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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패키지 상품, 무턱대고 사면 손해본다?

저는 요즘 부쩍 영화를 자주 봅니다. 영화 한 편에 8,000원은 사치라면서 TV로 추석특집 영화나 보던 걸, 여자친구가 일을 시작하니 만나려면 10시나 되야하고 그 시간에 딱히 데이트 할 곳도 없고, 심야영화가 제일 속 편하기 때문입니다.

한 주 동안 벌써 3편, 가난한 학생 신분으로는 이것도 여간 부담이 되는 게 아닙니다. 그러던 찰나,
“영화관람 연 20회+놀이공원 패키지 상품=16만원” 이라고 떡 하니 붙은 광고를 보았습니다.




<정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영화관람+놀이공원 이용권 패키지>

영화 한 편에 8,000원씩만 계산해도 20편이면 벌써 16만원인데 놀이공원까지 연간 자유이용권을 준다고? 월중행사로 영화를 보던 예전에야 신경도 안 썼을 일이지만, 요즘 문화인이 돼 가다 보니 구미가 바짝 당겼습니다.

“우리 이거 살까?”


구매 이전에 나의 소비패턴을 알아야 한다

단순히 금액 산정으로만 보면 패키지 상품은 확실히 저렴합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영화관람이 잦고 놀이공원 이용횟수가 많은 고객에 한하는 경우입니다. 과연 내가 연 20회의 영화관람을 하고, 매년 놀이공원을 2~3차례나 이용하고 있었던가?를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일반적인 대중의 소비성향을 조사하기 위해 설문을 실시했습니다. 조사 대상은 패키지 상품의 구매능력이 있는 대학생과 직장인으로 한정했습니다.



평균적인 소비습관을 가진 고객이 당신이라면, 패키지 상품 구매는 손해보는 장사입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 대학생, 직장인의 평균 영화관람 횟수는 연 12회, 놀이공원 이용횟수는 연 1회로 평균적인 소비습관을 가진 고객이 패키지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패키지 상품을 구매하게 될 경우에도 시간, 업무 등의 이유로 이용횟수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으며, 상기의 혜택을 주는 회원권에 대한 지불용의 가격은 12만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또 상기의 패키지 상품에서는 단순히 정가로 계산된 가격을 제시해 이 금액만으로 싸다, 비싸다를 판단하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영화 관람의 경우 시간대에 따라 조조할인, 심야할인이 가능하고 놀이공원도 마찬가지로 기간별 이벤트와 제휴사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정가보다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경로가 많습니다. 그러나 상품구매를 위해 전화 문의 결과, 패키지 상품을 이용할 경우 할인혜택 적용이 일절 불가하며, 포인트 적립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애초에 생각한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명시된 횟수를 초과하는 이용자이어야 합니다.

이처럼 언뜻 싸다고 생각하고 구매하지만 본인의 소비습관에 맞지 않아 본의 아니게 과소비를 조장하는 경우는 또 있습니다.


할인혜택을 기대한 당신, 괜한 비용만을 지불할 수도 있습니다.

일례로 제 경험상 얼마 전 대형마트에서 1,300원짜리 1,000ml 우유 2개를 묶어 2,000원에 팔고 있는 것을 사두고 유통기한이 지나 못 먹은 적이 있습니다. 하루 한 컵의 우유만을 마시던 것을 고려하지 않고 몇 백원 저렴하다고 구매했다가 괜한 돈을 허비했죠.

<묶음 판매 되고 있는 우유, 낱개들이 2개를 사는 가격에 비해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여러 개를 구매 시 가격차별을 해주고 있지만, 유통기한이 있는 상품의 경우 기한 내에 소비하지 못해 버리게 될 수 도 있다.>

한창 운동을 한다고 닭가슴살을 구매했을 때도 1kg, 5kg, 10kg 상품들의 상이한 가격을 보고 싼 가격에만 집착해서 10kg를 구매했다가 냉동고가 고장이 나 닭가슴살을 버리게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동일한 종의 양파가 낱개로는 680원 8개 들이로는 348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대형마트에서 묶음 판매되는 식료품의 경우 뿐만 아니라, 화장품의 경우에도 정가에서 할인된 가격에 두 상품을 묶어 팔기도 하고, 여행사의 경우에도 항공권에 조식을 포함할 경우 소정의 금액만을 더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피곤한 일정에 아침 식사를 거르게 되는 경우나 아침을 먹지 않는 고객이라면 그 소정의 액수만큼 손해를 보는 것이겠죠. 패밀리 레스토랑의 경우에도 메인메뉴와 샐러드 바를 동시에 이용할 경우 상당 금액만큼 할인된 패키지 메뉴가 있어 이용하게 되지만, 사실 샐러드 바를 배부르게 이용했을 때 쯤 나오는 녀석이 메인 메뉴다 보니 남기기 일쑤입니다.


나의 소비패턴을 먼저 고려해보는 합리적인 소비습관이 필요합니다

이와 같은 가격차별을 실시할 경우, 소비자는 개별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손해를 보는 것 같이 생각하게 되면서 패키지 상품을 선호하게 됩니다. 그러나 패키지 상품. 분명히 잘만 이용하면 쏠쏠한 할인혜택을 볼 수 있지만, 무턱대고 싼 가격에만 집착해 구매하는 경우에는 쓸데없는 돈 낭비가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소비자는 구매 이전에 반드시 자신의 소비패턴을 고려해보고 모두 이용 가능한 서비스인가를 합리적으로 판단해봐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영화관람 패키지 상품을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심야영화를 주로 보다보니 상시 정가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영화 관람이 가능했고, 또 며칠 전에는 2인 관람 시에 1인이 무료로 볼 수 있는 행사권을 3장이나 받게 돼 이런 선택에 더욱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대학생 신분이다 보니 놀이공원 이용에서도 제휴카드 할인, 캠퍼스 커플 할인행사 등 다양한 할인혜택이 있어 굳이 패키지 상품이 아니라도 싼 가격에 이용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부문을 망라하고 판매업체들은 고객을 상대로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판촉을 위한 패키지 상품 행사를 고객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소비습관을 가진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