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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블루칩 경제정책 이야기

금리, '뜨거운 감자'를 둘러싼 하나부터 열까지

2011년 새해가 밝은지 벌써 세 달째 입니다. 바로 지금이 조금씩 빛을 바래 잊혀지고 있는 새해 결심들을 확인해 볼 좋은 시기라고 생각하는데요. 새해 결심 가운데 저를 흥미로운 내기에 빠지게 만든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2011년 연초부터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금리’ 였습니다. 저는 지난 1월과 2월 금리결정 시기가 다가올 때 즈음, 각각 금리가 어떻게 결정될지 혼자만의 내기를 벌였습니다. 금리 인상과 금리 동결이라는 두 가지 선택안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으로, 50%의 높은 승률을 자랑하는 내기였습니다.
감격스럽게도 저는 1월과 2월 모두 내기에서 이겼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제가 선택했던 두 가지 결정 모두 제가 구독 중인 신문에서의 전문가 다수 의견과 반대되는 선택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금리는 랜덤워크(Random Walk, 확률변수가 무작위적으로 변동하는 것)를 따르는 것일까요?

미리 정답을 말씀 드리자면, ‘아닙니다.’

기준금리란 무엇일까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위와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환매조건부증권이란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 다시 매입하는 조건으로, 채권을 매도함으로써 수요자가 단기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거래방식을 말합니다.
개인간 거래의 예를 통해 보다 쉽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 현재 길동은 A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받은 100만원짜리 채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날 길동은 사흘 동안만 80만원을 빌려줘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물론 사흘 후에는 8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간단히 생각하면 길동은 A기업 채권을 팔아서 필요한 돈을 조달하면 됩니다. 그런데 길동이 A기업 채권을 계속 가지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방법은 A기업 채권을 사흘 후 다시 사는 조건으로 판매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다시 매입하는 조건으로 보유채권을 매도하거나, 반대로 일정기간 후 다시 매도하는 조건으로 채권을 매입하는 것을 환매조건부증권의 매매라고합니다.

이와 같은 개인 간 거래의 예를 확장시켜 본다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해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에 앞서 콜금리라는 용어에 대해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금융기관 간 영업활동 과정에서 남거나 모자라는 자금을 30일 이내의 초단기로 빌려주고 받는 것을 '콜(call)' 이라 부르는데요. 이 때 은행, 보험, 증권업자 간에 이루어지는 초단기 대차(貸借)에 적용되는 금리가 바로 '콜금리' 입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통화량이 풍부해 실제 콜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경우에는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환매조건부증권을 매각해 시중의 통화를 흡수함으로써 콜금리 상승을 유도합니다. 반대의 경우에는 금융기관을 통하여 시중의 채권을 매입함으로써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량을 증가시켜 콜금리가 내려가도록 유도합니다(
출처 : 한국은행 경제용어사전).

이러한 방식으로 결정된 기준금리는 현재 2.75%로 2011년 1월 13일에 인상된 금리를 2011년 2월 11일 동결해 유지하고 있습니다.

금리, 누가 결정하나
그렇다면 어느 기관이 기준금리 결정을 담당할까요?
기준금리의 결정주체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입니다. 주로 '금통위'라고 축약해 불리는 기구입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정책결정기구로서 한국은행 총재 및 부총재를 포함해 총 7인의 위원으로 구성됩니다.

2011년 현재 위원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은행 홈페이지)

앞서 금융위원회는 7인으로 구성된다고 언급했었습니다. 그런데 위의 자료에선 현재 금융통화위원회가 6인체제임을 알 수 있는데요. 그 이유는 2010년 4월 이후 금통위원 인선이 늦어지면서 위원 한 자리가 11개월째 공석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금리, 어떻게 결정하나
그렇다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어떤 과정을 거쳐 통화신용정책을 결정할까요?

금융통화위원회의 본회의는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 또는 위원 2인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의장이 소집할 수 있는데 현재는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목요일에 정기회의가 개최됩니다. 기준금리 결정은 그 중에서도 통상 둘째 주 목요일 본회의에 이루어집니다. 본회의에 앞서서는 경제상황점검회의와 동향보고회의가 개최됩니다.

