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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희망이 된 경제 이야기

잠 못 드는 열대야, 경제학 공부 어떠세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정치,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여러 가지 이슈가 있지만,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갖는 것은 ‘경제’일 것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경제관련 뉴스를 쉽게 접하고 경제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어떤 현상에 경제논리가 적용되면 스포츠의 경제학, 선물의 경제학 등 ‘~의 경제학’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이 글이 포스팅 되어있는 몬이의 블루마블에도 그러한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그렇지만 경제 뉴스나 경제 관련 서적을 보면 영어와 한자로 되어있는 어려운 용어들, 억과 조 단위를 넘나드는 금액과 %등의 각종 숫자로 인해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경제 현상을 분석하기 도구인 경제학을 공부한다면 훨씬 수월하게 경제 현상에 접근할 수 있을 텐데요, 진짜 ‘경제학’이라고 불리는 학문적 체계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을까요? 학부 교육과정 및 각종 시험 과목에 포함되는 경제학을 위주로 그 종류와 어떤 것을 배우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미시경제학: 국민경제를 구성하고 있는 각 주체의 효용 극대화 


미시경제학(Microeconomics)은 보통 경제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경제학원론을 이수한 뒤 배우는 과목으로 모든 경제학의 기초가 됩니다. 미시는 작을 미(微)와 볼 시(視)로 이루어져 있고, micro-는 ‘작은’, ‘소규모의’라는 뜻으로 둘 다 작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작은 것이란 바로 가계(소비자)와 기업(생산자) 같은 ‘개별’ 경제주체입니다. 


메뉴판 앞에서 무엇을 먹을지, 진열되어 있는 수많은 옷 중 어떤 것을 살지 고민해본 적, 다들 있으시죠? 이렇듯 우리는 매일 수많은 선택의 문제에 직면합니다. 왜 먹고 싶은 것을 다 먹고, 사고 싶은 것을 다 살 수 없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인간의 욕망은 무한한데 반해 그것을 채워줄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합리적인 소비자(생산자)라면 예산이 주어져있을 때 효용(이윤)을 극대화, 같은 효용(이윤)이라면 비용을 극소화하며 소비(생산)하려고 할 텐데요, 그러한 경제주체 간 상호작용에 의한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 및 거래량을 설명하는 학문이 바로 미시경제학입니다. 미시경제학이 적용되는 예로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놀이공원에서의 가격차별, 담배 가격과 금연 인구와의 관계에서 가격탄력성, 불확실성과 보험 가입 여부, 큰 금액을 한 번에 받는 퇴직금과 작은 금액을 계속해서 받는 연금의 비교 등이 있습니다. 응용 학문인 재정학(공공경제학)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자원을 확보하고 사용·관리하는 것을 연구하며 사회 전체의 후생, 공공재 공급, 최적 조세 등을 다룹니다.


미시경제학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극대화 또는 극소화 문제는 어려운 수학적 지식이나 복잡한 계산을 요하지는 않지만 그래프를 그려 시각적으로 표현해 주어야할 때가 있습니다. 미시경제학은 다루는 것이 정형화되어 있고, 문제와 답을 구하는 과정이 비교적 명확하기 때문에 접근하기에 비교적 쉬운 편입니다. 


거시경제학: 물가 및 고용 안정과 지속적인 경제성장 


미시경제학 교과서를 다 읽어도 신문이나 뉴스에서 나오는 용어들을 모두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신문이나 뉴스에서는 물가나 실업률 등 나라 경제 전체라는 더 ‘큰’ 수준의 문제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미시경제학에서 ‘나무’를 분석하는 법을 배웠다면 거시경제학에서 ‘숲’을 보는 법을 배울 차례입니다.  


거시경제학(Macroeconomics)에서 클 거(巨)와 macro-는 모두 큰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거시경제학에서는 물가나 실업률과 더불어 중앙은행이 이자율이나 통화량의 관리를 통하여 경제활동에 영향을 주려는 정책인 통화정책과 정부가 직접 예산을 지출하거나 조세율을 조절하는 재정 운용 정책인 재정정책 등도 다룹니다. 최근 미국과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등은 통화정책, 과거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 같은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와 법인세율 인하 등은 재정정책의 한 예라고 할 수 있죠. 화폐와 금융시장에 관련된 내용은 ‘화폐금융론’으로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거시경제학은 말 그대로 거시적 또는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시각이 필요하고, 미시경제학과 달리 개념이 바로 와 닿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미시경제학보다 거시경제학을 더 어려워합니다. 그렇지만 한 나라의 경제는 그 나라 국민들의 경제적 의사결정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렇게 형성된 경제 상황은 또 다시 개인의 선택에 영향을 줍니다. 결국 미시와 거시 모두를 잘 알고 있어야 어떤 현상을 경제학적으로 의미 있게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국제경제학: 주권 국가들 간의 경제적 상호작용 분석



