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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서울시내 갈만한 경매시장은 다 찾아가보니


경매(auction)라고 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시나요? 진귀한 골동품과 그림들? 소더비(sothebys) 혹은 크리스티(Christies)?  여기 저기서 더 높이 부르는 가격, 마침내 “낙찰되었습니다” 라는 선언? 영화나 드라마에서 한번쯤 봄직한 장면이 떠오르시나요? 팬클럽 활동을 해보신 분이라면 가슴 설레봤을 스타들의 애장품 경매도 있겠고, 옛날 노예 시장에서의 경매를 떠올리시는 분도 계시겠네요. , 경매 관련 뉴스를 떠올리시는 분들도 계시겠어요. “워렌 버핏과의 점심 식사가 168만 달러( 20 9000만원, 090729 23회차 고시 기준)에 낙찰 됐다”,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 45억에 낙찰, “앤디 워홀의 ‘자화상’이 27억원에 낙찰” 등의 기사들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었죠.


                 
<왼쪽-점심식사를 함께하는 기회를 경매에 붙인 워렌 버핏(버크셔 헤서웨이 회장)>

         <오른쪽-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대통령 후보 선거 당시 함께하는 저녁식사를 경매에 붙임>

 

                                  <박수근-빨래터(1950년대), 2007 5 45억원에 낙찰>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경매 시장이 많이 성장해서 와인이나 보석 경매들도 볼 수 있게 되었고, 특히 미술품 경매 시장은 언론에 많이 노출되는 편입니다. 예술품들을 다루는 경매는 주로 큰 경매사()들이 정기적으로 개최하는데요, 경매 액수는 보통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억원에 이르고,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회원가입 및 보통 10만원에 달하는 연회비 납부 등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일반인들로서는 예전보다는 경매에 참여하기가 수월해졌지만 일반 학생들이 참여하기엔 여전히 부담스러운 면이 있지요.

 

그러나 인터넷으로 조금만 검색해보면 경매 시장을 구경할 수 있는 곳들이 여럿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노량진 수산시장과 양재 꽃시장, 그리고 법원에서 경매가 이뤄지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답니다. (다른 도시에서도 꽃시장 경매, ()경매, 법원경매 등을 검색해보시면 여러 곳을 찾으실 수 있답니다.)


제가 가장 먼저 찾아가 본 곳은 바로 양재 꽃시장!! 입니다.


오전 8, 양재 꽃시장에서는 난()을 경매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경매 방식과는 반대였습니다. 낮은 가격에서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높은 가격에서 낮은 가격을 부르는 것이었지요. 전광판은 마치 시계바늘이 거꾸로 도는 듯 했고, 가격은 자동으로 계속 낮아지면서 경매가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공개&네덜란드식 경매였습니다.


경매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하나는 공개경매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입찰제입니다. 공개경매는 우리가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예술품 경매 장면처럼 모두 모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경매가 이뤄지는 방식입니다. 입찰제는 다리나 빌딩 건설을 수주할 때, 유전 개발권을 두고 경쟁할 때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자신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 금액을 적고 이것을 봉투에 넣어 봉한 상태로 제출하는 방법이지요.

공개경매는 다시 영국식 경매와 네덜란드식 경매로 나뉩니다. 영국식 경매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가격을 점점 높게 불러서 더 이상 높게 부르는 사람이 없으면 그 가격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방식입니다. 예술작품이나 워렌 버핏과의 점심 식사 등이 이런 방식으로 경매가 이뤄졌지요.

반면에 양재 꽃시장에서는 높은 가격에서부터 가격이 점차 내려가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가격이 내려가는 도중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면 경매가 중지되고 거래가 이뤄지는 방식이지요. 이 방식은 짧은 시간 안에 경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신선도가 상품 가치에 영향을 미칠 경우에 사용합니다. 신선도가 중요한 대표적인 상품이 바로 꽃이죠. 그리고 화훼 산업이 발달한 곳 하면 바로 네덜란드구요.

