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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세계의 경제 이야기

흡연율, 담배값 올라가면 '진짜' 내려갈까?

흡연자의 건강 뿐만 아니라 주위에 끼치는 피해도 많은 담배. 과연 담배값이 올라가면 흡연율이 내려갈까요? 그리고, 담배값을 인상하지 않고도 흡연율을 낮추는 방법은 없는 것 일까요?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2004년 담뱃값이 2000원에서 2500원으로 500원 인상(일부품목 제외) 됨에 따라 흡연율이 다소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정확한 흡연율 수치를 비교해 보신 분 들은 드물 것  입니다.
일단 대한민국의 흡연율은 이렇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성인남성 흡연율은 아직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3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성인남성의 흡연율이 39.6%를 기록해 30%대에 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009년 12월 성인흡연율 43.1%보다 3.5% 감소한 수치입니다.

과거 1980년대 우리나라 성인남성 80%가 흡연자였던 시절 이후 2006년 정부에서 금연정책을 시행하면서 부터 약 30%의 감소효과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는 여전히 높은 흡연율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들 중 한 곳 입니다.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위에 차트에서 보이듯이 금역정책을 시행한 이후 미미하긴 하지만 흡연율이 점차 감소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담배가격과 흡연율은 과연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지난 2월 19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1년 금연트렌드' 행사에서 서홍근 교수는 담배가격과 흡연율에 대한 상관관계를 이렇게 설명한 바 있습니다. 서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와 보건복지부 조사 자료를 인용해 "지난 2001년 담배가격을 300원 인상했을 떄 흡연율이 9.4% 줄어들었으며 지난 2004년 500원을 인상했을 때 흡연율이 5.5% 감소했다. 따라서 담배가격과 흡연율은 반비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한국갤럽과 한국금연운동협의회의 2000년, 2009년 흡연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흡연율은 2001년 69.9%에서 담배 값 인상을 단행한 2002년 60.5%로 줄었으며. 또 2004년 담배 값 인상 후에는 57.8%로 다시 감소했고, 흡연율은 '웰빙' 바람이 불면서 2008년 40.9%까지 떨어진 바 있습니다.

또한, 이 주장들을 뒷받침하는 근거인 WHO의 '각국 흡입현황보고서2009'에 따르면, 각 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담배 기준으로 가장 낮은 가격인 600원에 판매되고 있는 러시아의 성인남성흡연율은 60.4%로, 가장 비싼 9170원에 판매되는 영국의 흡열율 22.0%보다 3배 정도 높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담뱃값과 흡연율이 반비례함을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요. 그러나 이런 반비례 현상은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못하고 2009년 다시 43.1%를 기록했습니다. 옛말에 '구데기 무서워서 장 못담그랴'라는 말처럼 실제 담뱃값이 비싸서 금연을 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바로 흡연의 이유에서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 보건복지부에서 흡연빈도와 관련된 설문을 실시했을 때 '습관적 흡연자'는 95.0%로 '간헐적 흡연자'(90.0%)에 비해 더 많은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이처럼 습관적 흡연은 개인의 의지로 끊기가 어렵기 때문에 담뱃값을 인상한다 하더라도 일시적 흡연율 감소외에는 효과를 볼 수 없었던 것 입니다.

이에 대한 관련 인터뷰로는 '2011년 금연트렌드'의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유병욱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면 될 듯 합니다. 유병욱 교수는 "이제 흡연여부는 개인의 의지가 아닌 정부와 사회의 의지로 봐야한다"며 "흡연을 사회적 질환으로 봐야한다"고 얘기 했습니다. 유 교수의 말처럼 정부 정책의 개입과 사회적 분의기 또한 무척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럼 정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금연 정책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현재 정부에서는 길거리 금연구역 확대와 함께 공공장소에서 흡연구역폐지 및 금연캠페인, 금연길라잡이 등의 홈페이지 등을 운영하고 있고, 금연을 위한 개인 진단, 상담 또한 실시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효과적인 금연정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가장 효과적인 정책 1위는 금연구역 확대(22.8%), 다음으로 담배가격 인상(19.0%), 흡연단속 및 처벌강화(17.5%), 금연캠페인 및 홍보(16.3%)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위의 설문 답변을 보면 정책의 효용성에 관한 응답율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담뱃값 인상 뿐 만 아니라 여타의 다른 금연정책들을 복합적으로 시행했을때 효과적으로 흡연율을 낮출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또한, 위의 결과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금연치료 확대와 금연진료에 의료보험 급여를 적용하는 등의 지원 대책이 마련된다면 지금보다 흡연율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들은 금연을 위해 어떤 정책들을 실행하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담뱃값에 경고문구를 넣는 방안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선진국 뿐 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많은 나라들이 담뱃갑에 경고 문구나 아래의 그림 등을 넣고 있습니다.

강력한 시각 효과만큼 흡연을 자제하게 하는 탁월한 방법이 없다는 판단에서 입니다. 호주에서는 이미 흡연이 폐암을 초래한다며 폐 그림을 담배갑에 넣은 바 있으며 미국은 흡연 퇴치를 위해 정부가 담뱃갑에 시신까지 그려넣는 '독한 처방'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미국을 예로 들면, 미국 담배회사들은 2012년 10월부터 담뱃값, 담배광고에 흡연의 해로움을 부각하는 경고문구와 함께 경고그림도 등장시켜야 한다는 지시에 따라 36개의 경고 그림을 공개했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21%에 이르는 흡연율을 10년내 12%대까지 낮추겠다는 목표 아래 아래의 디자인들을 내 놓았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담뱃갑에선 경고문구를 제외한 경고그림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경고그림이 정말로 흡연율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담뱃값 인상 만으로는 정부와 사회 그리고 개인의 최종 목표인 금연을 유발하기는 힘든 만큼 앞서 언급한 사례들도 흡연율 감소를 위한 정책으로 도입할법하지 않을까요? 보다 다양한 정책이 도입된다면, 흡연율감소는 물론 담배를 피는 흡연자와 간접흡연으로 고통받는 비흡연자들 모두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