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루마블 문헌보관소/<인터뷰>경제톡톡(Talk Talk)

25세 CEO, 위젯전도사의 대박비결은?



표 대표이사의 명함에는 특별한 문구 하나가 자리잡고 있다. “Widget Evangelist”, 위젯 전도사라는 의미이다. 그는 해외에서만 통용되던 위젯 개념을 우리나라에 도입해온 자타공인의 위젯 전도사이다. 현재 표 대표이사는 위젯 전문 기업인 위자드웍스의 대표이사로 활동 중이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표 대표이사가 한창 패기 넘치는 20대 중반이라는 점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현재 그가 대표이사로 있는 위자드웍스는 그의 세 번째 창업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표 대표이사는 중학생 때에 첫 창업에 뛰어든 명실상부한 베테랑 CEO이다. 이러한 그의 독특한 이력 덕분에 그는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노련한 경영 마인드를 갖고 있다.


즈믄자리가 첫 번째 게스트로 표 대표이사를 전격 선정한 것은 이러한 ‘노련한 젊은 시각’을 보여주고 싶다는 소망에서였다. 취업 준비생과 비슷한 세대로서 비슷한 문화와 생각을 가지지만, 또 나이답지 않은 숙련된 시각을 갖고 있다. 표 대표이사라면 그 동안 취업 준비생 분들이 숱하게 들어온 ‘뻔한’ 해답과는 차원이 다른 색다른 조언을 들려줄 것이라 생각했다.


<On Air>
나이가 약간 더 많으시긴 하지만, 비슷한 나이대의 CEO 분을 뵙는 것은 처음이어서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만나기 전에는 어떤 분일지 상당히 궁금하고 긴장하기도 했었는데, 반갑게 맞아주시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다. 다음부터는 본격적인 Q&A.

Q.중학생 때 사업을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도메인 등록 대행업체인 ‘다드림 커뮤니케이션’을 만드셨죠? 그런데 보통 그 나이는 사업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을 때인데, 어떻게 그 때 창업을 결심하시게 되었나요?

A.그 당시 저는 홈페이지 만드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 학생이었어요. 중학교 2학년 때 개인 홈페이지, 동아리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운영하다가 보니 주소를 붙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보통 받게 되는 주소는 너무 길었기 때문에,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다가 도메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도메인은 미국NSI에서 등록했었는데 한국에서는 이 과정을 알려주는 곳이 없었어요. 그래서 닷컴 도메인 등록법을 알려주는 사이트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게 시작이었죠.


Q.어린 나이에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이 결코 흔한 일은 아닌데, 뭔가 남들과 다른 점이 있었을 것 같아요. 그전부터 남들과 다른 사업가 성향이 나타났던 적이 있었나요?

A.사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이미 첫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애들이 좋아하는 미니카 잡지 표지를 1장 복사해 주고 대신에 제가 좋아하는 학 접기 색종이를 15장 받는 물물 교환이 바로 그거였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는 ‘빠세뽀세 축구단’이라는 이름으로 축구단을 만들었고, 초등학교 6학년이 되어서는 시 잘 쓰는 아이들, 만화 잘 그리는 아이들과 함께 잡지사를 차렸습니다. 종합지 ‘키즈월드’와 만화전문지 ‘카툰키즈’가 이 잡지사에서 발행되었죠. 격주로 해서 매호 100부를 발행했었는데, 각각 14호까지 냈습니다.



 
Q.현재 계시는 위자드웍스는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되셨나요?

A.2006년 2월 즈음해서 컨설팅 인턴을 들어갔어요. 정확히는 컨설팅 인턴이 아니라 마케팅 인턴이어서 PR부분을 했는데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PR을 하다 보니 해외 지점에서 오는 기사를 번역하는 일도 하게 되었는데, 거기서 웹 2.0이 뜬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한국은 조용한 거예요. 그 때 이 것을 잡아야겠다는 느낌이 왔습니다. 그 다음부터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해서 회사를 만들게 된 것이죠.


<Narration>
이렇게 창업하게 된 위자드웍스는 처음부터 위젯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초창기에는 웹 2.0이 가지는 특성 중에서 개인화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을 진행하셨다고.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메뉴를 끌어와 쓸 수 있는 ‘개인화 포털’이 그 당시 위자드웍스가 집중했던 분야였다. 이용자들의 호응은 좋았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사이트에서 넘어오는 진입장벽이 예상외로 컸다고 한다. 원하는 메뉴를 만드는 과정을 번거롭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그 것 때문에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지만 다행히 곧 돌파구를 찾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위젯이다.


