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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경제 힐링캠프 '리카도와 멜서스를 만나다'

“경제와 더 가까워지는 시간, 경제캠프! 첫 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영국의 두 경제학자를 만나는 볼 텐데요. 산업혁명이 일어난 영국. 그 곳에서 태어났으며 <인구론><비교우위론>의 주인공입니다. 대표적인 절친으로 알려진 두 분, 모셔보겠습니다~!”

 

멜서스, 리카도 :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사회자 : 네~ 안녕하세요. 책에서만 보던 분들을 이렇게 만나니 감회가 새롭군요. 독자들을 위해 간단히 두 분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멜서스 선생님은 1766년에 영국 서리 주 길드포드에서 부유한 가정의 8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나셨습니다. 집에서 기초적인 교육을 받으신 후, 1784년에 지저스 컬리지로 진학하는데요. 대학에서 라틴어, 그리스어, 영어독법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셨지만 주된 연구분야는 수학이었다고 하네요. 학위를 받으신 2년 뒤에는 전임교수가 되셨고 1797년에는 성공회의 성직자로도 활동하셨습니다. 특히 재임 중에는 잘 알려진 ‘인구론’을 발표하셨습니다.

 

다음은 리카도 선생님. 1772년, 유태 상인의 아들로 런던에서 태어나셨습니다. 14세에 아버지의 주식 중매업무에 종사하셨다고 합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능력을 인정받으셨군요. 독립한 후에도 주식중매를 직업으로 삼으셨습니다. 1799년 우연히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을 읽고 이를 계기로 경제학을 연구하셨고 1819년에는 주식거래를 그만두고 하원의원이 되셨습니다.

 

자, 그럼 두 분에 대한 설명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종종 경제학자간에 우정이 화제가 되는데요. 특히나 두 분은 동시대를 살면서 진한 우정을 나눴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처음 만남은 어떻게 이뤄졌는지요?

 

멜서스 : 하하. 시작은 서로 책 출판을 통해서였습니다. 통화와 무역론에 관한 책을 거의 동시에 펴내게 됐지요. 하지만 서로의 의견은 달랐고 자연스레 상대방의 이론에 대한 반론과 비평이 이어졌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것이 학자들의 일 아닐까요? 하지만 책을 통해서만 서로의 의견을 접하는 방식에 한계를 느꼈습니다. 1811년 이었던 가요? 그때 쯤, 저는 리카도에게 '비록 우리 둘의 의견이 다르다 할지라도 같은 방향으로 다른 것이 확실한 이상, 출판을 통해 논쟁을 지속할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만나 정답게 토론을 한번 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라고 편지를 띄웠습니다.

 

 

리카도 : 네. 마침 저도 멜서스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게지요. 특히나 편지가 온 당시에, 저 또한 멜서스에게 한번 만나자는 편지를 쓸 참이었습니다.

 

 

 

 

 

 

 

'인구론'의 멜서스

<출처:nndb.com>

 

 

 

사회자 : 역시 친구가 될 사람들은 마음이 통하는 법이군요. 이제 두 분을 대표하는 <인구론>과 <비교우위론>에 대해 알아 볼 텐데요. 우선, 멜서스선생님에게 질문 있습니다. <인구론>이란 ‘식량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인구수가 증가하는 속도가 크므로 인류는 위기에 처할 수 있다’라고 정리할 수 있나요?

 

 

멜서스 : 자세히 설명하자면 식량은 등차급수적 즉, 일정한 차이로 증가하는데 반해 인구증가는 기존의 수보다 몇 곱절 더 늘어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말합니다. 때문에 언젠가 한정적인 식량의 양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구를 받쳐주기 어려워 결국 엄청난 기아가 발생하고 많은 사람이 사망할 것이라는 이론입니다.

 

 

사회자 : 선생님은 이런 파국을 막기위해 <양성제어>와 <예방성제어>를 실시하자고 주장하셨는데요. 간단히 설명부탁드립니다.

