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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희망이 된 경제 이야기

성공하는 축제에는 비결이 있다, 축제의 경제학


축제, 어디까지 가보셨나요?
이번 여름 어디에 다녀오셨나요? 해마다 수많은 축제가 곳곳에서 펼쳐지지만 사람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을 받는 축제는 따로 있습니다. 기다려지고, 누군가와 함께 가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 축제의 숙제인데요, 풍경이 아름답고 독특한 음식이 있다 해서 무조건 축제가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으면 유명 관광지가 되기는 힘들지요.

최근 뜨고 있는 축제들이 있습니다. 소규모로 시작해 잘 만든 축제가 주변 지역 시민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경제적 수익까지 함께 가져오고 있는데요. 지역주민-관광객-지자체 모두가 열정적으로 즐길 수 있는 축제, 한 번 알아볼까요?


잘 나가는 축제들, 어
떻게 성공했을까?
‘개천에서 용 났다’라는 말은 <함평나비축제>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말입니다. 지역주민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함평나비축제를 기점으로 함평의 운명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이름날만한 소문도, 특별한 관광자원도 없던 함평은 지역 활성화를 위해 축제를 기획했습니다. 유채꽃으로 할지, 곤충으로 할지 고민하던 그들은 ‘나비’라는 생동감 있는 지역 자원을 컨셉으로 잡았습니다.


결국 나비축제가 친환경적이면서도 깨끗한 지역 이미지 메이킹에 한 몫을 했고 함평의 큰 수익사업이자 문화 사업으로 번창하고 있습니다. 2009년도 어린이날에는 에버랜드의 하루 관광객을 앞설 정도로 대 성공을 거두자 <나비의 꿈>, <함평나비혁명> 등 함평나비축제의 성공비결과 가치를 조명한 책들이 잇따라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함평나비축제는 나비와 곤충,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친환경축제입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소재이지만 아무도 축제로 엮을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 유효했지요. 가정의 달에 약 2주간 펼쳐지는데다 주 타깃을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들로 정해 치밀하게 공략한 결과 해를 거듭할수록 더 큰 성공을 거두게 됐습니다. 지난 4월 말, 황금연휴 3일 동안 10만 명이 넘는 입장객을 모은 건 우연이 아닌 셈입니다.  

<무주반딧불축제>의 시작도 작았습니다. 1997년에 시작해 작은 규모의 지역행사였지만 지난해까지 9회를 치르면서 지역성을 탈피하려는 노력을 거듭해왔습니다. 무주는 도심에선 쉽게 찾아보기 힘든 ‘반딧불’을 테마로 내세웠습니다. 반딧불이와 그 서식지가 유일하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지요. 

(사진출처 : 네이버 포토갤러리)

휴식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이 반딧불이에 이끌려 모여들었고, 무주의 이 축제는 전국적인 축제로 성장해 최우수축제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개최된 무주반딧불축제에서 무주를 찾은 외래 관광객 수는 61만 명이 넘었고,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125억 원에 달했습니다.

<보령머드축제>는 외국인들이 더 즐겨찾는 축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지난 25일 막을 내린 제13회 축제에는 외국인 18만 3000명을 포함해 모두 268만 명이 다녀갔습니다. 보령머드축제가 한 번 치러지고 난 뒤의 지역경제 활성화 가치는 300억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잘 키운 축제 하나가 지역경제에 적지않은 기여를 하는 셈이지요.

(출처: 문화포털)


이들 축제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대외적으로 내세울만한 관광지도 부족했고 무형의 콘텐츠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단지 훼손되지 않은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 환경을 이야기로, 브랜드로 가꿔나갈 수 있는 생태축제의 가능성을 발견해 축제라는 콘텐츠로 개발한 것입니다. 각박한 도시인들의 삶 속에서 휴식을 주고, 고향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축제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제대로 팔 수 있는’ 지역 브랜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숨쉬는 축제에서 생깁니다.


문화와 경제가 함께 살아나는 축제, 무엇이 필요할까?

1. 그 지역의 핵심가치를 끌어내 이야기 뼈대 만들기
축제가 성공하려면 반드시 그 지역의 핵심 가치이야기가 함께 만나야 합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아이템을 지역에서 축제로 키운다 해도 단기적인 행사에 그칠 뿐, 매년 꾸준히 성장할 수는 없습니다. 오래 끌고 가기 힘드니 당연히 수익도 날 수 없구요. 중요한 성공요인은 바로 ‘이야기’에 달려있습니다. 작지만 알토란 같은 이야기가 있다면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보고, 듣고 체험하러 모여들게 됩니다. 이렇게 시작한 축제를 지자체 행사에서 끝내지 않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고 연고 기업의 재정지원들을 더하면 경제적 시너지 효과는 훨씬 커지겠지요. 
 

2. 민간 기업과 시민들의 열정을 스폰서로 만들기
지역축제를 반드시 지자체의 입김과 실행력만으로 진행하라는 법도 없습니다. 축제 하나만으로도 수많은 관광객과 관광수익을 끌어 모으는 세계적인 유명 축제들이 있지요. 이들이 축제를 진행하는 과정을 보면 민간 기업과 원주민들의 노력이 지자체보다 더 큰 비중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기업과 지역축제의 제휴마케팅은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전략입니다. 지자체는 축제 예산 중 홍보예산을 줄일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최근 가열되고 있는 그린마케팅에 톡톡히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보령머드축제와 안동국제탈춤축제에 지원금이 줄어들면서 축제가 난항을 겪고 있는데요, 이는 지자체에 지나치게 의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시민과 민간의 지원이 합해져야 자생력을 가지는데, 중앙의 지원에 기대다보니 간접지원으로 바뀌자마자 휘청거린 것입니다. 꾸준히 가꾸고 알려야 할 축제의 맥이 끊이지 않으려면 탄탄한 스폰서십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3. 계획은 신중하게, 설계는 촘촘하게
축제가 성공하면 지역 경제 활성화, 시민들의 자존감 향상, 관광가치 개발 등 무궁무진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수익을 꾸준하게 내는 축제는 마흔 개도 채 되지 않습니다. 매년 천 개가 넘는 크고 작은 지역축제에서 왜 이들만 살아남았을까요? 지자체 축제들이 일방적인 소비문화에 그치는데다 전시적인 측면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2009년 57개였던 문화관광축제가 올해에는 44개로 줄었습니다. 타지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지 못하는 축제가 부를 모을 수 있을까요? 경쟁력 없는 축제는 안타깝게도 사장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주민과 타지 관광객, 지자체 모두가 축제를 즐길 수 있으려면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들쭉날쭉 덥고 힘들었던 여름이 가고 있습니다. 이제 가을이 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축제가 열릴 것입니다. 사람들의 감각을 자극하는 신명나는 축제, 여러분들은 어떤 즐거움을 기대하며 떠나실 건가요? 군수의 뚝심과 공무원들의 노력, 주민들의 결집력이라면 그 축제는 내년에도, 그 후년에도 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역축제에 그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수익은 자동으로 따라오는 선물입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와 경제 사이, 이번 가을엔 어떤 축제가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