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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세계의 경제 이야기

경제학자들의 꿈, 노벨경제학상





세상에 상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상...대상, 금상, 우수상, 인기상, 개근상 등 종류도 참 다양하죠. 아무리 작은 상이라도 상은 그것을 받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참 좋아집니다.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받은 상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받은 ‘착한 어린이 상’이었는데, 상을 받고 너무너무 기뻐서 부모님한테 한걸음에 달려가 자랑했던 기억이 나네요.



                                                                        노벨경제학상 메달 (출처 : http://nobelprize.org)



이 세상 많고 많은 상 중에서 누구나 한번쯤 꿈꾸지만, 정말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상. 그만큼 최고의 권위를 가진 상이 있습니다. 바로 노벨상입니다. 

노벨상은 스웨덴 출신의 과학자 알프레드 노벨이 만든 상입니다. 산업시대에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여 엄청나게 많은 부를 쌓은 그는 평소에 자신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가 군사적으로 쓰이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해요. 그래서 그는 다이너마이트로 벌어들인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유산의 94%인 3천1백만 SEK(340만 유로, 4백4십만 달러)를 노벨상 재단 설립에 맡겼습니다.

노벨의 유지를 받들어 노벨상은 평화상, 문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의학상, 경제학상 이렇게 총 6개 부문으로 매해 수여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있었습니다. 노벨상의 수상날짜는 매년 12월 10일인데요, 수상자 발표는 10월 중 이뤄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도에 김대중 전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것이 유일한데요, 이번 2010년 노벨 문학상 부문에 ‘고은 시인’이 최종 2인까지 올라갔으나 아쉽게도 수상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노벨상이 6개 부문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5개였습니다. 나중에 만들어진 상은 바로 노벨 경제학상으로 1969년에 새로 만들어진 부문입니다. 노벨상 수여가 1901년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른 상의 나이에 절반도 못 미치죠. 또한 노벨 경제학상은 노벨의 유언에 따라 만들어진 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 권위에 대해 이런저런 논란이 종종 있어왔습니다.
 
'The Sveriges Riksbank Prize in Economic Sciences in Memory of Alfred Nobel'(알프레드 노벨을 기리는 스웨덴 중앙은행의 경제과학에 대한 상)이라는 이름은 'The Nobel Prize‘ 으로 시작되는 다른 노벨상과는 의미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죠. 하지만 이러한 논란이 있음에도 여전히 노벨경제학상이 사회과학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갖는 상이라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는 스웨덴의 왕립 고등 과학원에서 선정이 되는데요, 1천만 크로나 (2010년 10월 기준 약 1억4천만 원)에 상당하는 상금을 받습니다.

노벨경제학상은 경제학 분야에서 당해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 수여되는데 최대 3명까지 가능하답니다.  올해 2010년도 수상자는 피터 다이아몬드 (미국), 데일 모텐슨 (미국), 크리스토퍼 피서라이즈 (영국)인데요. 이들은 '탐색 마찰(Search frictions) 이론'을 바탕으로 정부 경제정책과 실업의 관계를 규명해 노벨상 수상의 영광을 누리게 됐습니다.  


왼쪽부터 Peter A. Diamond, Dale T. Mortensen, Christopher A. Pissarides


이들의 실업에 대한 연구는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각국의 실업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므로 더 주목받는 연구입니다.

우리가 보통 실업문제를 말할 때, 원인으로 3가지를 꼽는데요, 잠재적 실업, 경기적 실업, 구조적 실업이 그것입니다. 잠재적 실업이란, 취업의 불완전성을 말하는데 일자리 변경이나 거주이주로 인해 발생하는 실업을 말합니다. 경기적 실업은 말 그대로 경제가 불경기가 될 때 나타나는 실업을 말하며, 마지막으로 구조적 실업은 자본주의 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기인하는 실업의 형태로 경기적 실업과는 달리 경기가 회복된 이후에도 장기적으로 해소되지 않기 때문에 '만성적 실업'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탐색 마찰' 이론은 바로 '구조적 실업'과 관련된 것입니다. 일자리 창출율과 실업률은 단기적으로는 서로 반비례의 관계를 갖습니다. 쉽게말해, 일자리가 늘어나면 실업이 줄어든다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장기적으로는  일자리창출이 늘어나도 실업은 감소하지 않는 현상을 보일 수 있는데 이 때 발생하는 구조적인 실업을  탐색마찰로 설명합니다.

노동시장에서 고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구직자를 얻기 위해, 그리고 구직자는 자신이 원하는 고용자를 찾기 위해 각각 탐색을 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직접적으로 단번에 만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서로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됩니다. 이러한 것이 바로 '탐색 마찰'이며,  마찰과정에서 실업이 발생한다는 것이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의 주된 논지였습니다.
그리고 이 이론을 현실에 적용해보면, 실업을 줄이기 위해서는 바로 이 '탐색 마찰'을 줄여줘야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즉, 직업 정보의 확충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일자리 수만을 늘려주는 것은 단기적으로 그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탐색 마찰'로 인해 큰 효과를 거두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일자리 수의 증가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구직자와 고용자들에게 각각 서로를 연계해주고 연결해주는 일이 더욱 큰 의미를 갖습니다.  

기획재정부가 2010년 일자리 창출 및 유지 정책으로 내놓았던 정책을 살펴보면,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과 유지를 위한 정책을 내놓는 한편, 취업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망 확충에도 힘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소득층 취업지원서비스'나 '긴급복지지원'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새일센터' 처럼 취업설계사 등을 통해 취업알선을 직접 나서서 도와주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들이 바로 구직자와 고용자들 사이의 '탐색 마찰'을 줄여주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노벨경제학상이 단순히 수상자들의 영예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 더 나아가 지구촌 경제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하는  긍정의 에너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