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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광고주 유혹하는 PPL 시장

우리나라의 커피시장 규모는 얼마나 될까요? 우리나라의 연간 커피수입량이 모두 그 해에 소비된다는 가정 하에 일인당 연간 350잔을 마신다고 합니다. 이 중 절반은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커피전문점에서 소비되며, 시장규모는 총 1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큰 시장에서 커피 브랜드 업체들은 인지도 상승을 위해 많은 방법을 동원합니다. 수많은 방법들 가운데 요즘 가장 각광받고 있는 수단이 바로 PPL(Product Placement)입니다.

간접광고로 '각인'효과 노리는 PPL
PPL이란, 일정한 대가를 지불하고 영화나 드라마 등의 영상매체 속에 기업의 제품이나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배치시켜 관객들의 무의식 속에 상품의 이미지를 심는 기법으로 새로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입니다.

흔히 ‘간접광고’라고 부르곤 합니다. ‘간접광고’라 하면 일반적으로 우리들은 브랜드 제품, 이름을 노출시킨다고 생각하지만 이뿐만 아니라, 업체의 이미지나 특정 장소 등을 노출시켜 홍보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앞서 말한 커피시장을 예로 들어볼까요? 커피 업계 1, 2위(매장수 기준) 업체인 C업체와 A업체는 PPL을 통해 인지도를 급상승 시켰습니다. C업체의 경우 지난해 한 시트콤에서 주인공들이 만나는 장소로 자주 나와 ‘하이킥 커피’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실제 시트콤 방영 시기에 가맹점 개설 문의와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또다른 업체인 A업체는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부자의 탄생’에 자주 등장해 ‘천사 카페’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커피전문점은 드라마나 영화, 시트콤 배경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PPL의 경제적 효과
PPL의 효과는 생각보다 매우 큽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관객들의 무의식 속에 상품의 이미지를 심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인지시키는 일반 광고에 비해 호소력이 약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PPL의 사례와 이를 통해 기업들이 얻은 효과를 살펴보면 달라집니다. PC통신을 제공하던 ‘유니텔’은 영화 ‘접속’에 주인공들이 사용하는 장면에 노출됨으로써 가입자가 30%이상 늘었으며, TV드라마 ‘의가형제’에 협찬을 한 스포츠카는 드라마가 방영되는 한 달 동안 판매량이 4.5배 증가했습니다.

이밖에 ‘해피투게더’에 지원한 아이스크림 업체는 전년대비 50%의 엄청난 매출신장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토마토’에서 김희선의 의상으로 노출된 의류업체는 매출이 300%나 증가했으며, 영화 ‘고질라’에 등장한 OO참치캔의 광고효과는 약 1천만달러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경제적 효과라는 논의를 단순히 매출액이라는 수학적 수치에서 더 넓은 범위로 확대시켜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상표회상’입니다. 미국의 Associated Film Promotions(AFP)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록키3(Rocky 3)를 관람한 관객 1600명에게 관람 후 3~5일 사이에 인터뷰 한 결과 응답자의 60%가 주인공이 먹은 시리얼 제품을 정확하게 기억해 냈습니다. 이러한 회상은 특정 제품에 대해 충성도를 가지고 있지 않은 소비자에게 구입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게 합니다.


                                                   <드라마에 흔히 나타나는 PPL>

두 번째는 ‘태도’입니다. 기업이 PPL을 통해 매체에 제품을 노출시킬 때 원하는 이미지를 시청자, 또는 관람객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제품의 고급화를 위해 상류층 주인공이 해당 제품을 이용하게 한다거나, 새로운 연령층을 제품 소비자로 끌어들이기 위해 대상이 되는 세대를 대표하는 캐릭터가 제품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과도한 PPL은 '부작용' 낳기도
앞서 언급한 PPL의 장점들은 얼핏 보면 기업들로 하여금 간접광고를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듭니다. 영화 ‘What women wants'에서 스포츠 의류업체는 전액에 가까운 금액을 지불하고 PPL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해 PPL의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었지만, 만약 영화가 흥행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PPL에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드라마, 영화가 많은 시청자, 관람객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것이 전제돼야 합니다. 국내영화 ’북경반점‘에 A업체는 제작비의 상당부분을 지원하고 영화제목과 같은 이름의 제품을 출시했지만 영화의 흥행실패로 제품 판매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이와 함께 살펴봐야 할 것이 PPL을 요청하는 광고주들의 간섭입니다. 막대한 제작지원비의 대가로 광고효과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광고주들은 영화의 내용과 부합하지 않는 대사, 장소를 요구하게 되고, 이는 작품의 질 하락, 흥행실패의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이와 모순되는 상황이지만 상품이 눈에 띄지 않는 경우도 PPL의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밖에 지나친 상품 등장으로 거부감을 심어주는 경우도 경제적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과도한 PPL로 이슈(?)가 되기도 합니다>

PPL은 성공적인 경우 해당 기업에게 매우 큰 경제적 효용을 가져다 줍니다. 매출의 증가에서부터 기업, 상품의 이미지 개선까지 한 번에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일반적인 형태의 광고와 PPL을 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비교해 보면, 일반 TV광고는 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에 30초당 10,230,000원이 필요하며(출처 : 닐슨미디어리서치) 이를 바탕으로 1달간 일 평균 5차례 광고를 할 때에 약 15억 원인데 반해, PPL은 1억원 안팎에 불과합니다.

앞서 언급한 경제적 효과까지 더한다면 기업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광고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에 나열한 경제적 역효과들은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피해갈 수 있는 빙밥, 과하지 않은 적정선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PPL은 기업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광고수단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