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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블루칩 경제정책 이야기

21세기 서부엔 검은 황금(Oilsands)이 있다?


“가자 서부로! Go West!”

과거 서부개척시대의 구호가 아니다. 2004년부터 시작된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시작된 캐나다 오일샌드(Oilsands) 개발로 인해 일자리와 돈이 풍부해짐에 따라 오일드림을 찾아 캐나다 알버타 주로 몰려드는 북미 젊은이들의 소리다. 그동안 오일샌드는 젊은이들의 도전과 꿈이었고, 중장년층에게는 새로운 기회이자 희망이었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범세계적 경기침체로 국제유가가 급속도로 하락하자 오일샌드의 꿈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오일샌드 개발이 황금알을 낳는 이유!

‘21세기 검은 황금’이라 불리며 새로운 동력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오일샌드는 이미 1900년대에 발견됐었지만, 채산성이 낮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외면당했다. 오일샌드(Oilsands)는 자연 상태에서 역청(Bitumen)과 모래, 물, 점토 등이 섞여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역청을 분리한 다음 원유를 뽑아내는 추가적인 정제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반적인 오일(Conventional Oil)이 유정에서 원유 1배럴을 시추하는데 10~15불이 소요되는 것에 반해, 오일샌드의 경우 개발 투자시기에 따라 20~40불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그동안 국제유가가 20~30불에서 오르내릴 때는 별 대접을 못 받다가 국제유가가 60불을 넘기 시작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오일샌드 개발이 여타 석유 개발과 달리 우리의 주목을 끄는 이유는 또 있다. 오일샌드는 채굴된 이후에도 그 자체로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량의 기열(Steam)을 이용해 모래로부터 역청을 분리하고, 분리된 역청을 다시 고순도의 원유로 탈바꿈시키는 추가 정제(Upgrading)과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산된 원유는 다시 파이프라인을 통해 정유공장(주로 미국에 위치)에 공급된 후 최종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오일샌드 개발은 오일 정제를 위한 기계플랜트 프로젝트 외에도 다량의 기력(Steam)과 전력을 생산하기 위한 전력 프로젝트(필자 주: 기력과 전력의 동시 생산이 가능한 열병합발전소 프로젝트이 주를 이룸), 생산지와 소비지를 연결하는 파이프라인 건설, 자원의 원활한 이동을 위한 SOC 투자, 노동자의 거주시설 건설 등 대규모의 파생적인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메가 프로젝트이다.

그동안 국제유가가 지속 상승함에 따라 알버타 주에는 전 세계에서 밀려드는 투자로 돈이 넘쳐났다. 이런 특수에 동참하기 위해 북미의 많은 젊은이들이 서부로 몰려들었으며, 알버타 주정부도 오일샌드 업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2009년 1월부터 유가연동(Sliding Scale) 로열티 제도의 신규도입을 통해 국가재정을 확대코자 했다.

 
                                           토론토 시내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범세계적 경기침체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지속 하락함에 따라 오일샌드 붐을 만끽하던 알버타 주에도 여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7월 11일 WTI(서부텍사스중질유) 기준 배럴당 147.27달러까지 올랐던 국제유가는 12월 16일 기준 43.63 달러를 기록, 5개월 사이 무려 100불 이상 하락하였다. 범세계적인 경기침체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그동안 성장하던 오일샌드 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초래될 것이다.

먼저,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원활치 않아 중소 개발사를 중심으로 개발 연기 또는 취소가 줄을 잇고 있으며, 기업간 M&A를 통한 구조개편도 예상되고 있다. 또한 오일샌드 개발과 연동돼 추진되고 있는 전력 프로젝트 및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도 연기 또는 취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현지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오일샌드 개발 경기조정이 반드시 부정적인 요소만을 가진 것은 아니다. 그동안 단기간에 개발이 집중되면서 인건비 및 기자재 비용의 급상승과 환경오염, 관련 SOC 및 주택 부족 등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왔다. 현지 전문가들은 현재의 경기조정을 통해 급가열된 관련 시장이 안정되고, 알버타 주정부가 튼튼한 재정을 바탕으로 송배전망 확대, 도로 건설 등 SOC 투자를 확대하여 경착륙 내지 완만한 성장세를 유도한다면, 그 동안 개발로 인해 발생된 각종 부정 요인을 상당부분 제거해 이후 건전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한편, 오일샌드 개발사는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 신기술 개발과 더불어 글로벌 아웃소싱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그동안 북미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만 했던 우리 기업에게는 오일샌드 개발시장 참여가능성이 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밴쿠버에 있는 테마식물원 부차트 가든

오일샌드 산업도 단기적으로는 범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대표적인 순환기적 특성을 가진 산업이기 때문에 경기 회복 시 관련 투자가 다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경기 침체 시에 꾸준한 투자를 통해 호황기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실례로 일본의 경우 2차 석유파동이 일어난 1978년에 알버타 주 아사바스카(Athabasca)지역에 JACOS(Japan Canada Oil Sands Limited)를 설립, 처음으로 투자를 시작했고, 이후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오일샌드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과 투자가 급격히 위축된 시기인 1980~1990년대에도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오일샌드 추출과 관련된 신기술인 SAGD(Steam Assisted Gravity Drainage)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후 이 기술은 오일샌드 개발의 주를 이루고 있으며, 2000년대 다시 오일샌드 개발붐이 일어나면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경기 조정의 시기는 기업에게 시련의 시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꾸준한 기술개발과 투자를 통해 선진 기업에게는 후발 기업과 차이를 벌릴 수 있는, 후발 기업에게는 선진 기업과의 차이를 좁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경기침체, 두려워하지 말고 슬기롭게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