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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환경을 살리는 경제 이야기

올 여름 꼭 가볼 만한 4대강 여행지, 낙동강


올여름 휴가 어디로 가나,  고민하고 계신 분들! 

이번 여름에는 4대강을 따라 1박 2일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물줄기마다 흐르는 역사와 문화를 느끼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은 맑아지고 몸은 새로운 기운으로 가득 찬다고 해요.

'꼭 가볼 만한 4대강별 여행지' 를 소개해 드립니다.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은 강원도 태백의 함백산 너덜샘에서 발원해 경상북도와 남도를 두루 돌아 부산 다대포로 흐르는 1천3백 리의 강이다. 한반도에서는 압록강 다음으로 길다. 중상류는 풀잎에 매달린 이슬방울 같은 감입곡류(산지나 구릉지에서 구불구불한 골짜기 안을 따라 흐르는 하천) 지형이 많고, 하류로 오면서 사구와 습지를 형성해 철새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제공한다.

 

낙동강 상류 지역은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유구한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곳이다. 첩첩이 산으로 둘러싸여 접근이 쉽지 않은 봉화,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육지이면서 섬을 품은 영주와 예천 등 저마다 확실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강은 봉화에서 제법 면모를 갖추기 시작해 안동에 이르러 거대한 호수를 이루고, 영주와 예천을 지나면서 여러 지류를 받아들여 몸집을 키운다.

 

봉화는 사진작가들이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즐겨 찾을 정도로 풍광이 빼어난 곳이다. 특히 닭실마을은 닭이 알을 품고 있는 모양의 명당으로 아름다운 경관과 빼어난 지형을 자랑한다. 고택이 많아 고즈넉한 전통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거북 모양의 너럭바위 위에 정자가 서 있고 연못이 정자를 감싸는 형국의 청암정은 영화 <바람의 화원> 포스터 촬영지로 유명하다.

 

태백시로 향하는 35번 국도에서 매호유원지를 지나 경사를 오르다 보면 오른쪽에 범바위전망대가 나온다. 낙동강이 황우산을 휘감아 흐르는 풍경이 한 폭의 산수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절경이다. 이 밖에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마을을 끼고 흐르는 석천계곡과 국내에서 가장 높고 긴 현수교 ‘하늘다리’, 서벽리 금강소나무숲, 청량사도 가볼 만한 곳이다.

 

낙동강과 내성천, 금천이 하나로 모이는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에 있는 ‘조선의 마지막 주막’ 삼강주막도 꼭 들러야 할 곳이다. 뱃사공과 보부상들이 피로를 풀던 곳으로 지금도 영업을 한다. 주막 건물 뒤에 있는 수령 약 5백년 된 회화나무가 옛 정취를 더한다.

 
 

문경과 상주는 동에서 서로 흐르던 낙동강이 남으로 방향을 바꾸는 지점이다. 낙동강이라는 이름이 유래된 곳이기도 하다. 낙동강이 빚어낸 수많은 절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상주 경천대 인근에 낙동마을이 있고 이곳에 나루가 존재했다. 뱃길을 이용한 영남지방의 인적, 물적 자원 운송의 종착지였던 나루다.

 

여기 모인 물건들은 낙동강과 한강을 잇는 가장 짧은 고갯길인 문경새재를 넘어 충주 가흥창에 재집결된 뒤 다시 한강을 타고 한양으로 운반됐다. 문경새재는 옛길이 됐지만 지금도 긴 생명력을 유지하며 사랑받고 있다.

 

문경의 진남교반은 경북팔경의 제1경으로 꼽힌다.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듯한 층암절벽이 이어지고 강 위로 3개의 교량이 나란히 놓여 있어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이룬다. 낙동강 지류인 가은천과 조령천이 영강에 합류했다가 돌아나가는 지점으로 아름드리 노송이 우거진 숲 앞으로 넓은 모래사장이 펼쳐져 여름철 휴양지로 제격이다. 진남교반을 철로자전거로 둘러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북쪽 고모산에는 길이 1.6킬로미터에 이르는 고모산성이 있다. 삼국시대에 쌓은 성이라고 하며, 천하장사 고모노구와 마고노구가 경쟁해 하룻밤 만에 쌓았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주변에 오정산, 불정자연휴양림, 선유동계곡, 용추계곡 등이 있다.

 

낙동강은 전자산업도시 구미를 관통한 뒤 성주와 대구의 접경으로 흘러든다. 구미는 거대한 산업단지 때문에 여행지로는 도외시돼 왔지만, 자연보호운동 최초 발상지인 금오산을 비롯해 강변을 따라 볼거리가 많다.

해평면 일선리 문화재마을은 살림집과 정자 등 조선시대 영남북부지역 양반가의 생활 모습을 보여주는 문화재들이 많다. 낙산리 고분군, 신라 불교 최초 도래지인 도리사, 천생산 자연휴양림도 매력적인 여행지다.

 

낙동강은 하류로 내려오면서 강폭이 넓어지고 경사가 완만해진다. 그 결과 유속이 느려지고, 홍수로 인한 토사가 퇴적하면서 생긴 평야(범람원)와 배후습지가 발달했다. 이런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게 창녕 우포늪이다. 1억4천만년 전 생긴 우포늪으로 미뤄 낙동강의 역사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권역은 천천히 걸으며 자연을 탐방하기에 적당한 곳이 많다. 물안개가 운치 있게 피어나는 합천호는 말할 것도 없고, 오도산은 사시사철 가리지 않고 멋진 운해를 담기 위해 관광객들이 카메라를 들고 모여든다. 고령의 교동고분군도 걷기 좋은 코스로 개발됐다.

밀양에 이르면 낙동강이 마을의 한가운데를 흐르며 너른 평야에 물을 댄다. 낙동강이 빚은 풍요와 그 속에서 피어난 흥겨움이 여유롭고 능청스런 ‘밀양아리랑’을 탄생시켰다.

 

밀양시 산외면 남기리에 있는 기회송림(산외긴늪유원지)에는 밀양강 북천수를 따라 폭 2백 미터, 1.5킬로미터의 길이에 수령 1백20년 된 소나무 9천5백여 그루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숲에서는 산림욕을 즐길 수 있고 강에서는 수영과 뱃놀이를 즐길 수 있다. 주변에 빈지소유원지, 얼음골, 영남루, 용두원유원지, 표충사, 만어사, 언양 자수정동굴나라 등의 관광지가 있다.

 

낙동강 최하류 권역인 이 일대는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좋다. 밀양에서 통도사가 있는 양산까지 강물과 함께 1022번 지방도가 달린다. 양산 원동으로 넘어가면서 산 중턱을 끼고 돌기도 하는데, 그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낙동강이 장쾌하다.

<* 이 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행하는 '위클리 공감'(2009.07.01)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