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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블루칩 경제정책 이야기

높아진 '엥겔지수'를 낮춰라!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2012가계동향 결과, 저소득층의 엥겔지수가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요즘 ‘먹고 살기 힘들다’라는 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먹는 것이죠.

 

 

 

 

 

엥겔지수 역시 '먹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엥겔지수란 '가계 전체 소비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합니다. 가계 소비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은 어떤 뜻일까요?

 

경기가 어려워지고 불황이 닥치게 되면, 자연스럽게 각 가정은 지출을 줄이게 됩니다. 문화생활이나 취미생활 같은 항목부터 줄이게 되지요.

 

하지만, 먹는 데 쓰는 지출은 쉽게 줄일 수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소득 가계라도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것이 식료품비고요. 반대로 소득이 증가하더라도, 기존에 지출하던 식료품비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돈을 쓰진 않겠죠? 대신 그 돈을 다른 곳에 투자할테고요.

 

1857년 독일 통계학자 엥겔은 바로 이러한 점에 착안해 엥겔지수를 만들어 냅니다. 가계 지출을 조사한 결과, 저소득 가계일수록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고소득 가계일수록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음을 발견했습니다.

 

이렇듯 소득 수준이 나아질수록 엥겔지수는 점점 감소하고, 반대로 저소득 가계일수록 엥겔지수가 높은 경향을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엥겔지수가 50%이상이면 후진국, 30~50%이면 개발도상국, 30% 이하이면 선진국이라고 봅니다.

 

 

 

높아진 엥겔지수는 ‘살림살이가 그만큼 힘들어졌다’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2012년 저소득층(소득 하위 20%)의 엥겔지수는 지난 2004년(20.80%) 이후 20.79%로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대조적으로 소득 상위 20%의 엥겔지수는 오히려 11.83%에서 11.59%로 하락했습니다.  

 

엥겔지수, 높아진 원인은?

엥겔지수가 높아진 원인은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가계소득이 감소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식료품 가격이 올라 서민들이 먹는 데 예전보다 더 많은 돈을 쓰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먼저, 전자의 경우 가계소득이 감소했다는 측면은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는 경기 상황과 관련이 깊습니다. 최근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가계부채 증가 역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어렵게 합니다. 또한 줄줄이 오르는 전셋값과 공공요금 인상도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정말 ‘월급 빼고 다 오른다’라는 말이 맞는 것 같은데요.

 

자, 그럼 식료품 가격이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원인은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과 러시아 등에서 가뭄이, 중국과 필리핀에서는 폭우로 국제적 이상기후 현상이 일어난 바 있습니다.

 

이런 기후변화로 인해 곡물 공급이 불안정해지고, 투기 자금이 곡물시장에 유입되면서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했는데요. 한국은 곡물의 해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덩달아 국내 식료품가도 오르게 된 것입니다. 또한 국내 농산물 유통시스템 또한 중간상인이 많은 비효율적인 구조를 갖고 있어, 최종구매자인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에 식료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소비자물가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체감물가는 올라


가계에서 느끼는 체감물가는 주로 장바구니 물가이기 때문에 농산물이나 식료품 가격의 변동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물가와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 사이에는 괴리가 존재합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소득 상위 20%와 소득 하위 20%간의 엥겔지수가 약 2배 가까이 차이 난다는 점입니다.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식료품 물가를 잡아라!
 

정부는 ‘물가 안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먹거리는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인 만큼, 서민경제를 안정화 시키기 위해서는 식료품 물가를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휘청이는 서민경제를 바로잡기 위해 정부는 앞으로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1차적으로는 식료품 가격 안정화 정책을 통해 서민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어주어야 하겠죠. 2차적으로는 가계소득을 늘릴 수 있도록 경기부양에 힘써 장기적인 경제 활성화를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식료품 가격 안정화를 통해 엥겔지수도 낮추고, 서민들의 식탁이 웃음을 되찾을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