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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스마트한 경제 이야기

모순되는 문제를 '역발상' 전략으로..."트리즈가 뜬다"

'트리즈'를 알고 계세요? 최근 들어 국내 기업들의 트리즈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트리즈에 흠뻑 빠져있는 기업들 중에는 익히 알려진 곳들이 많은데요. 포스코는 트리즈대학까지 신설해 전 직원들에게 40~120시간 과정의 트리즈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오래전부터 트리즈에 관심을 갖고, 삼성트리즈협회(STA)를 출범했습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해외 컨설팅업체와 함께 직원들의 트리즈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LG전자 또한 조직내에 트리즈전담부서가 있습니다. 하이닉스 또한 '트리즈의 습관화'라는 모토로 각 부서내에 트리즈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올해 3월에 열린 '글로벌 트리즈 컨퍼런스 2011' 행사에도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을만큼 최근 트리즈 배우기의 열풍은 대단한데요. 과연 트리즈가 무엇이기에 기업들이 높은 관심을
갖고 시간과 비용을 들여 배우려 하는 것일까요?


                                              글로벌 트리즈 컨퍼런스 2011 모습


문제해결 원리를 제공하는 트리즈

매일매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경영환경에서는 특별한 이정표가 없고, 다양한 문제들이 수두룩 합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어떻게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 누군가가 지도해주면 좋을텐데' 라는 소망을 갖게 됩니다.

트리즈는 그 '누군가'가 되어 주는 도구입니다. 즉,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원리를 제공합니다. 트리즈는 구 소련의 한 학자가 수만 건의 우수한 특허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보편적인 원리를 찾은 것에서 시작됐는데요. 현재 트리즈는 기술적인 분야뿐만 아니라 경영과 마케팅,서비스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모순에서 발견하는 트리즈의 원리
트리즈는 모순된 상황에서 창의적 해결원리를 내놓는 방법입니다. 모순에서 시작하는 트리즈원리는 간단한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슈퍼마리오로 유명한 일본의 게임제조업체인 '닌텐도'는 다음과 같은 모순적인 상황에 놓여있었습니다. 그 당시 비디오 게임은 가만히 앉아서 해야하기 때문에, 오히려 건강에 오히려 해로운 놀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닌텐도 Wii 광고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정말 답이 안 나오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트리즈 기법의 원리는 이 모순들을 통해 새로운 연결고리를 만들고, 아이디어를 제공합니다. 위의 문장에서 문제와 목적을 반대로 연결하면 '게임을 하면 할 수록 건강이 이로운 방법?' 이라는 새로운 연결고리가 나옵니다. 이것이 바로 트리즈적 사고의 기본 원리라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닌텐도는 이러한 사고를 통해 닌텐도 Wii이라는 스포츠와 헬스,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혁신적 게임기를 만들었습니다. 

모순을 통해 해결방법을 찾는다
모순의 원리를 통해 해결방법을 찾는 트리즈는 경영현장에서 '비즈니스 트리즈 매트릭스'를 통해 더욱 체계화된 경영도구로 발전했습니다. 참고로, 트리즈는 두가지 분야로 발전했는데 기술혁신과 제품개발을 위한 '기술용 트리즈'와 경영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즈니스용 트리즈'로 구분됩니다.

비즈니스 트리즈 매트릭스란 경영현장에서 개선하고 싶은 '핵심문제'와 현재 개선하지 못하는 주요 '핵심원인'을 찾아서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도구입니다. 두가지 요소는 하나를 개선하려면 다른 하나가 나빠지는 모순관계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들이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당장 요구하고 있는데, 품질로 개선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라는 모순적인 문제점이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문제는 '더 좋은 품질'이므로 비즈니스 트리즈 매트릭스의 (+)피라미터에서 '생산품질'을 선택합니다. 또한, '시간이 걸린다'는 핵심원인은 (-)피마리터에서 'R&D시간'을 선택합니다. 그러면 두 피라미터가 만나는 지점에서 해결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매트릭스 구성

경영현장에서 나타난 문제들 역시 트리즈를 통해 해결하는 사례가 많은데요. 하지만 기업경영상 보안으로 특히 비즈니스 트리즈를 활용한 기업의 자세한 사례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트리즈 사용 사례는 결국 기업전략과 일치하니 기업들 스스로 사례를 알리기엔 부담이 있겠죠. 그래서 트리즈 모델로 기존의 획기적인 방법들을 재해석한 사례들을 통해 비즈니스 트리즈 매트릭스 활용도를 알아보겠습니다.

