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루마블 경제이야기/환경을 살리는 경제 이야기

4대강 살리기, [우리 마을에 놀러 오세요!]


 

4대강 살리기 사업 중에서 논란이 가장 적은 것이 농림수산식품부 시행사업이다. ‘농업용 저수지 둑 높임’ ‘금수강촌 만들기’ ‘영산강 하구둑 구조개선’ ‘농업기반시설 이설·보강’ ‘저수지 수변개발’ ‘산림 정비’ 및 ‘다목적 산림댐 조성’ 등이 이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구성사업들이 노후화한 인프라시설을 리모델링하거나 새로운 농업·농촌을 만드는 내용이기 때문에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 조상들은 ‘인간·자연 일원론’에 근거해 자연과의 공생관계를 중시하는 풍수지리설을 신봉해왔다. 복거(卜居)의 조건으로 지리(地理), 생리(生利), 인심(人心), 산수(山水)를, 양택의 조건으로 좌천(左川), 우도(右道), 남지(南池), 북산(北山)을 제시했다. 좋은 거주지는 고인 물(池)과 흐르는 물(川)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택리(擇里)로 이어진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적합한 거주지 조건이 고조지(高燥地·땅이 높고 마른 곳)임을 고려하면 금수강촌 만들기는 복거마을의 현대적 재해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금수강촌 만들기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농림수산식품분야 대표 브랜드가 되는 것은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주요 목적은 장래 예상되는 물 부족에 대한 적극적 대처, 홍수조절 능력 증대, 수질 개선과 생태 복원 등이다. 이에 대한 농림수산식품분야 대응책이 바로 ‘농업용 저수지 둑 높임’으로 기존 저수시설을 보강하기 때문에 주변지역에 주는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다.

기존 농업용 저수지 96개소의 둑을 높여 저수량을 확보하고, 우기에는 홍수조절 능력을 증대시킴으로써 수질 개선, 생태 복원, 홍수 피해 예방을 동시에 달성한다. 더불어 경관이 아름다운 수변공간은 명소화해 지역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다양한 효과를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금수강촌 만들기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농촌 활성화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사업이다. 4대강의 대표 이미지와 농어촌 자원을 연계해 테마와 매력이 있는 농촌공간을 조성함으로써 농업인에게는 살고 싶고, 도시민에게는 가고 싶고, 미래 후손에게는 살기 좋은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접근성이 개선된 하천 주변 및 유역공간을 환경친화적으로 개발해 도농교류 및 고품격의 여가·문화생활공간을 제공한다.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소득 증대를 통한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농촌형 워터프런트 경관 창출, 생태·문화활동공간 조성, 신재생에너지 도입 등을 추진한다. 또 농촌 체험시설, 특산물 생산·가공·유통시설 등 편의·여가·소득 복합시설을 확충한다.

구체적으로는 하천 주변마을의 기초생활환경을 개선하고 마을별로 특산품과 역사·문화·자연자원을 연계한 테마를 설정해 소득원으로 개발하는 복합산업화 사업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낙동강 유역은 뽕과 누에, 비단을 테마로 한 웰빙·패션 마을로 특화한다. 지역 특산물이 포도인 강촌(江村)은 폐기되는 우체통 1천여 개를 활용해 ‘러브레터 마을’로 디자인하고 와인산업 등을 육성해 소득을 높인다. 영산강 유역엔 지역특산물인 배(梨)와 배(船)를 결합해 음식과 뱃놀이, 즉 먹을거리와 풍류를 결합한 테마마을을 만든다.  

수질 개선, 수량 확보 및 생태계 회복 관련 사업도 집중 지원한다. 축산분뇨 처리시설을 확충하고 친환경 농업을 확대하는 한편, 저수지 개발과 산림댐 설치를 통해 수질을 개선해 나간다. 저수지에는 작은 수력발전시설을 설치해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고, 저수지와 양·배수장을 리모델링해 카페, 향토음식점 및 지역 문화공간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수생생물 생태계 회복을 위해 개체수 감소가 예상되는 토속어종을 키워 방류하는 사업을 10종에서 20종으로 확대한다.

영산강 간척지 등 대규모 농업이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신농업모델을 제시한다. 정보기술(IT), 생명과학기술(BT) 등 첨단기술과 경관농업, 식품·서비스산업 등을 종합한 첨단 신농업단지를 조성한다. 농어촌형 뉴타운을 조성하고 귀농·귀촌센터를 통한 영농기술·자금지원도 실시한다.

산업화시대에는 수변환경을 단순히 이수 및 치수 대상으로만 보아 이용주체인 지역주민이 철저히 배제되는 우를 범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하천을 매우 친숙하게 접했음에도 재난을 숙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발전된 하천기술은 물이 갖는 이러한 양면성을 과학적으로 통제 관리하여 지역주민들에게 친숙하면서도 재난으로부터 자유로운 수변환경을 되돌려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금수강촌 만들기는 농어촌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통해 도농 간의 활발한 교류와 상생을 도모하는 사업이다. 그 파급효과는 마을 또는 사업구역 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유역) 전체에 미치게 된다. 하지만 투자 회수기간이 길고 투자 규모에 비해 경제수익률이 낮으므로 정부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 사업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한마디 하고자 한다. 정부의 장밋빛 청사진이 많은 우려를 딛고 국민들의 축복 속에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낮은 자세로 많은 의견을 존중하는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하천은 수많은 이해당사자들이 역사적으로 지켜온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생명은 근본적으로 존중과 협동, 이해와 균형, 요소가 아닌 시스템임을 되새겨야 한다.

                            < * 이 글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행하는 위클리 공감(2009.6.17)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