 

 

멜서스 : 음. 양성제어란 전쟁, 기아, 질병을 이용해 사망률을 높여 인구를 줄이자는 겁니다. 그리고 예방성제어란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결혼률을 줄여 출생률을 감소시키자는 거지요. 성공률은 예방성제어가 낮지만 양성제어는 너무 잔혹하기에 예방성제어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 하지만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 중에는 “도시계획을 통해 빈민들을 깨끗하지 않은 우물에 모여 살게 하여 전염병이 돌아야 한다” 즉, 비위생적인 환경을 만들어 인구수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은 많은 비난을 받아왔는데요. 이 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멜서스 : 글쎄요. 잔혹하긴 하지만 그 당시에는 인구를 줄이는 것만이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런 주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제 예상과는 달리, 인구증가는 폭발적으로 이러나지 않았습니다. 제 조사에 오류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사회자 : 선생님이 표본으로 삼은 미국의 인구증가율에 대한 것인가요?

 

 

멜서스 : 그렇습니다. 후에 인구론을 비판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제가 인구증가의 기준으로 삼았던 조사방법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의 인구증가율은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출생률에서 미국태생과 미국이민자를 구별하지 못한 것이지요. 바로 미국의 어머니가 미국이민자까지 출생한 것으로 파악해 인구증가율은 원래보다 더 상향 조정됐습니다. 미국으로 많은 유럽인들이 이주했던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시기에 출생률은 이전과 비슷한데 사망률이 기술의 발달로 점차 감소했다는 점도 간과했습니다. 여러 실수가 있었지요.

 

 

 

 

 

'비교우위론'의 리카도

<출처:poorwilliam.net>

 

 

 

사회자 : 네. 또한 그 후 공업과 농업이 발달해 농업생산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선생님의 인구론은 더 빛을 바랜 것같네요. 자, 이번에는 리카도 선생님의 <비교우위론>에 대해서 살펴 볼 텐데요. 수업시간에도 많이 등장하는 비교우위론이란 무엇인가요?

 

 

리카도 : 간단히 말해, 국가간의 무역을 실행하면 양국은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겁니다. 즉, 생산물을 더 많이 누릴 있다는 거지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A국과 B국이 있고 두 나라는 곡식과 자동차라는 두 가지 재화를 생산한다고 가정합니다. A국 노동자는 100명, 그 노동자들은 한 사람당 20개의 곡식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한편 그들은 한 사람당 5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A국이 생산 할 수 있는 총 곡식은 2000개, 자동차는 500대가 되는 셈이지요. 

 

이에 반해, B국의 노동자는 총 25명입니다. 그리고 이 나라 노동자는 곡식을 한 사람당 30개를 생산하며 자동차는 한 사람당 15대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B국이 생산할 수 있는 총 곡식은 750개, 자동차는 375대입니다. 두 나라의 노동자당 생산성을 비교하면 B국이 곡식과 자동차생산에 있어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습니다.

 

여기서 좀 복잡할 수도 있는데, 각 국가내에서 두 재화의 생산성을 비교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A국의 노동자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드는 비용이 0.25자동차이며 B국의 노동자는 0.5자동차입니다. A국 노동자가 자동차와 곡식을 만드는 것을 비교해보니 B국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곡식을 생산 할 수 있는 겁니다. 이때 “A국은 B국에 비해 곡식을 만드는 데에 비교우위가 있다” 고 합니다.

 

 

사회자 :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국가간에 재화의 생산에 있어 더 적은 비용이 드는 재화를 생산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리카도 : 네, 그렇습니다. 이제 두 나라가 비교우위를 통해 A국은 곡식만을 생산, B국은 자동차만을 생산한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리고 두 나라 간의 교역이 이뤄져 A국이 600개의 곡식을 B국에게 주고 그 대가로 225개 자동차를 받아오게 되면 A국은 1400개의 곡식과 225개의 자동차를 누리게 됩니다. B국은 600개의 곡식과 150대의 차를 가지게 됩니다. 한마디로 두 국가가 가장 잘 생산하는 재화에 집중해 서로 교역을 하면 결국 두 국가는 경제성장을 한다는 겁니다.