본회의에 상정되는 안건을 심의·의결하기 위해서는 통상 7인의 금융통화위원 중 5인 이상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금융통화위원회가 의결을 한 때에는 의결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본회의의 논의내용에 대해서는 의사록을 작성하고 의사록 내용 중 통화신용정책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는 외부에 공개합니다.

위의 설명에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 되는데요. 그렇다면 현 6인체제에서는 어떻게 안건을 심의·의결할까요? 앞서 언급한대로 5인 이상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다는 원칙이 적용됩니다. 만약 3대 3의 동수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에는 조정절차를 거쳐 통화정책을 결정합니다.

지금까지 금융통화위원회가 어떤 단계를 거쳐 금리를 결정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혹시 흥미로운 특징을 발견하셨나요? 바로 금통위원들의 발언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의사록에서도 익명으로 요약된 내용만을 공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금리 결정과 관련, 비공개원칙을 고수하는 금통위의 특징으로 인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많다고 하는데요. 금리 결정 시기가 다가오면 금융통화위원들이 기자를 피해 다닌다는 공공연한 일화가 그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비공개 원칙은 제가 스스로의 내기에 참여하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의결문, 어떻게 읽을까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본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한 의결문을 작성해 대외에 공표하는데요. 이번에는 의결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2010년 12월과 2011년 1월의 의결문을 비교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2010년 12월 9일 공표된 통화정책방향에 관한 의결문을 살펴보겠습니다.

다음은 2011년 1월 13일 공표된 통화정책방향에 관한 의결문입니다.

                                                                                                                   (한국은행 홈페이지)

차이를 발견하셨나요? 마치 틀린 그림 찾기와 같은 두 의결문에서 발견할 수 있는 차이점은 ‘물가안정’에 관한 언급입니다. 또 한 가지 차이점으로는 2010년 12월 9일에는 금리동결을, 2011년 1월 13일에는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는 점이 있습니다.
2011년 1월 의결문의 ‘물가안정기조가 확고히 유지될 수 있도록’이라는 말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물가안정에 주안점을 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금융통화위원회는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금리인상을 결정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금융통화위원회는 의결문을 통해 대외적으로 확실한 입장을 밝혀 신뢰를 쌓고 있습니다.

금리 결정과 파급효과
지금까지 금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준금리 조정이 미치는 파급효과는 무엇일까요?

                                                         

금융통화위원회는 물가안정을 목표로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이는 초단기 금리인 콜금리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 후, 콜거래 가운데 2∼7일, 2주, 3주의 기간을 정해놓은 기일물(期日物) 단기시장 금리에도 연쇄적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단기시장의 변화는 약간의 시차를 두고 장기시장 금리와 시중의 여신, 수신 즉 대출금리와 예금 금리에도 영향을 미치게됩니다. 더불어 금리 변화로 인한 시장참여자들의 기대심리의 변화를 촉진시켜 자산가격과 좀 더 나아가 환율에까지 작용합니다. 이러한 중장기적인 금리 변화는 물가 뿐 아니라 경기의 전반적인 추세를 변화시키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기준금리 조정에 의한 통화정책의 파급경로는 어느 하나의 특정 분야가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쳐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파급효과로 미루어 볼 때, 언론 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금리 변화에 민감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가 불안으로 날로 걱정이 더해가는 요즘, 물가안정에 기여하는 정책 가운데 하나인 금리운용 정책에 관해 알아보았는데요. 경제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금리 결정인 만큼,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금리 결정 과정에 내가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좌시하기 보다는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지켜보는 것이 합리적인 경제 주체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지인들과의 이야기 주제로 금리에 대해 이야기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저와 같이 금리를 대상으로 혼자만의 내기를 하는 것도 흥미로운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끝으로 2011년 한 해의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일정을 더해봅니다. 얼마 남지 않은 3월 금리결정 부터 천천히 관심 가져보는 것 어떨까요?

                                                                                                                     (한국은행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