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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희망이 된 경제 이야기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라! 경제전망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라! 경제전망 


다사다난했던 2013년이 저물어가고 2014년 새해가 밝아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서도  한 해 동안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계획도 세우며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고 계시겠죠? 미래를 대비한 계획을 세우는 일은 개인(가계)에게도 중요하지만, 기업과 정부에게 있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무작정 계획을 세울 수는 없을 터. 그렇다면 기업이나 정부가 계획을 세울 때 기초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경제전망입니다. 연말연시 즈음 인터넷 포털 검색창에 ‘전망’이라는 단어를 치면 자동차․스마트폰 등 개별품목부터 환율․부동산․증시․ 금리 등 경제지표, 심지어 경제 전체에 대한 예상까지 다양한 전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전망은 왜 중요하고, 또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되는 것일까요?



<이미지 출처: http://online.wsj.com/public/resources/documents/info-fore03a_frameset.html>



경제전망은 왜 중요할까?


앞서 언급한 가계․기업․정부는 국가경제를 구성하는 3대 주체입니다. 가계의 경우 미래의 기대소득을 감안해 현재의 소비와 저축을 결정합니다.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미래 수요를 예상해 생산과 투자를 결정하죠. 그리고 정부는 미래의 경기나 물가의 움직임에 대한 예측을 바탕으로 경기부양정책이나 경기안정화정책 등의 거시경제정책을 수행합니다. 경제전망이 중요한 이유는 정확한 경제전망이 이뤄져야 효과적인 사업과 정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시장전망이 좋다면 투자와 고용을 확대해 더욱 많은 이윤을 내려 할 것이고, 전망이 좋지 않다면 사업을 유지 또는 축소하려 할 것입니다. 정부의 경우는 기업과 반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면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재정지출을 줄이고 정책금리를 올릴 것입니다. 반면, 경기침체가 예상된다면 재정지출을 늘리고 정책금리를 내려 경기를 활성화시키려 하겠죠. 


만약 잘못된 경제전망에 기초해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고 이는 부적절한 대응을 가져와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저해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한 기업이 내년 경기가 호황일 것이라고 생각해 투자와 고용을 늘렸는데, 실제로는 불황이 닥쳐 예상했던 만큼 매출을 올리지 못한다면 손해가 막심하겠죠? 또한 정부의 경우 내년이 불황이라고 생각해 확장정책을 폈는데 알고 보니 호황이었다면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입니다. 반대로 호황일 것이라 예상하고 긴축정책을 실시했는데 불황이 온다면 실업자가 급증할 것입니다. 따라서 경제가 안정적으로 운용되기 위해서는 경제전망을 정확히 수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경제전망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이렇듯 경제전망은 매우 중요하답니다. 이번에는 경제전망을 하는 방법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경제전망에서 가장 기본적인 단계는 단기적인 경기흐름을 분석하는 일입니다. 주로 활용되는 지표로는 동행지표와 선행지표, 전기 또는 전년동기대비 증감률, 서베이 지수(BSI, CSI 등)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지표를 비교하거나 합성지수 등을 작성해 공통정보를 추출합니다. 


다음 단계는 분석을 토대로 한국은행의 BOK04나 BOKDPM같은 거시계량모형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모형이란 경제변수 간 관계를 경제이론, 회귀분석, 시계열분석 등을 통해 파악하고 프로그램화한 것을 말합니다. 전망대상 기간과 변수 값을 입력하면 컴퓨터가 예측치를 계산해줍니다. 


한편 모형을 통해 도출된 전망치는 주요 변수들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것이기 때문에 최근의 경기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미세조정을 거칩니다. 또한 현실적으로 한 사람의 전문가가 수많은 경제적 요인을 모두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각 부문별 전문가들이 도출한 전망치와 비교 및 차이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토론을 추가로 거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경제전망의 실제』의 저자 박양수씨는 경제전망을 “직관과 모형을 결합한 종합예술”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3/10/09/20131009003079.html>


이제 위의 그림처럼 측정하는 기관에 따라 경제전망치가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 이유를 아시겠죠? 수집한 자료의 양이 다르고, 사용하는 모형이나 기법이 다른 데다 최종적으로 수치를 결정하는 전망업무 담당자가 다르기 때문에 전망수치는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경제전망은 항상 정확할까?


뛰어난 분석능력을 가진 경제전문가와 훌륭한 모형이 있다면 경제전망은 항상 정확할까요? 대답은 안타깝게도 ‘아니다’입니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예측 실패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정보 부족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경제예측모형의 불완전성’을 들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이 급속하게 보급되면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경제의 상호의존도가 심화되어 한 국가의 경제를 논할 때도 세계경제를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데, 세계경제에 관한 정보를 모두 안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한 국가 내에서도 정치적 이유로 인해 경제정책방향이 변하거나, 파업 또는 천재지변 등 예측과 통제가 어려운 변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실제 경제와 경제전망 사이에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정보를 확보해도 이를 모형에 반영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경제현상에는 수많은 요인들이 작용하는데 반해, 모형은 몇몇 핵심적 요인만을 담을 수 있을 뿐입니다. 또한 모형에서는 경제주체들의 기대가 합리적이라고 가정하고 분석하지만, 경제주체들은 비합리적인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의사결정을 내릴 때 선택 가능한 모든 대안이 아닌 몇 가지의 대안만을 고려하거나 버블로 인해 상당 기간 특정 자산의 가격이 높은 상태로 지속되었을 때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고 생각해 그것을 구입하는 행위 등입니다. 



<이미지 출처: http://thumbs.dreamstime.com/x/alvo-alvo-setas-6118158.jpg>



더 정확한 경제전망을 위한 노력


경제전망의 빈번한 오차에 대해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경제전망은 국가경제가 큰 위험을 피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금융위기 이후 예측 실패에 대한 반성과 그것을 바탕으로 모형을 개량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실물경제지표(소매판매·수출입 등)에 많은 가중치를 두었으나, 글로벌 자금흐름, 금융회사 및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행태 모형화 등 금융부문의 보강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경제주체들의 불완전한 합리성과 심리변화에 대한 고려도 반영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물가와 임금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거시계량모형에 자산가격이나 금융안정 등도 변수에 추가하고, 거시계량모형을 위기모드와 평시모드로 이원화해서 운영하는 것도 예측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경제전망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어떠한 변수를 선택하고 모형을 골라 최종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담당자의 직관에 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거시경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제지표들의 움직임에 대한 동물적 감각을 갖춘 경제전망 전문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전문가를 양성하려면 모형개발 및 운용, 동향분석 및 조사연구 등의 업무를 두루 거치도록 경력경로를 설정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자료>

박양수, 『경제전망의 실제』, 한티미디어, 2011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 알기쉬운 재정, 우리나라 재정의 이해 - 경제전망 (http://www.nabo.go.kr/Sub/01Report/04_01_04_Contents.j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