<On Air>
Q.‘위젯’은 요즘 자주 듣게 되는 단어인데요. 이 ‘위젯’이라는 단어는 한국에 소개할 때 스스로 만드신 것인가요? 위젯이란 단어를 보면 ‘위자드웍스+젯’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A.위젯이란 말은 원래 미국에서 쓰이던 단어였어요. 저희는 한국에서 그 용어를 통일시킨 것이고요. 2007년도 초 만하더라도 위젯, 가젯, 어플리케이션, 홍길동젯 등등 여러 용어가 많았어요. 우리가 정말 오랫동안 노력하면서 ‘위젯’ 하나로 쓰자고 해서 지금은 위젯만 쓰이게 된 것이에요. 현재 한국에 위젯을 소개하는 자료, 위젯의 사전적 정의, 그리고 위키피디아에 올라와있는 글들. 모두 다 저희가 만들어내고 썼던 것들이에요. 이 걸 생각하면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정말 의미 있는 일이죠. 제 명함은 이미 오래 전부터 ‘위젯 Evangelist’ 였어요.


Q.위자드웍스는 위젯 개발을 해나가면서 다음, 싸이월드, 구글처럼 이름만 들어도 아는 쟁쟁한 컨슈머 네트워크를 만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대기업들에게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A.뭔가 뚝심이 필요해요. 강한 뚝심. 일단 가진 게 없었으니까요. 우리같이 어린 사람들이 창업을 했다고 하면 누가 돈 대주는 것도 아니고요. 제가 경험한 것을 볼 때, 우리같이 힘없는 사람들은 그냥 갈 수밖에 없어요. 끈기. 처음에 그런 큰 데를 찾아갔을 땐 콧방귀도 안 뀌었죠. 근데 우리가 라면 먹으면서 개발했던 게 쌓이다 보니 어느 순간 그쪽에서 먼저 찾아왔어요. 우리는 이렇게 이겨냈지만, 대개의 경우는 포기하고 말아요.
어느 사장님이 성공한 사장님께 어떻게 성공했냐 물어봤더니, “내가 한 건 비전을 세웠고 그걸 딱 3년간 끝까지 밀고 간 거 밖에 없다. 그러니 주위에 다 알아서 해주더라”라고 했었대요. 이건 정말 맞는 얘기에요. 근데 정말 쉽지 않죠. 이게 바로 기업가 정신이죠.


Q.기업가 정신이라고 하니 생각나네요. 이 글을 보시는 분 중에 창업을 고민하시는 분도 있으실 텐데, 회사를 만들어서 운영할 때 가장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자질이라... 조언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딱 키워드 두 개만 말할게요. 첫째는 내가 하면 이긴다는 자신감이에요. 내가 하는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 그래서 경쟁사를 이길 수 있다라는 자신감. 그 규모가 얼마나 되든 간에, 최소한 결정자 한 명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다는 확고한 믿음. 나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죠.
둘째는 내가 해도 진다는 확신, 내가 해도 질 수 있다는 확신이에요. 이건 참 역설적이죠. 그래서 이게 재미있는 거에요. 첫째만 있다면 이건 자만에 빠져요, 100%. 그래서 두 번째가 따라가 줘야죠. 사실 처음 시작할 때는 첫째만 있어도 되요. 하지만 사업을 계속해 나가려면 둘째가 필요해지죠. 내가 해도 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면 그때부터 하루하루가 굉장히 두려워지고, 겸손해지고, 돌아보게 되요.
창업자가 흔히 빠지는 게 자신이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일종의 신앙이에요. 예를 들어 주식투자 하는 개미들도 여기에 잘 빠져요. ‘‘내 주식이 언젠간 나에게 보답 할 꺼야. 이게 30% 빠졌는데, 언젠간 50% 올라가 줄 꺼야.’ 와 같은 막연한 믿음이 그것이죠. 그래서 맨날 손해를 보게 되요. 주식을 사랑하면 안 되는데... 마찬가지로 우리 회사를 사랑해야지, 회사가 하는 일을 사랑하면 안 되요.
저도 그런 적이 있었어요, 회사가 하는 일을 사랑했던 적이요. 이게 경험했기 때문에 얘기해줄 수 있는 거에요. 물론 자기가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지만... 하지만 가급적이면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믿음과 나도 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것만 가지고 있으면 창업할 만다고 생각해요.


