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와 고용] 외국인 투자를 일자리 창출로
외국인 투자 늘면 일자리도 많아진다
한·미 FTA로 국가 신인도 상승… 외국인 투자에 큰 역할 기대
<지난 11월 부산에서 열린 우량 중소기업 채용 박람회. 한·미 FTA는 수출과 투자 유치 증대로 청년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와 고용 창출 관계를 제대로 짚기 위해서는 한·미 FTA가 외국인 투자 기업 유치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미 FTA가 국가 신인도와 투자 매력도를 동반 상승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 사이클은 가격 경쟁력 강화-시장 확대-역외 기업 시장 진입 유인-고용 창출 구조로 이뤄져 있다. 특히 한·미 FTA는 미국과 FTA를 맺지 않은 이웃 경쟁국들에게 한국에 투자를 유인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한다. 투자는 고용 창출과 직결된 사안이다.
구미 공단에 자리 잡은 일본의 투자 기업 도레이첨단소재(주)가 주목받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도레이첨단소재는 한·미 FTA에 대비해 600억 원을 투자해 2013년 탄소 섬유 생산을 시작하고 2022년까지 1조 30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외국인 기업으로는 엄청난 규모로 한·미 FTA의 장기적 효과를 감안한 행보다.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미 FTA의 투자 유인 효과에 주목하고 있는 통상학자 중 한 명이다. 박 교수는 “한국을 경유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외국인 투자가 중국, 일본, 유럽 등에서 유입될 수 있다”며 “이 같은 투자 유입이 고용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분석한다.
FTA로 외국인 투자가 증가하면 국내 서비스 산업이 동반 발전한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융합을 통해 결국 산업 전반의 성장이 유도된다. 미국과의 FTA가 교역 확대와 서비스 시장 개방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역할을 하게 되는 메커니즘이다.
한·미 FTA는 자동차, 섬유 등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산업 분야에 성장의 계기를 제공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한·미 FTA가 발효될 경우 장기적으로 직간접 신규 고용 인원이 170만 명(직접 고용 27만 명, 간접 고용 14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미 FTA 발효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섬유업계도 중소기업 중심의 고용 창출 효과가 매우 큰 분야다. 섬유업계 관계자들은 한·미 FTA를 통해 신규 고급 인력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출 증대-신규 투자-고부가가치 섬유 개발-브랜드 파워 향상 등 선순환이 고급 인력 수요를 늘려 청년 실업 해소에도 큰 기여를 할 전망이다.
자유 무역 자체가 가져오는 일자리 창출 기능도 무시할 수 없다. OECD는 2010년 ‘무역이 성장 및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보고서’에서 “G20 국가들이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50% 감축할 경우 주요국의 비 숙련 및 숙련 고용이 모두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OECD는 특히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무역 자유화로 인한 장기 고용 증가가 세계 최고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비 숙련 노동자의 경우 장기적으로 3.94%, 숙련 노동자는 4.01%의 고용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은 물론 세계 최고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을 웃도는 수치다. 우리 노동연구원도 한·미 FTA가 이행되면 장기적으로 취업자가 35만 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장은 “한·미 FTA 발효로 우리가 동북아의 투자 허브 국가로서 입지를 구축하게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실장은 “북한 리스크의 감소, 수출 신장, 해외 신인도 상승으로 투자가 확대되면 고용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현정 기자>
<출처 : FTA 소식 4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