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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내 돈은 안전한가

요즘 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다는 뉴스가 자주 들리죠. 동양그룹 채권이나 CP(기업어음) 등에 투자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한편, 동양그룹 계열사인 동양증권을 통해 주식을 거래하거나 금융상품을 매매한 사람들이 혹시라도 부도가 나면 투자금을 지킬 수 있는가에 대한 걱정도 종종 보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에 투자한 돈은 안전한가, 즉 어떻게 운용되는가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권사가 사라지면 이 통장을 통해 거래한 상품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1. 증권사에서 예탁원으로, 주식과 채권


증권사에 계좌를 만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주식이나 채권 같은 유가증권을 거래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은데요. 증권사를 대표하는 상품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증권사를 통해 주식거래를 하고, 좋은 채권을 소개받아 투자를 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거래하던 증권사가 사라지면 내가 산 주식이나 채권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증권사를 통해 거래하는 주식이나 채권은 증권사가 아니라 한국예탁결제원이라는 기관에 보관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유가증권을 한 곳에 모아서 보관을 해(이것을 유가증권 예탁업무라고 합니다.) 일일이 증서를 들고 다니면서 거래를 하는 불편을 없애고, 거래를 할 때마다 주주명단을 바꿔(이것을 주주명부 명의개서라고 합니다.) 주식회사들이 주주명부를 매일 관리해야 하는 불편을 줄여주고 있습니다. 즉 증권사가 사라져도 내가 산 주식이나 채권은 예탁원에 있기 때문에, 다른 증권사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팔거나 이자 또는 배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증권사가 아닌 다른 기관에서 금융상품을 관리하는 것은 펀드도 마찬가지인데요. 증권사에서  펀드를 가입하고 돈을 불입하면 그 돈은 펀드를 만들고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에게로 넘어갑니다. 따라서 펀드 역시 사라지지 않고 계속 유지됩니다.


2. 입출금통장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CMA


증권사에서 파는 상품 중 입출금통장과 비슷한 CMA(Cash Management Account)라는 상품이 있습니다.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도 시중은행 입출금통장보다 높은 이자를 주고, 요즘에는 각종 공과금 이체나 신용/체크카드 결제계좌, 월급통장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서 많은 분들이 찾고 있는데요. CMA에 넣은 돈, 안전할까요?


예금자보호법에 CMA가 나와 있긴 합니다만 이 CMA는 증권사에서 파는 CMA가 아닌 종합금융회사에서 파는 CMA입니다. 즉 증권사 CMA는 예금자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말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증권사 CMA가 위험한 상품은 아닙니다. 증권사 CMA는 크게 RP형, MMF형, MMW형으로 나뉘는데요. RP형이나 MMF형은 국고채나 통화안정증권처럼 굉장히 신용도가 높은 채권에 투자하는 CMA입니다. 신용도가 높은 채권이니 그 채권을 처분하면 투자자들에게 원금을 돌려줄 수 있겠죠. MMW형은 한국증권금융이라는 기관에 위탁해서 운용하는 CMA입니다. 원금이 증권사가 아닌 한국증권금융에 있어서 안전합니다.


3. 예금자보호법을 받는 돈? 고객예탁금


앞에서 예금자보호법을 잠깐 언급했는데요. 증권사에 넣은 돈 중 예금자보호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고객예탁금을 들 수 있습니다. 주식이나 채권을 거래하다보면 증권을 사고 남은 돈이 계좌에 남는데요. 바로 이 돈을 고객예탁금이라고 부릅니다. 고객예탁금은 증권매매에 쓰이지 않으면 한국증권금융에 예탁을 합니다. 


고객예탁금은 증권사들이 다른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데, 사용한 대가로 이용료를 투자자들에게 지급합니다. 또 언제든지 투자자들이 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금액 이상을 반환준비금으로 보유해야 합니다. 여러모로 이자를 지급하고 지급준비금을 보유해야 하는 은행 예금과 비슷하죠? 그래서인지 예금자보호법에서는 고객예탁금을 예금자보호대상으로 정해놓고 5천만 원 한도 내에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4. 증권사가 운용하는 ELS는?


지금까지는 증권사가 부도나도 안전한 상품들을 살펴봤는데요. 그렇다면 모든 상품이 안전하게 보호되는 걸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증권사들이 직접 자금을 운용하는 상품들이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ELS(주가연계증권)를 들 수 있습니다. ELS는 특정 주식이나 주가지수가 오르고 내리는 바에 따라 이익이나 손해가 결정되는 상품이죠. 상품 구조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원금보장형 상품도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한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하지만 ELS는 운용을 주식, 채권, 펀드처럼 외부기관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ELS를 발행한 증권사에서 직접 운용하다보니 해당 증권사에 문제가 생기면 ELS에 투자한 돈을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증권사가 사라졌을 때 금융상품에 투자한 돈은 안전한가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사실 증권사가 망하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증권사들은 대부분 수익이 수수료에서 나오기 때문에 금융상품을 판매하면서 생기는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고, 고객이 투자한 돈은 대부분 증권사가 아닌 외부기관에서 관리하기 때문이죠. 증권사에 투자한 상품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이번 기회에 내가 투자한 상품이 어떤 상품이고, 어떻게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기회가 되셨으면 합니다.


 -  참 고 자 료 -

1. “금투협 "동양증권 투자자 예탁자산 안전"”, 연합뉴스, 2013.09.25.

2.『손에 잡히는 경제 이진우입니다』, MBC, 2013.09.25.

3. 한국예탁결제원 (http://www.ksd.or.kr/main.home)

4. 한국증권금융 (http://www.ksfc.co.kr/ksfc/fr/main.j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