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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세계의 경제 이야기

[담배 던진다고 놀라지 마세요]

중국에서는 친구사이에 담배를 던진다. KBS토크쇼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해 유명해진 쑨야오(孫瑤·28)는 "한국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문화가 생각보다 많다"고 말했다.

'중국으로 출장 온 동하는 현지 한국인 직원이 주문한 '돼지내장탕면'에 관심을 보인다. 각종 내장과 곱창이 들어 있는 돼지내장탕면은 꽤 맛깔스러워 보인다. 직원은 동하에게 이 음식을 권하고, 동하는 돼지내장탕면을 한입 가득 문다. 곧바로 그의 표정이 이글러진다. 몇 초 동안 참던 그는 곧 음식을 뱉어버린다. 직원은 박장대소한다.'

2009년 개봉한 허진호 감독의 영화 '호우시절'의 한 장면이다. 초보자라면 처음에는 돼지내장탕면의 깊은 맛을 느끼기 어렵다. 동하가 돼지내장탕면의 맛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난처한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미리 알아두면 유용한 중국 문화에는 또 어떤 게 있을까.

KBS 토크쇼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해 유명해진 쑨야오는 "한국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문화가 생각보다 많다"며 이야기를 풀었다. 지난 6월 1일 서울 신사동에 있는 한 헤어숍에서 만난 그는 칡즙 한 봉지를 들고 의자에 앉았다.

2003년에 한국에 온 쑨야오는 이제 한국 사람이 다 됏다. 참치김치찌개를 좋아하고, 몸에 좋다는 한국 건강음료도 챙겨 마신다. "중국어를 쓸 기회가 많지 않아 이제는 중국어 단어가 잠시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어요." 중국 하얼빈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어의 매력에 빠져 한국에 왔다. 그는 "'~했어요'라는 문장의 어조가 무척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6개월 동안 부모를 설득한 그는 한국에 와서 어학당부터 다녔다. 2008년에는 경희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인이 잘 알지 못하는 중국 문화를 소개하는 <이것이 차이나>란 책도 썼다.


밥 먹고 헤어질 때 사업 이야기
눈길을 끄는 사례는 '담배 던지는 중국인'이다. 쑨야오는 한국무역협회(KORTA)에서 통역 아르바이트를 할 때 담배를 던져서 건네는 중국인 파트너의 모습에 당황하는 한국 기업인을 자주 접했다. "중국에서는 정말 친한 사람에게 담배를 줄 때 던져요. 중국인이 담배를 던지는 건 '이제 우리는 친구야'란 의미죠."

중국 기업인은 파트너와 만나서 밥부터 먹고 사업 이야기는 헤어질 때 한다. 쑨야오가 KORTA에서 일할 때 한 중국 기업인은 한국인 파트너를 중국으로 초청했다. "한국 기업인은 중국에 가면 바로 협상을 진행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어요. 그런데 중국인 파트너는 그와 함게 밥을 먹고, 차를 마실 때까지 사업 얘기는 하지 않았죠. 중국인과 함께 비즈니스를 하려면 끝까지 기다려봐야 해요."


식사 초대에서 음식 남겨야 예의
식사에 초대 받았을 때에는 음식을 남기는 것이 예의다. "한국인 친구집에서 식사를 하다 밥을 조금 남겼더니 친구 어머니가 등을 때리며 나무라셨어요. 이유를 몰라 당황했죠. 중국에서는 손님이 음식을 남기지 않고 먹으면 '너무 적게 줬나'라고 생각해요." 중국에서는 손님 접대를 할 때 볶음요리를 10가지 정도 충분하게 준비한다.