 일본에 '혼다'라는 유명한 기업이 있습니다. 혼다는 일본에 모기업을 두고있지만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자동차를 파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혼다가 중국의 오토바이 시장에 진출했을 때 중국기업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모방 오토바이 제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비슷한 모방제품인데다가 혼다의 3분의 1정도에 불과한 낮은 가격의 제품이 시장에 나오다 보니 혼다의 오토바이는 경쟁력을 잃게 됐습니다.

이 문제를 비즈니스 트리즈로 해결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저가 오토바이를 만들어야 한다'라는 핵심문제와 '생산비용을 낮출 수 없다'는 핵심원인을 추출하고 고객수요 , 생산비용이란 파라미터(매개변수)를 넣어 '포개기, 역방향, 중간매개물, 셀프서비스, 분리'라는 해결 원리를 찾아냈습니다.


                                         출처 : 아시아투데이

위 사례는 경영학책에 자주 등장하는 획기적인 경영 문제사례인데요. 결과적으로 혼다는 모방부품을 만들던 신다로와 50:50 합작으로 '신다로 혼다'를 설립하고 기존 제품에 비해 절반 가격수준의 오토바이를 출시해 매출액과 시장점유율을 회복했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STX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STX는 쌍용중공업을 인수해 조선업에 진출하였기 때문에 조선업계에서는 후발기업에 속한다고 합니다. 그 당시 STX는 후발기업인 데다가, 초기엔 생산시설이나 기술력도 매우 취약했습니다. 당시 조선업이 호황이어서 생산능력만 있으면 수주를 받을 수 있었지만, 초기업체였으므로 기술력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이때 핵심문제는 '생산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핵심원인은 '그러한 생산능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력이 부족하다'로 잡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비즈니스 매트릭스에 넣으면 통합, 속성변화, 역방향, 복사, 다용도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M&A 쪽으로 초점을 맞췄던 STX를 역시 비즈니스 매트릭스로 재구성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STX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훤히 보이는 것 같네요.


                                                    출처 : 생각의 지름길

STX는 당시 법정관리중에던 대동조선, 그리고 중국의 신단에너지 인수를 시작으로 범양상선을 인수하여 조선과 상선사업을 통합했습니다. 제조하는 선박도 그동안 벌크선 중심에서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선으로 확대했습니다. 2007년에는 노르웨이의 유람선 전문업체인 아크야츠를 인수해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대형 크루즈선 시장에 진출하는 등 공격적이면서 성공적인 M&A를 통해 'M&A승부사'라는 별칭까지 얻었다고 하네요.

위의 사례들과 같이, 기업들은 경영현장에서 언제나 모순 투성이의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모순이 없다면 처음부터 문제를 쉽게 해결 할 수 있지만 모순이 있기에 기업들이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처음부터 모순에서 접근한 '트리즈'라는 도구가 기업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것 같습니다. 세상에 알려지지는 않지만, 기업들은 지금도 트리즈를 통해 많은 경영 문제를 풀고 있을것입니다.

경영 현장에서 유용한 트리즈는 모순의 해결원리를 통해  창의적 해결방법을 생각하게 해주며, 기업이 세상의 변화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을 알려주고 , 혹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획기적인 아이템을 만들기도 합니다. 앞으로 기업들이 트리즈라는 도구를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할 지, 어떤 해결방법을 탄생시키는지 궁금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