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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이제는 '빠름' 한 켠에 '느림의 경제학'을 추가할 때!

 

 

 

 

빠름~ 빠름~ 빠름~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귀에 익은 TV 광고 속 그 노래, ‘빠름송’. 노래가 인기를 끈 이유는 특유의 경쾌한 멜로디 때문이기도 하지만, ‘빠름’을 갈망하는 우리 국민의 정서가 잘 반영되어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빠름을 추구하는 우리 사회. 한강의 기적으로 표현되는 지난 시간 동안 우리경제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크게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너무 빠르다보니 놓치는 것’ 또한 많았는데요. 오늘은 저, 엄재민 기자와 함께 ‘빠름’이 만들어낸 지금까지 우리 모습과, 이에 대한 대안으로 ‘느림’을 추구하면서 변화된 우리의 모습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빠름을 추구하는 우리의 모습은 밥상도 변하게 만들었습니다. 패스트푸드라고 불리는 햄버거, 피자, 치킨 등의 음식은 우리의 입맛을 매료시켰습니다. 간편하고 저렴한데다 서구화되는 우리의 입맛에 딱 맞는 패스트푸드. 현대사회의 속도강박이 음식에서도 느껴지죠?

 

우리의 패션 코드에도 ‘빠름’이 담겨 있었습니다.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은 최신 유행하는 디자인을 즉각 반영하고, 저렴한 가격의 의류를 부르는 말입니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유행에 적응하는 모습입니다.

 

 

 

 

우리의 주(住)문화에도 빠름의 코드가 담겨져 있었습니다. 갈수록 높아지는 마천루, 넓어지는 도로, 복잡해지는 우리 도시에서 우리 생활에 빠름의 코드가 담겨져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빠름’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다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너무 빠름만을 추구한다면, 분명 우리의 삶 속에서 놓치는 것이 점점 많아질 것입니다. 바로 그러한 측면에서 '그동안 놓치고 지나쳐온 것들을 다시금 돌아보는' 즉 ‘느림’을 추구하는 현상이 생겨났습니다.

 

 

 


슬로푸드(Slow Food)는 패스트푸드에 대한 반향으로 나타난 식문화 개선 운동입니다. 패스트푸드가 조리과정을 단축시키기 위해 튀기거나 볶는 등의 방식을 많이 사용하고, 쉽게 맛을 내기 위해 화학조미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음식에 염분, 지방 등의 성분이 높은 편입니다.

 

 

 

 

 

여기에 대한 대안으로 나타난 슬로푸드 운동은 '음식을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해나간다'는 취지의 운동입니다. 정성껏 키운 재료들을 가지고 시간과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드는 행위. 이러한 과정 자체가 삶의 여유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주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느림의 코드를 접목시킨 패션 트렌드도 있습니다. 바로 슬로 패션(Slow Fashion)인데요, 슬로 패션은 재활용은 물론, 공정과정에서 쓰레기나 오염물질를 최소한도로 발생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나아가 원자재에서 동물성 염료의 사용을 지양하는 등 '착한 소비'를 위해 느림을 추구합니다.

 

과거 슬로패션은 친환경적이긴 하지만,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해 촌스럽다는 평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자의 개성을 중시하는 슬로패션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착한 옷들이 '스마트한 소비자'를 만나 느리지만 똑똑한 경제생활을 낳고 있는 것이죠~

 

슬로시티운동도 있습니다. 무분별한 도시화는 자연생태 파괴와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는 전통건물을 파괴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한 반향으로 시작된 슬로시티운동은 전통과 자연생태를 슬기롭게 보전하면서, 느림의 미학을 접목시켜서 유유자적한 도시, 풍요로운 마을을 다시 우리에게 되찾아 주었답니다.
 

슬로시티 가입 조건은 '인구 5만 명 이하이거나, 도시와 주변 환경을 고려하는 환경정책을 실시하고 있고, 유기농 식품 및 생산, 소비를 하고 있고, 전통음식과 문화를 보존'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합니다.

 

 

 

 

 

우리나라에도 12개의 마을이 슬로시티로 인증을 받아 국제슬로시티연맹에 등록되어 있답니다. 담양군 창평면 삼지천 마을, 장흥군 유치면, 완도군 청산도, 신안군 증도, 경남 하동군 악양면, 충남 예산군 대흥면, 전주 한옥마을, 남양주시 조안면, 청송군 파천면, 상주시 이안면, 영월 김삿갓, 충북 제천 수산면 등입니다. 여유가 되는 날 찾아가서 바쁜 삶 속에서의 여유를 배워오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나라입니다. 한국 전쟁 이후부터 IMF 금융 위기 전까지 선진국들이 수백 년에 걸친 것을 겨우 반세기만에 이루어냈고, 그 압축성장의 이면에는 ‘빠름’을 추구하는 우리나라의 성실한 국민성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2010년 G20 정상회의 주최국이 되었고, 세계경제의 한 축이 되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빠름’은 우리의 삶 속에서 분명 ‘무엇인가’를 놓치게 했던 것 역시 사실입니다.


빠르다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무엇인가를 하는 것 그리고 추구하는 것은 분명 중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느림의 가치를 추구하는 지금의 사회가 되었더라도, 빠름의 가치 역시 중요시 되어야 할 부분은 분명히 많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삶 속에서 여유를 찾아 그 빠름과 균형을 이뤄야 더 풍요로운 삶이 되진 않을까요? 


패스트푸드, 패스트 패션... 급격한 도시화로 잃었던 것을 찾아가면서 살펴본 슬로푸드, 슬로 패션, 슬로 시티! 느림의 미학을 중요시 풍조가 더욱 확산되어서 경제수준이 높은 나라일수록 국민의 행복지수가 낮은 아이러니는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보다 빨랐던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이제는 우리도 바쁜 삶 속에서 ‘여유’라는 단어에 방점을 찍을 수 있는, '느림의 경제학'이 더욱 퍼지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