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유통업계를 달구고 있는 최대 화두는 ‘소셜 커머스’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이 유통방식은 엄청난 속도로 인지도를 높이며 차세대 전자상거래의 총아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겨우 모습을 드러냈지만 현재 관련 기업이 1백50여 개에 달할 정도인데다 대기업까지 경쟁에 가세하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소셜 커머스는 일종의 공동구매 장터다. 소비자는 파격적으로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고 판매자는 비용 대비 높은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이 맞물리며 단기간에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 냈다.
차세대 유통으로 불리는 소셜 커머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는 ‘티켓몬스터’라는 벤처기업이다. 지난해 5월 영업을 시작했는데 무려 2백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기업의 창업주다. 약관 26세의 신현성 사장은 소셜 커머스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지난해 몇몇 친구들과 의기투합, 맨손으로 창업에 나섰다.
주위에선 신 사장의 창업을 뜯어말렸다. 미국의 명문 경영대학인 와튼스쿨을 졸업해 맥킨지에서 연봉 3억원을 받는데 굳이 불확실한 창업을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이유였다. 하지만 기업을 일으키겠다는 신 사장의 뜻을 꺾지는 못했다. 소셜 커머스라는 말조차 없던때에 시작한 만큼 사업은 쉽지 않았다. 소셜 커머스를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유통시키고자 하는 고객 기업을 찾는 것부터 문제였다.
첫 거래가 성사되면서 분위기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내놓는 상품마다 매진되는 ‘대박 행진’이 이어졌다. 티켓몬스터를 외면하던 판매사들이 이젠 티켓몬스터 앞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최근엔 업계 3위 기업인 ‘데일리픽’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외형 확대에 나섰다. 티켓몬스터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서비스 지역을 15개에서 올해 50개로 대폭 늘려 매출 2천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소셜 네트워크 부문에서도 20대 젊은 창업주의 활약이 눈부시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박수왕 소셜네트워크 사장(25)이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아이 러브 캠퍼스’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 이름대로 학교와 학생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각 학교의 공지사항, 게시판, 교내 식당, 학교 건물 찾기, 학교 주변 상점, 도서관 잔여 좌석 수 등이 그것이다.
박 사장은 “학교 정보를 제공하는 앱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서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사업을 시작했는데 론칭 5개월 만에 20만 건이 다운로드됐고 정보를 제공하는 학교도 처음 4개 교에서 1백10개교로 증가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며 “주위의 만류가 적잖았지만 설사 실패하더라도 젊은 시절에 하고 싶은 일을 하기로 한 결정이 결과적으로 옳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의 목표는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수익을 내기 위해 욕심을 부리기보다 원칙을 지키며 차근차근 성장한다는 구상이다.
사회적 기업으로 창업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청년 CEO도 있다. 보청기를 생산하는 딜라이트의 유병곤 사장이 대표적이다. 경희대 국제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유 사장은 학내의 사회적기업 동아리 출신이다. 고용노동부의 재능기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던 중 정부의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부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창업을 결심했다. 유 사장의 기억이다.
“보청기 가격이 너무 비싸더라고요. 필요한데 돈 때문에 보청기를 구매하지 못하는 취약계층의 고령자들을 위한 제품을 만들어 보자고 결심했습니다. 마케팅과 유통마진을 최소화해서 절감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돌려 주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시중 제품의 30퍼센트 수준인 34만원에 판매하는데 정부보조금을 받는 계층이면 거의 무료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월등히 저렴하면서도 성능은 뒤처지지 않는다는 소문이 나면서 주문이 급증했다. 유 사장의 표현대로라면 ‘어느 날 갑자기 확’ 세상이 바뀌었다. 올해는 사업을 좀더 확장할 계획이다. 대량생산으로는 충족시킬 수 없었던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기로 했다.
기능을 다양화한 제품도 구상 중이다. 유 사장은 “보청기를 포함해 노인들이나 장애인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 전반으로 제품군을 넓혀나가고 싶다”며 “수익을 가장 잘 내는 회사가 아니라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업을 만드는 게 소망”이라고 강조했다.
박희은(26) 이음소시어스 대표는 또래 젊은이들의 니즈를 포착해 창업에 성공한 경우다. 이음소시어스는 미혼 남녀를 위한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다. 이름 그대로 데이트 상대를 물색해 주는 서비스다. 다른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가 남성 위주인 데 비해 이음소시어스는 남녀 성비가 일대일에 가깝다. 그만큼 여성 회원이 많다는 얘기다.
음란물을 철저하게 차단하고 개인정보도 확실하게 보호해 준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여성 가입자가 급증했다. 마음 놓고 데이트 상대를 찾고자 하는 여성들의 요구를 예민하게 포착한 것이 성공으로 이어진 셈이다. 사이트를 개설한 지 1년이 채 안 됐지만 회원 수는 4만3천명으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