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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문헌보관소/FTA시대를 사는 사람들

[인터뷰]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젠 힘 모아 FTA 발효 이후 구상하자”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호기… 불필요한 논쟁 종식해야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2005년 회장에 선출돼 7년간 재계 맏형인 대한상의 회장직을 수행해왔다. 2월 24일 3년 임기 회장직에 재선임된 손 회장은 우리 경제가 직면한 불리한 대외 여건을 극복하는 데 한·미 FTA 발효가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손 회장에게 한·미 FTA 발효가 우리 기업과 경제에 미칠 긍정적 효과와 그 활용 전략을 들었다. 

한·미 FTA가 3월 15일 발효될 예정이다. 거대한 무역사적 전환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나.
“한·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과의 교역과 투자, 인적 교류가 촉진돼 우리 경제의 활력이 크게 진작될 것이다. 최근 유럽 재정 위기로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수출이 둔화되고 있지만 한·미 FTA는 우리 경제가 불리한 대외 여건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에서 수입되는 제품 가격이 낮아져 소비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 또한 한·미 FTA로 서비스 산업 개방이 확대되면 방송·법률·컨설팅 분야의 미국 기업들과 국내 시장에서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본다.”

한·미 FTA가 우리 기업의 경제 활동에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나.
“관세 감면 혜택이 많은 자동차 부품이나 공작기계, 섬유 등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해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다. 대한상의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80%에 달하는 미국 수출 기업들이 한·미 FTA가 발효되면 매출과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내수 시장에서 대기업에 의존해왔던 중소기업들도 미국을 거점으로 한 해외 시장 진출에 보다 많은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미 FTA 발효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우리 기업들은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우선 적극적인 미국 시장 개척 활동이 필요하다. 미국 바이어들에게 한·미 FTA로 양국 간 비즈니스 환경이 크게 개선되었음을 주지시키고 새로운 바이어를 발굴하는 마케팅 노력을 확대해나가야 한다. FTA가 발효됐다고 관세 감면 혜택이 저절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FTA와 관련된 규정이나 절차를 철저히 파악해 FTA 혜택을 극대화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한·미 FTA 발효를 계기로 우리 경제의 시스템과 틀이 어떤 변화를 해야 할 것으로 보나.
“한·미 FTA로 세계 경제의 61%에 이르는 지역이 우리와 자유무역 지대로 연결됐다. 개방화된 시대에 우리 기업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기업 활동을 하기가 어렵다. 글로벌 경영이 FTA 시대의 화두요 테마다.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과 고용 창출을 위해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 우리 경제가 당면한 과제다. 한·미 FTA가 그 해답이 될 것이다.”

한·미 FTA 발효에 대비해 우리 기업들에게 정부가 어떤 지원과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보나.
“중소기업은 FTA를 활용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도 정보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FTA 활용 지원을 위한 더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은 또한 개별 기업의 힘만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가 쉽지 않다. FTA 지원 기관과 경제 단체들이 나서 중소기업의 미국 시장 개척 프로모션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미 FTA 발효에 즈음하여 우리 국민과 정치권에 당부하고 싶은 메시지는.
“3월 15일 협정 발효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제는 불필요한 논쟁으로 더 이상 국력을 소모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한·미 FTA의 피해 정도를 과장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고, ISD 등 일부 조항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해 하는 것도 문제다. 특히 재협상이나 폐기와 같은 발상은 정말 위험하다. 한·미 FTA 무산되면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커다란 ‘신뢰성의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한기홍 기자(출처: FTA소식 5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