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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문헌보관소/FTA시대를 사는 사람들

[FTA 인터뷰]이홍식 고려대 정경대 교수


“한·미 FTA가 한국 경제 잠재력 깨울 것”

한·미 FTA는 경제 번영 위한 필수 조건… 국내 경제 시스템 혁신해야

이홍식 고려대 교수는 한·미 FTA가 산업 구조의 고도화, 서비스 산업 생산성 향상, 글로벌 스탠더드 제고 등 경제 외적인 면에서 큰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미 FTA를 계기로 생산성 향상 효과를 극대화하고 이를 한국 경제 전체로 확산시킬 수 있는 선 순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 교수에게 한·미 FTA의 장기적 효용과 그 대응 전략을 들었다.  

한·미 FTA 발효가 임박했다. 우리 경제에 미칠 전반적인 영향과 효과를 평가한다면.
“경제적인 관점에서 결론부터 말하면 실보다 득이 많다. 미국은 전 세계 무역 수입의 20% 이상을 흡수하고, 중국을 통해 들어가는 우회 수출까지 고려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시장이다. 관세 철폐에 따른 효과도 크지만 그보다는 산업 구조 고도화, 서비스 산업 생산성 향상, 글로벌 스탠더드 제고 등 경제 외적인 면에서 효과가 더 클 것이다.”

한·미 FTA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농축산업, 의약품 등 일부 분야에서 우려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 정부와 기업은 국가 경제와 무역을 운용할 충분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 같은 경험과 잠재력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 극단적인 상황은 전개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FTA를 어떻게 활용하고 대처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미국과의 FTA 발효가 지연되면 적지 않은 기회비용이 발생하리란 점도 유의해야 한다.”

국회 비준 과정에서 논란이 된 ISD에 대한 견해는.

“시장 개방은 대한민국 경제 번영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시장 개방에 따른 이익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국내의 경제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를 갖추는 일은 한국 경제의 생존을 위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ISD 문제에 대해 소극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우리의 경제·사회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미 FTA와 우리 경제 시스템 개혁의 함수 관계는 무엇인가.
“한·미 FTA는 단순히 상품에 대한 관세 철폐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서비스와 투자, 지적재산권, 정부 조달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FTA다. 따라서 대한민국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새로운 기회와 도전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제도의 투명성을 높이고 규제를 완화하는 등 기업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기업은 투자와 교역은 물론 전략적 제휴 확대 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모든 경제 주체들의 이러한 인식 전환과 노력이 있어야만 결실을 볼 수 있다.”

한·미 FTA를 계기로 우리 경제 시스템 중 어떤 점이 혁신되어야 한다고 보나.
“무엇보다 생산성 향상을 극대화하고 이를 한국 경제 전체로 확산시킬 수 있는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경쟁력을 잃은 산업과 인력이 다른 부문으로 쉽게 옮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또 시장 개방으로 피해를 보게 되는 기업에 대한 지원 제도도 달라져야 한다. 효율적인 지원을 위해서는 컨설팅 위주인 선진국의 구조조정 지원 방안을 함께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한·미 FTA 발효를 앞두고 우리의 경제 주체에 조언하고 싶은 점은.
“FTA 체결에 따른 경제적 성과의 크기는 각국의 대응 자세에 따라 달라진다. 정부는 한·미 FTA 발효를 계기로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 조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 마련에 힘을 써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적 대응보다 기업 등 각 경제 주체의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경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면 잠자는 성장 잠재력을 곳곳에서 끌어올릴 수 있다. 우리 기업이 잠재력을 스스로 일깨워야 한다.”

한기홍 기자(출처:FTA소식 5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