엔저, 위안화 절상, FTA, 수입제한, 수출보조금 등등…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듯한 단어들이지 않나요? 그러한 주제들을 다루는 국제경제학(International Economics)은 말 그대로 국경을 넘어서 이루어지는 경제행위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국제경제학은 크게 국가 사이의 상품 무역, 즉 실물거래를 중심으로 하는 국제무역론과 금융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국제금융론으로 나누어지는데요, 국제경제학에서도 기타 경제학 분야의 기본적인 분석방법을 사용하지만 ‘국가’개념을 수반한다는 것이 다른 경제학과 구별되는 점입니다. 어떤 상품이 국내에서 거래될 때는 비교적 동질적이지만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경우에는 생산요소(자본, 노등 등)의 생산성 차이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 거래되는 경우보다 이질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각 국가의 정부는 고유한 주권을 가지고 있고, 국제거래가 자국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루어지도록 정책을 활용하고자 합니다. 국제경제학은 그러한 국제경제질서를 이해하고 현실에 응용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계량경제학: 통계학 등 수학의 방법론을 응용하여 경제이론을 실증적으로 입증 


많은 분들이 집에서 요리를 할 때 양을 맞추기 위해 계량스푼이나 눈금이 쓰여 있는 계량컵을 사용하실 겁니다. 계량경제학(Econometrics)이란 ‘경제의 측정’(Economic Measurement)을 의미하며 수학적, 특히 통계학적 지식과 사고가 매우 요구되는 학문입니다. 경제이론은 대부분 질적(qualitative)인 주장이나 가설을 설정하는데 예를 들어 수요법칙은 가격이 오르면 수요량이 감소한다는 것만 설명할 뿐, 얼마나 감소할지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러한 변수 사이의 인과관계를 파악하고 수치상의 추정치를 제공하여 장래에 대한 예측과 계획에 도움을 주는 학문이 계량경제학입니다. 실제적인 예로는 광고를 얼마만큼 할지 결정하기 위해 광고와 상품 판매량 간의 관계 추정, 이자율과 저축 및 투자의 관계 추정, 대중교통 요금 인상 시 감소하는 승객의 수 추정, GDP의 측정 등이 있습니다. 계량경제학은 경제학 분야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회계, 재무, 마케팅, 경영관리 등 경영학 분야뿐만 아니라 역사학, 정치학, 사회학 분야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경제학, 그 넓은 바다로!


지금까지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 국제경제학, 계량경제학이 무엇이고 어떤 주제를 다루는지에 대하여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어떤 사회나 집단이든 그것을 구성하는 기본단위는 개인이므로 개인의 합리적 의사결정과 시장에서 각 경제주체들 간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미시경제학은 경제학의 출발점입니다. 한편 전체는 단순한 부분의 합이 아니고, ‘저축의 역설’처럼 개인적 차원에서는 합리적인 행위라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볼 때는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거시경제학도 반드시 필요하죠. 국제화·개방화로 인해 ‘외국’이 가계, 기업, 정부에 이은 4번째 국민경제 주체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는 요즘 국제경제학 또한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실제적인 수치를 통해 경제학이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현실성과 생명력을 갖게 해주는 계량경제학도 없어서는 안 될 요소입니다. 이렇듯 미시, 거시, 국제, 계량은 한 데 어우러져 ‘경제학’이라는 거대한 체계의 뼈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물론 이 4가지 외에도 정보경제학, 노동경제학, 경제사, 산업조직론, 경제성장론, 경제변동론, 경제발전론 등 다양하고 심화된 연구 분야가 있습니다. 





분명 경제학 공부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좀 읽히는가 싶다가도 막히는 부분이 생기고,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연습문제를 풀려고 하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No pain, no gain이란 말이 있고 아는 것이 힘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습니다. 

 

학생들은 물론 직장에 다니면서도 공부하는 ‘셀러던트’들도 많을 정도로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은 요즘, 지금 당장 서점에 가서 경제학 책을 몇 권 펼쳐보고 흥미로워 보이는 책을 사서 경제학의 깊은 바다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공부하다가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때가 있더라도 꾸준히 생각하고 고민하다 보면 분명 경제 현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입니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는 안목과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을 생각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