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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가을, 무료 공연과 전시 다 모았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 사는 30대 주부 김나리 씨는 지난 8월 중순 초등학생 아들 승리 군을 데리고 서울 용산구의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어릴 적부터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심이 많았던 승리 군에게 대영박물관의 소장품을 전시한 <그리스의 신과 인간>전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곳에서 뜻밖의 ‘횡재’를 했다. 관람을 마치고 우연히 들른 상설전시관 등에서 삼국시대 유물, 조선시대 회화 등을 무료로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김 씨는 “교과서로만 만났던 우리 문화유산과 역사를 훑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관람료 부담이 없으니 앞으로는 아이와 자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리 군은 “그리스의 조각상들도 훌륭하지만 우리 선조들의 기술도 그에 못지않게 대단했다는 것을 알았다”며 “정교하고 화려한 신라시대 금관과 가야시대에 입었던 철제 갑옷을 보면서 조상들이 자랑스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 주변에는 이처럼 고가의 관람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공짜로 즐길 수 있는 문화체험 프로그램이 의외로 많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국악원, 국립극장, 국립현대미술관 등 정부가 운영하는 문화예술기관에서는 누구에게나 무료로 개방하는 공연, 전시회를 항상 마련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자리한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 조상들의 문화유산을 전시한 선사·고대관, 중·근세관, 상설전시관 등을 무료 개방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의 유물을 보관한 아시아관도 마찬가지다. 요즘 가장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유물은 선사·고대관 신라관에 전시된 천마총 금관과 허리띠다.

1973년 발굴된 천마총 금관은 이듬해인 1974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 <신라명보> 특별전에 출품된 이래 첫 서울 나들이다. 신라의 황금문화를 대표하는 이들 유물은 내년 2월 13일까지 전시된다.

상설전시관 1층 ‘역사의 길’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개관 5주년을 기념하는 사진전이 한창이다. <빛과 시간이 머무는 곳, 사진에 담은 한국 세계문화유산>이 그것이다. 김대벽, 안장헌, 백종하 등 문화재 전문 사진작가들의 작품으로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전시 기간은 10월 31일까지다.

토요일에 열린마당을 찾으면 〈토요가족음악회〉도 감상할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한 시간가량 진행되는 이 음악회는 박물관의 정적인 이미지를 깨고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편안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2007년부터 시작됐다. 음악에 국한하지 않고 마술쇼, 비보이, 탭댄스, 현대무용, 사물놀이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8월 현재까지 5만여 명의 시민이 관람했으며 소녀시대, 2AM 등 대중가수부터 동춘서커스단, 태권도시범단 등에 이르기까지 1백여 개 팀이 출연했다.

국립중앙박물관 ☎ 02-2077-9000 www.museum.go.kr



서울 한복판 남산 자락에 자리한 국립극장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에 사방이 탁 트인 문화광장 특설무대에서 <토요문화광장>을 연다.

무대와 객석의 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마음의 거리까지도 좁힐 수 있는 친근함이 매력인 <토요문화광장>은 1993년 시작된 이래 18년간 37만여 명의 관객이 다녀간 국립극장의 대표적인 장수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KB국민은행이 후원함으로써 기업과 문화가 함께하는 좋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는 5월 1일부터 9월까지 총 22회에 걸쳐 펼쳐지고 있다. 가을의 문턱인 9월 11일에는 젊음과 열정의 무대인 <홍대 놀이터를 옮기다 3탄>이 마련돼 있다. 실력파 인디밴드 ‘소규모 아카시아밴드’‘라벤타나’가 출연할 예정이다.

9월 18일에는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딴따라땐스홀의 아빠와 함께 춤을>을 통해 로큰롤 스윙댄스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9월 25일에는 여성 타악 그룹 ‘드럼캣’이 타악 퍼포먼스 공연을 펼친다.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인 사운드를 뿜어내는 드럼캣의 공연을 끝으로 올해 <토요문화광장>은 막을 내린다.

국립극장 ☎ 02-2280-4114 www.ntok.go.kr

 






경기 과천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은 9월 말까지 제3~6전시실 2, 3층 화랑에서 <컬렉션, 미술관을 말하다>전을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40주년을 기념하는 이 전시회는 미술관 소장품 6천5백여 점 중 엄선한 조각, 회화, 한국화, 사진 등 2백7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회화의 박수근·이중섭·김환기, 조각의 권진규·김정숙, 한국화의 이상범, 사진의 임응식 등 한국 현대미술 각 부문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1950년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변화도 살필 수 있다.

제4전시실에서는 6·25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이해 <잊혀진 전쟁, 현실의 분단>전이 열리고 있다. 오는 12월 26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는 미술관 컬렉션 중 전쟁과 분단의 현실을 보여주는 회화, 조각, 드로잉 작품 57점을 선보이고 있다. 매일 오후 1시와 4시에는 전시설명회도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 ☎ 02-2188-6000 www.moca.go.kr







서울 서초동에 자리한 국립국악원 야외무대 별맞이터에서는 전석 무료 공연인 <우면산 자락 초록음악회>가 매월 한 번씩 일요일 오후에 열린다. 매회 2천명이 넘는 관객이 찾는 인기 공연이다.

2003년부터 시작된 이 음악회는 5월부터 10월까지(6월 제외) 총 5회에 걸쳐 감사, 재미, 시원함, 사랑, 행복을 주제로 펼쳐진다. 9월 26일 오후 4시에는 판소리와 창극, 가야금병창이 함께하는 해학의 한마당을, 10월 10일 오후 4시에는 가을바람과 함께 찾아오는 아름다운 노래잔치를 선보인다.

국립국악원은 지난 8월 28일부터 매주 토요일 아침 7시 30분에 창경궁 명정전 뒤뜰에서 <창경궁의 아침>이라는 음악회도 열고 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창경궁이 정식으로 문을 여는 오전 9시 이전에 한적한 창경궁을 전문해설사와 함께 거닐며 창경궁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마련된다.

10월 2일까지 총 6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 음악회 역시 무료다. 다만 국립국악원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예약을 해야 관람할 수 있다. 각 공연 관람객은 5백명씩 선착순 모집한다.

국립국악원 ☎ 02-580-3300 www.gugak.go.kr


 <출처 : 위클리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