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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세계의 경제 이야기

위기를 돌파구로! 메이저리그로 보는 '야구와 경제학'

'야구.. 좋아하세요?'

 

일본 인기 만화 'H2'에서  여자 히로인이 주인공에게 건네는 이 한마디와 함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독자 여러분 야구.. 좋아하세요?'

 

몬이의 블루마블에 찾아오신 경제학도, 그리고 야구를 좋아하시는 독자여러분께서는 저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여 주세요. 오늘 저는 야구의 본고장,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가 2008년 끔찍했던 경제 위기를 어떻게 타개 했는지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메이저리그의 탄생과 성장

 

미국 메이저리그는 1869년  최초의 프로구단 신시내티 레드스타킹스(현 신시내티 레즈)가 창단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야구의 열기와 인기로 각 주에 야구단이 창단되면서 1901년 양대 리그 (내셔널 리그, 아메리칸리그)로 운영되었으며 1903년 각 리그 우승자끼리 격돌하는 월드 시리즈라는 최강팀을 가리는 결승전 성격의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오늘날 메이저리그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1920년대 최초의 홈런형 타자 베이브루스의 등장과 함께 메이저리그(MLB)는 비로서 미국을 대표하는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게 됩니다.

 

 

                                               MLB 황금기를 연 베이브루스

 

 

메이저리그는 1994년대 선수와 구단주 간 연봉 제도 개혁 협상 실패와 직장 폐쇄.. 그리고 NBA 대형스타 마이클 조던의 등장으로 인기가 주춤했지만, 90년대 말 홈런 타자들의 대거등장과 대결로 다시 흥행 몰이에 성공하게 됩니다. 

 

안도의 순간도 잠시, MLB는 사회변화와 경제 위기로 다시 흥행에 중대한 도전을 받게 됩니다. 블록버스터 영화,  테마파크, 콘서트, 게임기 등 휴일을 보낼수 있는 다양한 여가 수단의 등장과 미국의 대공황 보다 지독했던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등이 주범이죠.

 

경제 위기와 메이저리그

 

2008년 시즌중 세계적인 유가 급등으로 미국에서는 다양한 생활용품의 가격이 일제히 올랐습니다. 당연히 그 영향은 '자동차 사회'인 미국에도 심각한 그림자를 드리웠는데, 한 가정당 2~3대 정도 있는 석유 가격이 오르는 자체가 미국 가계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제적 악영향이 가장 표면화 되는것은 여가산업 (여행, 오락)입니다. 특히 직접관람을 포기하고 TV시청을 하는 팬이 늘어나는것을 의미합니다. 실제 MLB의 관중수는 2008년 7,861만 5,508명으로 2007년 7,950만 3,175명을 밑돌았습니다.

 

경기 침체가 계속됐지만, MLB 대다수 구단들은 2008년 시즌의 티켓 가격을 올리는 정책을 시행하게 됩니다.

 

 

순위

종목명

시즌 경기 수

티켓가격

1

NFL

16경기

67달러 11센트(약 8만원)

2

NBA

82경기

48달러 82센트(약 5만 5천원)

3

NHL

82경기

48달러 72센트(약 5만 8000천원)

4

MLB

162경기

25달러 40센트(약 3만원)

                               출처- 팀마케팅 리포트 2008 시즌 기준

 

 

 

위 표는 <팀 마케팅 리포트>사가 매년 발표하는 각 스포츠 구단의 평균 티켓 가격으로, MLB의 평균 가격은 전년(2007)년에 비해  약 10.9%가 올랐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침체된 경제상황에 따른 관중감소, 구단에게 티켓수입은 매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수입원'입니다. 상식적으로 티켓 가격을 할인 정책을 구사하여 관중을 끌어들이는  맞을 것 같은데, 왜 구단들은 가격 인상 정책을 했을까요?

 

첫째, 패키지 티켓 개발

 

비싼 티켓 가격에 대한 팬들의 '반발'에 대비해, 몇 몇 구단들은 '다양한 패키지(가격 정책)'를 책정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무제한 먹고 마시기> 라는 패키지 티켓 개발 입니다.

 

약 30달러(3만 6000원)에서 55달러(6만 6,000원)의 일정 요금을 지불한 팬은, 경기 시작 1시간 30분 전부터 7회말이 종료 될때까지 야구장의 대표 음식, 음료, 핫도그, 나쵸 피넛츠를 무제한 먹고 마실수 있는 티켓입니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경우 1100석을 대상으로 81경기중 48경기에서 패키지 티켓을 판매했는데, 이 티켓은 '인기 패키지'가 되었습니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구단의 경우 한발 더 나아가 채식주의자용 패키지를 개발하는 등 웰빙을 지향하는 흐름에 발맞추어 나가고 있습니다.

