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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문헌보관소/FTA시대를 사는 사람들

[한미 FTA 발효]무역 2조 달러 도약의 로드맵 완성됐다

 대한민국의 경제 지도를 바꿀 역사적인 한·미 FTA가 3월 15일 발효된다. 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월 21일 오후 8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한미 양국은 발효를 위한 국내 법적·절차적 요건을 완료하고 발효일을 3월 15일로 합의하는 외교 공한을 교환했다”고 발표했다. 2006년 6월 협상이 시작된 지 5년 8개월, 2007년 4월 협상이 타결된 지 4년 10개월 만이다.

작년 우리나라는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열었다. 경제 영토를 확장하는 FTA 정책은 무역 2조 달러 시대를 여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본부장은 “발효 날짜를 3월 15일로 잡은 것은 업계나 기업이 한·미 FTA를 활용하기 위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11월 22일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안이 통과된 뒤 3개월간 화상회의·대면회의·이메일 교환을 통해 치밀하게 양국 법률안 등의 발효 준
비 작업을 벌여왔다.

한미 양국 정부는 협정 발효 전 각각 국내법 절차에 따라 체결된 협정문의 공포를 위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한국은 국내법에 따라 협정문 공포를 위한 관보 게재 조치를 발효 전까지 취하고, 미국은 대통령 포고문 공포 및 관련 규정 도입을 추진한다.

한·미 FTA 효과는 양국의 통상, 교역 증가에 머물지 않는다. 발효를 계기로 우리가 산업 구조 조정에 나서면 경제의 재도약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개혁이 부진한 국내 서비스 산업에 외국인 투자가 유입돼 경쟁력이 높아지면  해외 소비가 내수로 전환된다.

의류·섬유·신발 등의 가격 경쟁력이 회복돼 수출이 늘어나면 반도체, 휴대전화 등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수출 구조도 다변화된다. 기업들로서는 글로벌 경영 시스템을 확립할 수 있는 호기를 맞게 됐다.

전문가들은 농식품과 제약 분야처럼 한·미 FTA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일수록 현지 시장의 흐름을 읽고 한국산 제품만의 특장점을 살려 미국 시장을 역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발효일 확정에 따라 우리 수출 기업의 움직임도 부산해지고 있다. 미국으로 운송되는 기간을 감안하면 3월 초에 선적되는 물품부터 관세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다. 최용민 무역협회 FTA통상실 실장은 “한·미 FTA 발효를 위해 정부가 큰 노력을 기울였지만 정작 이 제도를 활용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라며 “현지 유통망과 관세 등을 고려한 가격과 생산 전략을 잘 세워 도약의 모멘텀을 살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득진 기자(출처: FTA소식 5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