Q.사실 아이템을 가지고 벤처기업을 만들었다고 해도 인정을 받으려면, 예를 들어 대기업과 계약을 따내고 소비자들을 끌어들인다… 이런 게 쉬운 것은 아니잖아요. 벤처기업이 제대로 살아남으려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A.일단 기술이 정말 확실하면 인정받을 수 있어요. 이건 정말 좋은 기술이어서 다른 회사에서 얘네를 쫓아가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그 정도이거나, 둘째로 컨텐츠가 정말 많으면 되죠. 딴 데서 정말 하기 귀찮을 정도로 우리 컨텐츠가 많다고 느끼도록. 셋째, 다른 회사 에서 하는 것보다 싸게 먹히면 되요. 예를 들어 대기업에서 사람을 뽑아서 그 일을 맡겨서 해도 되는데, 그것보다 여기를 그냥 먹어버리는 게 싸게 먹혀. 그런 정도 케이스면 해볼 만 하죠. 그런데 이게 방향을 잘 잡아야 되요. 적어도 셋 중에 하나는 해줘야 해요. 기술을 정말 환상적으로, 진짜 이 은하를 통틀어 내가 최고이다. 그게 아니면 내가 노가다 다 뛰겠다, 진짜 라면 먹을 자신이 있다 그래야죠.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벤처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도취되기 쉬워요. 특히 젊은이들이 그런 함정에 잘 빠지는데. 경영 수업을 내가 들었다 이거야. 아, 그래서 경영전략이니 마케팅이니 몇 개 배웠어. 겉멋 좀 들어. 친구들끼리 웅성웅성 하다가 친해졌어. 사업 한번 해볼까? 그래서 하기로 해요. 좋아, 이제 모였는데 우리 이제 뭐 해볼까? 그 때부터 생각하는 거죠. 그런 경우는 많이 봤는데, 그 것은 겉멋 든 거죠. 그래가지고 캬, 우리 사업하는데. 그건 아니죠.


<Narration>
“사업을 하려면 진짜 헝그리 해야 되요. 아, 헝그리 한데 되게 똑똑해야 되요. 대개 창업자들은 매우 로맨틱하거든요. 맹목적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큰 거죠. 생각이 전략적이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돌아볼 줄 아는 사업가가 되어야 해요. 그렇다고 ‘굉장히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이 되어라’ 는 말은 아니에요. 내 가슴속에 뭔가 비현실적이고 말도 안 되는 꿈이 있어야 하지만, 가는 와중에 나를 돌아보게 할 척도도 있어야 하죠. 그런 것들이 내 안에 수치나 이론 같은 걸로 좀 무장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표 대표이사는 언론에 굉장히 화려한 면모를 보여온 사람 중 한 명이다. 무난한 성공만 있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어려운 시절도 많았다. 그는 이 것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과 진득한 끈기로 버텨냈다. 그가 생각하는 훌륭한 CEO의 모습에도 신념을 끝까지 밀고 갈 수 있는 끈기가 많이 강조되어 있다.
그는 그저 대표이사의 명함을 위해서 멋도 모르고 회사를 창업하는 경우는 절대 피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실제 경영이란 것은 보이는 것만큼 멋지기만 한 것이 아니고, 끊임없이 회사에 필요한 일들을 생각하고 또 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 일이 아무리 보잘것없는 자질구레한 일이라도 말이다.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귀 기울여 들어봐야 할 말일 것이다.


<Epilog>



위자드웍스 CI, "사람을 밝혀 세상을 밝힌다."


표철민 대표이사는 한국에서 통용되고 있는 위젯 역사의 산 증인이다. 미국에서만 돌던 위젯 서비스를 최초로 한국에 들여온 사람이다. 위젯 계의 문익점이라 할 만하다. 이런 업적 뒤에는 웹 2.0 세계에 일찍 뛰어들었던 남다른 안목과 끝까지 이를 밀어붙였던 진득한 끈기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사람들이 좀더 쉽게 자신의 정보를 공유하는 세상’을 위해 또다시 달리고 있다. 위자드웍스의 비전인 ‘사람을 밝혀 세상을 밝힌다.’는 이 것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표 대표이사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학점이나 스펙에 목매지 않고, 남들과 다른 일을 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로 남겠다.” 그는 이미 세상에 그 예시들을 내놓고 있다. 그가 만약 학점과 스펙에만 목맸었다면, 현재의 위자드웍스가 있었을까? 한국이 지금과 같은 위젯 마케팅 종주국이 되어있을까?

요즘 세상에는 학점과 스펙만 있는 것 같지만, 또 이런 멋진 세계도 엄연히 존재한다. 학점, 스펙 때문에 두 눈 뜨고 이런 별천지를 외면하기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알고 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곳인데 말이다. 열심히 전선을 지키느라 여념이 없는 취업준비생분들, 한 번쯤은 치열한 전선에서 고개를 빼내 주위를 한번 돌아보시길 바란다. 혹시 아는가, 별천지로 데려가 줄 내 헬리콥터가 주위를 배회하고 있을지



                         이 정보가 유익하셨다면 <몬이의 블루마블>을 구독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