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루마블 경제이야기/세계의 경제 이야기

단기성 외환거래에 세금을? '토빈세'란 무엇일까?

"한국판 토빈세(금융거래세) 도입 논의가 아시아 환율전쟁을 심화시킬 수 있는 첫번째 위험신호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욱이 엔ㆍ달러 환율은 2년 반 만에 92엔선마저 뚫고 올라가 글로벌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감은 더욱 커졌다."(한국경제 2월 2일자)

 

"한국형 토빈세 관련 논의가 불붙고 있는 가운데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토빈세에 대해 '논란이 될 수 있다'며 '과세할 경우 모두에게 적용돼야 한다'고 5일 강조했다. 세수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면 다른 방법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이데일리 2월 5일자)

최근 우리나라는 물론이며 세계경제의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토빈세입니다. 지난 14일 EU가 토빈세 도입을 두고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한 이후부터 이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현재 외환시장의 화두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토빈세가 과연 무엇이며, 우리나라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한번 알아볼까 합니다.

 

토빈세(Tobin’s Tax)란?


토빈세란 노벨 경제학상 수장자인 제임스 토빈이 주장한 개념으로, 국제 투기 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으로 인해 외환시장이 불안해져 경제위기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단기성 외환거래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금융거래세(Currency Transaction Tax)라고도 합니다.

 

토빈세가 최근 우리경제에 화두로 자리잡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경쟁적인 양적완화를 그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선진국들의 제로금리와 무제한적인 양적완화로 갈 곳을 잃어버린 투기자금들의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동시에 경제 체질이 튼튼하고, 신용등급이 높은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고삐가 풀린 말처럼 세계의 핫머니(단기성 외국 투자자금)가 단기성 차익실현을 위해 한국으로 몰려오게 됩니다.

 

 

 

 

 

외국의 투자자금이 한국에 밀려오게 된다면 오히려 좋은 현상이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밀려온 자금은 대체적으로 차익을 남긴 후에 갑자기 빠져나가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핫머니로 인해 발생한 것이 바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위기입니다.

 

이처럼 무분별한 투기자금은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어, 우리나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요,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토빈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토빈세 도입에 신중한 이유

 

지금까지만 보면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위해 토빈세의 도입이 바람직해 보이는데요. 실제로 토빈세가 도입 될 경우, 투기자본에 금융거래세가 부과돼 외국투기세력이 실현할 수 있는 자본 이득의 크기가 작아집니다. 따라서 시세차익을 위한 투기세력의 움직임을 사전에 방지해 급격한 외환의 유출입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입 역시 늘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규제에는 단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토빈세가 실제 정책으로 많이 이어지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만약 토빈세 도입 관련 법안이 통과된다면, 법안이 효력을 발생하기도 전에 외국 투자 자본이 인접지역으로 물밀 듯 빠져 나갈 것이고 이는 국내 금융시장 침체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또한, 시장의 유동성이 훼손되고 장기적으로 볼 때 국제무역에도 영향을 주어 상품교역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수출국가인 우리나라로서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실제로 1980년대에 스웨덴의 경우 토빈세를 본 딴 증권거래세를 도입했다가 거래량이 급감해 금융불안과 주가폭락을 경험 한 끝에 과세를 포기 했던 적도 있습니다. 따라서 토빈세 도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의 동조가 필요하지만 국가적인 이해관계로 인해 쉽게 도입되기는 어려운 것이 현 실정입니다.

 

토빈세, 다른 나라들과 긴밀하게 연결된 이유

 

브라질의 경우 외국인의 채권투자에 대해 만기 5년 이하 채권에 대해 환전시 6%의 토빈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시행한지 3년이 훌쩍 넘은 지금 타 국가와의 사례와는 다르게 외국자본의 투자속도를 억제하면서도 환율의 회복세를 보이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역시 이러한 토빈세 도입에 적극적입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토빈세를 내년 1월부터 시행하는 계획을 공식 제안했습니다. 유로존 11개국이 토빈세를 도입할 경우, 연간 300~350억 유로의 세입 창출이 기대되긴 하지만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끼쳐 최악의 경우 증권거래는 20%, 파생상품 거래는 90%까지 줄어 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토빈세의 정의와 그에 대한 이야기를 살펴봤습니다.


토빈세의 특성상 우리나라 역시 그 영향 아래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기때문에 현재 우리도 도입 여부를 두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선진국들의 총성없는 경제전쟁이 심해지고 있는 이 상황에서 우리나라 역시 굳이 토빈세가 아니더라도 자국 경제를 보호할 수 있는 대책 정도는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기에 정부부처는 물론 시장과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투기를 막고 외환시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한시빨리 마련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