 

 

사회자 : 복잡하지만 ‘교역은 곧 양 국가에게 이득이 된다'라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선생님이 말씀하신 비교우위론에도 단점이 존재한다고 하는데요?

 

 

리카도 : 네. 후대 경제학자들이 이 이론에 몇 가지 한계가 존재한다고 말하더군요.

 

 

사회자 : 대표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리카도 : 아무래도 이 가정은 실업이 존재하지 않는 ‘완전고용’을 전제로 합니다. 그리고 ‘노동’과 ‘자본’이 생산하는 나라에만 국한된다고 봤습니다. 최근에는 생산요소의 이동이 활발하다지요?

 

 

사회자 : 또한 전환비용을 고려치 않고 있다고 지적되는데요. 아무래도 곡식을 생산하던 농부가 자동차를 생산하려고 하면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자연히 자동차생산성이 떨어지구요. 이론과 현실에 대한 차이가 다소 존재하는 듯 합니다.

 

 

 

 

 

쉼 없는 경제학자들의 고민, 더 나은 세상을 만드려는 그들의 노력이 느껴집니다.

<출처:nora.malhasoglu.com>

 

 

 

이번에는 두 분께서 서로 열띤 공방을 벌이신 ‘곡물법 논쟁’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곡물법이란 1815년 제정된 지주계층의 이익보호를 위한 영국의 곡가보호정책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당시 영국의 산업혁명에 의한 인구증가, 나폴레옹의 대륙봉쇄령 등으로 곡가가 상승해 지주계층의 이익이 확대되었지만 1814년 대륙봉쇄령 해제와 풍년으로 곡가가 하락하자 지주의 이익이 감소하게 됩니다. 때문에 영국의회에서는 곡가의 최저가격을 설정하는 곡가하한제를 실시해 지주들의 이익을 유지하려 했는데요. 이에 대한 두 분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멜서스 : 제 생각엔 유효수요 즉, 실제로 물건을 살 수 있는 돈을 갖고 물건을 구매하려는 욕구를 보유한 지주의 이익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곡가의 상승이 곡식을 경작하는 땅 값의 상승을 가져오고 그에 따라 지주수입이 증가해 사회의 번영을 가져오리라 생각합니다. 농업의 활성화가 곧 국가의 부의 중요한 요인인 셈이지요.

 

사회자 : 네. ‘실제 소비를 할 수 있는 지주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곧 국가의 부‘라고 정리 될 것 같습니다.

 

리카도 : 저의 입장은 다릅니다. 곡물 가격의 하락은 임금과 땅 값의 하락으로 이어져 자본가의 이익이 증가된다고 생각합니다. 자본가의 이익은 자본축적으로 이어지고 노동수요의 확대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연히 공업이 더욱 활성화되고 국부도 증진될 것입니다.

 

사회자 : 결국 국가의 부 증진을 위해 누구에게 더 유리한 정책을 써야하는지에 대한 것으로 볼 수 있겠네요. 멜서스 선생님은 지주계급을, 리카도선생님은 자본가계급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선생님들의 다양한 경제이론과 생각을 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로 하실 말씀 있으신 가요?

 

리카도 : 멜서스, 만약 자네가 내 의견 모두에 찬성했다 하더라도 지금보다 자네를 더 좋아할 순 없었을 걸세.

 

멜서스 : 허허. 이사람, 난 내 가족을 제외하고 일생을 통해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인간은 자네 밖에 없었네.

 

사회자 : 이상으로 경제캠프를 마치겠습니다.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경제란 숫자와 딱딱한 이론입니다. 하지만 그 밑에는 경제학자들의 우정과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철학적 사고가 항상 존재했다는 사실.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