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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세금이야기

삼국지, 심시티에서 세금을 걷는 이유



컴퓨터 게임 다들 즐겨하시나요? 학생들은 방학의 여유를 맞이해서 게임을 하고 또 직장인들도 틈틈이 짬을 내어 직장업무로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데 게임만한 것이 없지요. 그런데 게임을 그저 재미로만 즐기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게임 속 세상에도 현실 세계의 모습을 아주 흡사하게 담아내고 있는 것들이 많답니다. 이를테면, 조세제도를 들 수 있습니다. 

<심시티 게임 화면 모습 - 출처 : 심시티 공식 홈페이지>

 삼국지, 문명, 심시티, 롤러코스터 타이쿤과 같은 전략,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한번쯤은 접해 보셨을 텐데요, 이러한 장르의 게임의 목적은 남들보다 더 많은 땅을 차지하거나 또 더 높은 발전을 이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상현실 세계에서 최고 경영자의 자리에 오르고 비록 가상이긴 하지만 내가 주인이 되어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세상을 직접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묘미입니다. 게임의 방법은 각 게임마다 아주 다양합니다. 군대를 모으기도 하고, 건물을 지어야하기도 하고, 발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힘 써야 하죠. 그런데 이렇게 각기 다양한 게임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승리를 위한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경제력’입니다. 군대를 모으고 건물을 짓기 위해서, 발전을 위해서는 쉽게 말해 돈이 필요합니다. 즉,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게임에서 승리를 할 수가 없게 되죠. 바꿔 말하면 경제를 잘 다룰 줄 아는 유져가 게임에서도 손쉽게 승리를 쟁취할 수 있습니다.

<삼국지11 내정화면 모습 - 출처 : 게임메카 리뷰> 

그렇다면 게임 유져의 입장에서 돈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세금을 거두어야합니다. 실제로 삼국지에서는 한 달이 지날 때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정해진 세금을 걷고, 심시티에서도 일정비율의 세금을 거두어 운영을 합니다. 이러한 게임들에서 세금을 거둬들이는 방식은 크게 2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바로 ‘일정액’을 걷는 방식과 ‘일정비율’을 걷는 방식입니다. 이를 다른 말로 각각 ‘정액세’와 ‘이윤세’라 합니다.  

삼국지에서는 정액세를 사용하고 있는데, 시장과 농장에서 조세를 걷습니다. 이는 국가 발전도와 상관없이 무조건 시장 한 개 당 한 달에 금 100, 농장 한 개당 세 달에 쌀 1500가마니를 얻습니다.

그리고 현실과 가장 흡사한 경영 게임인 심시티에서는 이윤세를 사용하고 있는데, 세율을 조절하는 것이 게임의 성패를 크게 좌우할 만큼 세율 책정이 게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합니다. 도시의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에 각각 세율을 책정할 수 있는데, 유져가 그 세율을 직접 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은 너무 세율이 높으면 시민들이 도시를 떠나 인구가 줄게 되거나 오히려 생산량이 떨어져서 발전 속도도 점점 더디게 되죠. 반대로 너무 세율이 낮게 되면 수입이 줄어들어 제대로 된 도시 경영을 해나갈 수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게임을 하는 유져들은 적정 수준의 세율을 정해야 하는데 이것이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 항상 골머리가 빠지곤 합니다. 

게임 속 가상세계가 아닌 현실세계에서는 어떨까요? 현실세계에서는 심시티처럼 보통 일정비율에 따라 세금을 걷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래퍼곡선(Laffer Curve)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래퍼곡선이란, 미국 경제학자 래퍼 교수가 주장한 것으로 세율과 조세수입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곡선입니다. 일반적으로 세율을 높이면 조세수입이 증가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세율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게 되면 오히려 조세수입이 감소하게 되는 현상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원인에는 심시티 게임에서도 보았듯이 근로의욕이 떨어진다거나 더 낮은 세율을 부과하는 도시를 찾아서 시민들이 떠나는 것 등을 들 수가 있습니다. 이처럼 세율을 높인다고 해서 조세수입이 반드시 증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적절한 세율 조정을 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수입에서 얼마만큼의 세금을 부담하고 있을까요?

국민들의 세금 부담은 조세부담률로 계산됩니다. 조세부담률은 국내총생산(GDP)으로 국민들이 한 해 동안 납부한 각종 세금(근로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재산세 등)을 나눈 값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약 20% 정도인데요, 2007년 21.0%에서 2008년 20.8%, 2009년 20.5%, 2010년 20.1%(예상치) 정도로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내려가고 있는 추세이지만 20% 정도로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았을 때 OECD 국가 평균치인 26.8%보다 낮고 30개국 중 25위 수준입니다. 그리 높은 편이 아니지요. 참고로 조세액에 4대 보험료까지 포함한 금액을 GDP로 나눈 국민부담율 지표도 OECD 평균인 35.9%보다 낮고 30개국 중 28위 수준입니다.

그러나 조세부담률은 평균치이기 때문에 개인별 소득차에 따른 세금부담을 정확하게 반영해내지는 못합니다. 고소득자의 경우는 조세부담률보다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고 반대로 저소득자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더 적은 세금을 내고 있습니다.

<출처 : 기획재정부 홈페이지>

 현재 우리나라 기획재정부 2009 세재개편안의 방향을 살펴보면, 개인과 법인이 부담하는 세금은 낮추고, 과세 대상은 넓혀 고소득 전문직종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특정 계층에 대한 세제혜택은 줄임으로써 전 국민이 골고루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게임 속 세상에서 세율을 높여 갑자기 세금을 많이 거두면 폭동이 일어나거나 오히려 수입이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현실에서도 세금 부담이 높아지면 가처분 소득 감소로 인한 소비 위축, 그리고 전반적인 경제 위축으로까지 이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조세는 항상 주의하여 다루어야 할 부분입니다.

게임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경제,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우리 주변의 사소한 것들에서도 현실 경제의 모습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찾아나서보는 것은 어떨까요?    

참고자료 출처 :

- 기획재정부 홈페이지 http://www.mosf.go.kr/
- 현대경제연구원 김동열 연구위원 한국일보 2009년 9월 24일자 1면
- 심시티 공식 홈페이지 http://simcity.ea.com
- 게임메카 홈페이지 http://www.gamemec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