 

 

 

 

 

 

 

                             다저스구장의 야외 뷔페(사진 위)와 실내 뷔페(사진 아래)

 

 

둘째, 다양한 가격 만족은 '두 배'

 

다양한 여가 수단의 도전을 받게된 메이저리그 구단들. 애리조나 구단은 대표적인 여가수단인 헐리우드표 영화 산업과 대결하기 위해 최저 티켓 가격은 약 5달러로 책정했습니다.

 

경기장 자리마다 5달러 부터 약 200달러까지 17개의 티켓 가격대를 두어 관람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습니다. 오늘은 이자리에서 야구를 즐겼지만 다음에는 저 자리에서 야구를 즐길것이라는 전략이지요! 반복적으로 방문자를 늘리겠다는 생각을 엿볼수 있습니다.

 

인기구단 사이의 빅매치도 마케팅에 활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양키스나 보스턴 레드삭스 등의 라이벌 대전일 경우, 변동 가격을 설정해 티켓을 판매했는데, 이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티켓 가격을 유연하게 설정한 작전입니다.

 

 

 

                                               MLB 대표적 명물 '그린몬스터' 석

 

 

셋째, 명명권 비즈니스

 

'명명권'이란, 경기장, 극장,박물관, 프로스포츠단 등의 명칭에 기업명 또는 기업의 브랜드명을 붙일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현재 MLB 구단은 단순한 경기장이 아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수 있는 테마파크 경기장을 지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경기장을 건설 중입니다. 새로 건설된 구장은 많은 주목을 받게 되는데요, 기업들은 자사의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의 일환으로 연간 수백만 달러에서 많게는 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거금을 지불하고 명명권을 획득합니다.

 

예를 들어 경기장의 독점적 명명권을 획득하면 경기장 곳곳에 브랜드의 로고 등을 도배할 수 있어 경기장을 찾는 관람객뿐 아니라 TV 중계로 경기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최대한 브랜드를 노출하는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됩니다. 대표적인 MLB 명명권 비즈니스 사례로 뉴욕메츠 구장 시티필드, 에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구장 체이스 필드를 들수 있습니다.

 

 

 

씨티필드의 경우 2009년 뉴욕메츠 구단에게 20년간 4억달러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명명권 계약을 체결 하였습니다.

 

 

더 짜릿한 경기를 위하여

 

스포츠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공포의 외인 구단이 강팀에게 극적인 승리를 거두는 장면일 것입니다. 모든 스포츠 구단이 그러하겠지만 MLB의 경우에도 연봉 총액이 1억 달러가 넘는 부자 구단에서 부터 총 선수 연봉이 부자구단 선수 2명의 연봉도 되지 않는 구단도 존재합니다.

 

부자 구단이 매년 우승하는 현상은 그 구단에게 영광의 순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리그 전체에 있어 관중들에게 흥미를 잃어버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 할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부자구단과 가난한 구단의 격차를 줄이는 것은 흥행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같은 목적에 따라 메이저리그 협회는 구단 선수 연봉의 상한선을 두어  일정액을 초과 했을 경우 상한선 초과분의 40%를 사치세로 거두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사치세 납부구단은 뉴욕 양키스 구단이며 2003년 사치세 제도 도입 이래 2억 600만 달러입니다.

 

이 돈은 상대적으로 가난한 구단들에게 지급되며, 지원을 받은 구단은 양질의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하여 전력을 강화하거나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의 리그 활성화에 쓰이게 됩니다. 아메리칸 리그의 대표적 비인기 최약체 팀있었던 템파베이 레이스는 메이저리그 협회의 지원과 노력으로 2008년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하게 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위와 같은 각고의 노력으로 MLB는 지속적인 가격인상 정책에도 불구하고 구단 전체 가치는 지난해 기준으로 16% 증가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MLB 구단가치 순위(출처- 포브스)

 

 

 

지금까지 MLB의 구단이 경제 위기 때 취했던 마케팅 전략을 알아 보았습니다. 눈을 잠깐 돌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할까요?  현재 한국의 프로야구(KBO)는 WBC 와 올림픽 국제 대회의 호성적을 기반으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MLB와 달리 KBO는 독자 경영이 아닌 모기업의 지원 아래 구단이 운영되고 있으며, 모기업의 경영 상황에 좌지우지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KBO 구단은 모기업을 홍보하는 성격이 강했으며, 국민들이 집중하는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기 위해 성적 위주의 경영 방식을 취해왔기때문에 관중감소와 경제 위기에 취약한 모습을 많이 보여습니다.

 

하지만 최근 프로야구에 새로운 경영변혁이 일어나기도 했죠? SK 와이번스 구단의 경우 스포츠 엔터테이먼트를 주창하며 문학 구장의 테마파크화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히어로즈 구단은 모기업의 지원이 아닌 네임 마케팅을 통한 MLB식 독자 경영을 최초로 시도 하고 있습니다.

 

성큼 다가온 9월. 각 팀들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두고 치열한 순위싸움을 벌이고 있는데요!

 

재밌는 야구도 보고, 참신한 마케팅과 경영 전략이 구사되고 있는 흥미로운 야구 경제학에도 빠져보시는 것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