마이크로크레딧은 ‘서민’과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금융을 생각합니다. 여기서 서민이란 사회적 약자들을 의미하고, 사회적 책임은 빈곤에서 사람들을 벗어나게 도와주고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소외되는 이들을 구제해 주는 ‘착한 자본주의’의 실현을 뜻합니다.



무하마드 유누스(연합뉴스 07.9.10)



유엔은 2005년을 ‘세계 마이크로크레딧의 해’로 정했습니다. 2006년에는 무하마드 유누스가 빈곤 퇴치에 앞장선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여러 곳에서 마이크로크레딧 운동이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이제 ‘금융’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바뀌셨나요? 흔히 금융과 자본주의 시스템으로 인해 서민들은 늘 피해자로 전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인식이 반드시 틀리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항상 그렇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마틴 울프 (연합뉴스.13.7.22)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즈 수석경제논설위원은 자신의 저서 ‘금융공황의 시대’에서 금융의 순기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금융은 발전된 역동적인 시장경제의 엔진이기도 하다. 금융은 다른 사람의 돈을 빌려서 사업을 시작하고,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로부터 수익을 얻는 일에 참여하고, 큰 비용을 평생에 걸쳐 나누어 감당하며, 생명과 재산의 가치를 보장 받도록 도와준다. 또한 금융은 개인에게는 자유와 경제적 안정을, 경제에는 역동성과 유연성을 제공한다.’ 

 

성공적인 금융 시스템은 자금의 재구성을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위험을 분산할 수 있게 합니다. 많은 이들이 모은 돈을 적당한 비용에 공급하며 수많은 기업을 만들어 냈습니다. 또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기존의 업체에 도전해 질적 향상을 가능케 했습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금융은 피할 수 없는 개념입니다. 금융에 대한 양면성을 올바르게 인지할 필요성이 있는 이유입니다. 최근 발생한 금융권의 좋지 않은 소식만을 듣고 금융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할 이유는 없습니다. 마이크로크레딧 운동이 증명했듯이, 금융이 착한 자본주의의 실현을 가능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또 마틴 울프의 말처럼 시장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출처 : <그라민은행 이야기> 데이비드 본스타인, 갈라파고스. p144

         <금융공황의 시대>. 마틴 울프. 바다출판사. p33





글쓴이 : 기획재정부 소셜미디어 기자 김상연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댓글을 달아 주세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