향신료가 많이 들어간 중국 음식이 처음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럴 때에는 음식을 주문할 때 '부야오 샹차이(不要香菜)'라고 말하면 된다. '향 나는 야채는 빼 달라'는 말이다. 쑨야오가 추천하는 중국 요리는 '마라탕'이다. 알맞게(마), 맵고(라), 뜨거운(탕) 사천식 매운 전골이다. 먹고 싶은 재료를 넣어 끓이고, 작은 그릇에 담아 먹는다. "한국에서 마라탕 전문 식당을 내고 싶기도 해요. 그 정도로 한국인에게 권하고 싶은 요리예요." 중국식 탕수육, 깐풍기 먹기는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다. "한국식 탕수육, 깐풍기와 맛이 확연히 달라요."

지역별로 음식에 특색이 있는 것처럼, 사람에게서도 지역 특색이 나타난다. 중국에는 '결혼은 상하이 남자, 쓰촨 여자와 하라'는 말이 있다. "상하이 남자들은 속옷을 따로 세탁할 정도로 세심하고 꼼꼼해요. 결혼하면 알뜰한 스타일이죠. 상하이 남자와 비즈니스를 한다면, 작은 것까지 일일이 따질 겁니다." 모계 사회의 풍습이 남아 있는 쓰촨에는 여전히 직장에 다니는 여성이 많다. 쓰촨 남성 중에는 집에서 지내며 가사를 맡는 이가 많다.


인력거 타고 베이징 골목 돌기 추천
출장 갔다 드를 만한 중국 여행지에는 어떤 곳이 있을까. 베이징이라면 만리장성, 천안문, 이화원을 들르는 것은 기본이다. 쑨야오는 여기에 '인력거 타고 베이징 골목 돌기'를 더 권했다. 상하이에 갔다면 쑤저우, 항저우까지 들르면 어떨까. "상하이에서 2시간 정도면 쑤저우, 항정우에 갈 수 있어요. 특히 쑤저우에서 유람선을 타고 고성(古城)을 돌아보기를 추천합니다."

중국어를 조금이라도 한다면 다니기가 수월할 것이다. 쑨야오는 한국어를 배운 지 6개월만에 의사소통에 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 그는 사전을 놓고, 같은 한자가 들어간 한국어 단어들을 먼저 익혔다. 예를 들면 '좋을 호(好)'자가 쓰이는 '호인(好人)', '호의(好意)' 같은 단어를 한번에 외웠다. "이렇게 하면 하루에 단어를 100개도 외울 수 있어요. 한국인이 중국어를 배울 때에도 같은 한자가 들어간 단어를 여러 개 한 번에 외우면 더 속도가 날 겁니다."

한국인 친구와 함께 살면서 쑨야오는 한국어 실력이 부쩍 늘었다. 중국 학생들과 함께 살기로 계약한 3개월이 지날 때쯤, 학교 도서관에 가서 친구로 지낼 만한 한국인을 찾았다. 중국어과 학생을 만나 함께 살기로 했다. 첫날 쑨야오는 새 룸메이트와 함께 새벽 2시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은 혼자 지내며, 가끔 요리도 한다. 이날은 아침을 간단히 먹고 MBC드라마넷 '식신원정대' 녹화 방송을 준비하느라 메이크업을 받아다. "식신원정대 촬영에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과 경기를 하는 그리스, 아르헨티나의 음식을 맛볼 거예요. 그래서 점심은 걸러써요. 그리스, 아르헨티나 음식은 처음이라 기대돼요."

요즘 쑨야오는 2010 대한축구협회 공식 티셔츠 홍보 모델로 활동한다. 그를 비롯한 KBS '미녀들의 수다' 출연자들로 구성된 봉사단체 '나누기'가 최근 2010 남아공 월드컵을 맞아 대한축구협회와 손잡고 공식 티셔츠 홍보 모델로 선정됐다. 프로젝트 그룹으로 정수라의 노래 '아!대한민국'을 리메이크한 응원가도 부른다.

쑨야오는 <이것이 코리아>란 책도 낼 계획이다. "중국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책이에요. 한·중 문화 교류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출처 : FTA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