 

※원래 경매 중에는 방해가 될 수 있어 사진 촬영은 허락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진은 관계자 분들께 양해를 구해 찍었고, 견학 관련 사항은 링크를 참조하세요.


http://www.yfmc.co.kr/flwgs_intro/notice_read.jsp?seq=258&currentPage=1

http://www.yfmc.co.kr/others/actday.jsp


<경매 시작 전. 상품 단가와 판매단위, 경매에 참여한 사람 수와 낙찰자 수, 낙찰자 번호 등의 정보가 나타납니다. 상품을 출하한 사람(농원), 상품명, 등급 등 상품에 대한 정보도 나타내며, 전자 전산화된 경매로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
계산기? No~no!! 경매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바로 여기에 원하는 가격과 수량을 입력하면 전산화로 경매가 이뤄지지요.>

                                                          <경매장 내부 모습>

                                                        <경매를 기다리는 꽃들>

                                                             <경매 시작>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노량진 수산시장입니다. “자살할 마음이 들거든, 모두 잠든 새벽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가 봐라” 는 초등학교 때 선생님 말씀을 떠올리며 갔는데요, 누구보다도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노량진에는 활기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서울 도심에서도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짭쪼롬한 바다 내음이 한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노량진에서는 새벽 1 30분부터 4시까지 종류별로 나뉘어 경매가 진행됩니다. 경매장에서 각각 구역 별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노량진 수산시장도 경매가 모두 전산화되어 그날 그날 어종별 입하량과 시세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경매장 모습>
 

                                                         <경매물품 하역 모습>



1시부터 경매 준비로 한창 활기를 차 있었는데요, 이윽고 1 30분부터 경매가 시작되었습니다. 경매 참가자들은 번호가 쓰여진 모자를 쓰고 경매자가 가격을 부르면 그에 따라 입찰하기도 가격이 좀 더 낮아지기를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노량진 수산시장 역시 양재 꽃시장처럼 점차 가격을 낮춰가는 방식이었습니다.






다만, 양재 꽃시장처럼 자동으로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듯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경매인이 끊임없이 가격을 얘기하면서 경매가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여기도 경매 물품에 대한 정보와 이뤄지는 과정이 전광판을 통해 보여지고 있었는데요, 위 그림에서 하늘색은 현재 경매가 이뤄지고 있는 상태이고 빨간색 글씨는 아무도 그 가격에 사려는 사람이 없어서 유찰된 것을 나타냅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바로 법원 경매였습니다. 법원 경매에서는 앞서 양재 꽃시장이나 노량진 수산시장과 달리 입찰제 방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중앙법원 및 지법에서는 보통 일주일에 한 두 차례 경매 법원이 열리는데요, 일시와 경매 물건에 대해서는

 http://www.courtauction.go.kr/ 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법원 경매라고 하면 안타까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찾아간 곳은 동부지방법원으로 오전 10에 법원 경매가 있었는데요, 집행관과 직원이 자리에 앉은 후 경매 진행에 대해 간략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법원 경매 진행은 다음과 같은데요, 집행관의 설명 후 경매 참여자들은 대봉투 하나와 소봉투, 기재서를 가져갑니다.

(참관은 자유롭지만, 경매에 참여하려는 분들은 http://www.courtauction.go.kr/ 에서 먼저 신청절차를 밟으셔야 합니다.) 기재서에는 경매 번호와 경매 참여자 정보, 원하는 낙찰 가격과 경매 최저가액의 10%인 보증금 액수를 적습니다. 소봉투에는 보증금을 넣어 봉합니다. 마지막으로 대봉투에는 기재서와 소봉투 그리고 기타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 등을 넣어 봉합니다. 이를 마감시간까지 투명한 플라스틱 상자에 넣습니다.

그러면 집행 사무관들이 봉투를 정리하여 낙찰자와 유찰자를 분리합니다. 집행관이 해당 사건(경매 대상 번호)을 부르면 낙찰자가 나가서 물건을 낙찰받고, 떨어진 사람들은 보증금을 돌려 받습니다.

법원 경매를 통해서는 이렇게 입찰제 방식 경매를 볼 수 있었답니다.

참고로, 법원 경매 참관은 자유롭지만 사진 촬영은 일절 금지입니다.

 

이렇게 경매를 공개경매와 입찰제로 나누고, 공개경매는 영국식과 네덜란드식으로 나누어 살펴 봤는데요 공개&영국식은 골동품 경매, 공개&네덜란드식은 양재 꽃시장, 입찰제는 법원 경매를 예로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여러 시장을 보면서 아마 공통적으로 느끼셨을 텐데요, 경매 대상 물품들은 표준적인 가치가 없기 때문에 경매라는 특수한 방법으로 거래를 하는 것이랍니다. 예를 들어 골동품이나 예술작품들, 법원 경매로 나온 부동산에 대해서 사람들마다 느끼는 가치가 다르고, 생선이나 꽃은 계절이나 그 날 그 날 수요-공급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니까요.

 

e-bay 같은 온라인 상에서의 경매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의 경매를 구경해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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