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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세계의 경제 이야기

유럽기업과의 M&A, 글로벌 경쟁 속 '순항'하려면?


 

 

 

"국내 한 건설업체가 세계 10위권 유럽의 수(水)처리 기업을 인수했다!"

 

국내 기업이 개발도상국 기업과 M&A(인수합병)를 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선진국 기업을 대상으로하는 기업 M&A는 그 사례가 흔치 않습니다. 하지만, 유럽존 재정위기로 인한 매출 부진과 신용 경색으로 유럽 기업들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선진 기술력과 경쟁력을 보유한 유럽의 저평가된 기업들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이 피(被)인수기업의 브랜드 경쟁력, 사업경험, 기술력 등을 활용해 시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재정위기가 확산된 2009년 말 이후부터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유럽 은행과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국가 부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정위기 국가의 공기업의 민영화,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자산을 매각하면서 유럽 기업이 M&A 시장에 꾸준히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요 선진국들의 유럽 기업 M&A 현황 및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의 기업과 정부가 취하고 있는 태도를 살펴보고 유럽 기업 M&A를 통해 어떤 기대효과가 있을지 알아볼까요?

 


 

1.  유럽기업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주요 선진국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유럽 M&A 시장이 2007년에 비해 급격히 낮아졌지만, 2011년 들어 외국기업의 유럽 기업과의 M&A는 1,580건으로 2008년(1,537건) 수준을 회북한 반면, 유럽 기업 간 M&A는 3,800건으로 2008년(5,457건)의 70%수준을 기록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유럽 안에서도 유럽 기업 간 M&A보다 외국기업과 유럽 기업 사이의 M&A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지요.


이러한 배경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자본 확충이 시급한 유럽 은행들과 정부가 보유자산 매각을 서두르게 되면서 점차 촉진됐다는 분석이 일반적입니다. 은행 자산 매각, 도산기업 증가, 공기업 민영화 등 유럽 기업의 M&A의 공급 측면은 물론, 풍부한 기업 자금과 유럽 기업의 주가 하락, 기업 저평가에 따른 매수여력 확대로 외국 기업의 유럽 기업에 대한 수요 측면에서도 유럽 기업 M&A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데요. 

 

 

 주요 선진국의 유럽 기업 M&A 현황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자료 : 삼성경제연구소, Bloomberg)


 

 1) 풍부한 자금력으로 유럽 기업 인수하는 미국


 '12년 1~3월, 같은 기간 중 미국기업의 유럽 기업 M&A 거래 건수는 전년동기의 184건 보다 저조한 172건이지만, 금액 면에서는 전년동기 대비 64% 증가해 비교적 규모가 큰 유럽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원천기술력을 가진 유럽 기업을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수하는 미국기업들은 기술 확보와 신흥국 시장 진출을 위해 유럽 기업 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2) 엔화 강세를 적극 활용해 유럽 기업을 인수하는 일본


 2011년 경상수지 약 158백억엔을 적자를 본 일본정부는 엔화 강세로 인한 수출경쟁력 약화를 만회하기 위해 일본기업들의 유럽 기업의 인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요. 일본기업은 내수 중심 사업에서 탈피하기 위한 목적, 환경 관련 핵심기술 획득, 신흥시장 내 교두보 확보를 위한 목적 등으로 M&A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3) 5개년 계획에 따른 중국정부의 해외진출 전략 본격화


 11차 5개년 계획('06~'10년)에 따라 중국정부는 해외진출을 본격 추진했으며, 2011년에 시작된 12차 5개년 계획에서는 자국기업의 '국제 판매 네트워크 및 브랜드 인지도 구축'을 독려하면서 '05년 이후 중국의 해외투자 전략이 본격화돼고 있습니다.

 

중국의 유럽 기업 인수 목적은 M&A를 통해 유럽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일거에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는데요. 2011년 중국의 해외투자에서 M&A 투자가 44%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의 해외 M&A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10%에서 '11년에는 34%로 대폭증가하면서 유럽이 중국의 최대 M&A 대상국으로 부상했습니다.

 

 

 

2. 우리나라의 유럽 기업 M&A 현황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기업과 유럽 기업 간의 M&A는 증가하고 있으나 절대적인 규모면에서는 미국, 일본, 중국에 비해 아직 미흡합니다. 한국기업의 유럽 기업 M&A가 저조한 이유는 자체성장 전략과 아시아 시장을 중시하는 전략을 추진한 데 기인한데서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기업은 자체 역량에 의한 기술개발, 제품생산 및 수출을 통한 내부성장 전략에 의존하여 M&A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00~'11년 한국기업의 해외투자에서 아시아의 비중이 68%에 이를 정도로 한국기업의 글로벌화가 아시아 지역에 편중돼 있으며, 또한 유럽 기업 M&A는 주로 정부기관과 대기업이 주도해, M&A의 절대적인 규모와 거래면에서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한국기업은 해외진출 시 "해외투자시 기업 스스로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 및 사업장을 설치해 고용을 창출하는 방식의 외국인 직접투자"그린필드 투자방식에 주로 의존해 해외투자에서 M&A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불과하죠

 

 


(출처 : Flickr by llauren, 일부 편집)


 

3. M&A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중소·중견기업 지원


 최근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직접투자(OFDI) 증가는 자본유출 등 단점보다는 선진기술·새로운시장 판매망 확보 등 장점이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지난 5월 13일 '우리나라 M&A 및 그린필드 OFDI 동향·특징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M&A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고 밝혔는데요.


 '11년 초부터 국민연금은 'Coporate Partnership' 프로그램을 통해 4.6조 원에 달하는 해외 M&A 전용펀드를 운용해 매칭펀드 형식으로 기업당 3,000억~5,000억 원을 지원하면서 대기업의 해외 M&A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이러한 평가에 힘입어 지원대상 자격이 되는 신용등급 기준을 'A'에서 'A-'로 한 단계 낮춰 중견기업으로도 지원 대상을 확대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또한, 정부는 해외 M&A를 목적으로 정책금융공사,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 우정사업본부 등이 출연한 5,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펀드 조성을 추진해 자금여력이 부족해 해외 M&A를 꺼렸던 중소·중견기업들도 해외 M&A에 나설 수 있도록 하였는데요. 중소·중견기업은 정부의 지원정책에 힘입어 그동안 정부기관과 대기업이 주도하던 유럽 M&A에 중소 및 중견기업들이 가세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유럽 기업 M&A가 점차 확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기업 M&A를 추진하는 것은 해당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많은 기업이 M&A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국내산업도 경쟁력강화와 신흥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유럽 기업과의 M&A를 활용하고 있는데요. 뿐만 아니라  유럽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지닌 원천기술을 확보, 글로벌 사업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한편 신흥국시장 내 사업기반을 확충한다는 점에서 유럽 기업 M&A의 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비록 해외 M&A는 고수익이 따르는 만큼 위험도 높은 분야 이기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데요. 해외 M&A가 문화적 차이, 제도적 차이, 정보 부족, 언어장벽 등으로 인해 성공하기 힘든 점을 고려해 과거 해외 M&A에 나서 실패한 과거 사례를 철저히 분석하고 그에 알맞은 전략을 수립해 실패를 최소화해야 하겠습니다.

 

선진국 기술 확보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각국의 정부와 기업들의 능동적인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빨라지는 이 때에 주요 선진국들 사이에서 우리나라의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