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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블루칩 경제정책 이야기

2010년 나라경제, 정책 들여다보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2010년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주재했다. 윤 장관은 당분간 확장적 정책기조를 유지하겠지만 한시적 대책은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1년 전 이맘때 우리 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 파산을 계기로 자본이 유출되고 수출과 고용이 급격히 감소했다. 2008년 4/4분기에 전기대비 마이너스 5.1%라는 주요국 중 가장 큰 폭의 경기위축을 겪었다. 다행히 정부의 신속하고 과감한 정책대응과 국제금융시장 불안 완화에 힘입어 최근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시장도 안정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아직 마음을 놓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민간부문의 자생적인 경기회복력이 여전히 부족하며, 고용여건의 개선도 미흡하다. 또한, 최근 두바이 사태에서 보듯이 세계경제에는 다양한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2010년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을 살펴보면, 먼저 대외적으로 세계경제는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될 것이지만 성장속도는 위기 이전에 비해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도 등 아시아 지역이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주요 선진국의 고용부진이 지속되고, 달러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 등 국제금융시장 불안 재연, 재정여력 약화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내적으로는 금융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가계․기업과 금융회사 등 경제주체가 보수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소비․투자가 빠르게 회복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고용이 실물경기보다 느리게 개선됨에 따라 서민생활의 어려움이 완화되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편, 6월에 치를 지방선거, 노동분야 제도개선 등과 관련하여 정치적․사회적 불안이 증가할 소지도 있다.

2010년 우리경제는 전기대비 1% 내외의 성장추세를 보이면서 연간으로는 5% 내외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420억 달러 수준의 흑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경상수지는 내수 회복, 유가 상승 등에 따른 수입 증가로 흑자폭이 150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고용여건도 점차 개선되면서 취업자 수는 연간 20만 명 내외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물가는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환율안정 및 디플레 갭 지속의 영향으로 3% 내외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10년은 우리 경제의 향배를 가름하는 중요한 전환기가 될 전망이다. 이번 위기를 계기로 글로벌 불균형 조정, 금융규제 강화 등 세계경제 질서가 근본적으로 재편(paradigm shift)되고 개도국들의 역할이 강화될 것이다. 또한 자원 및 에너지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저탄소 녹색경제로의 적응 여부가 국가와 기업의 존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동안 우리경제가 추구해 온 제조업과 수출 중심의 성장전략이 한계에 다다랐다.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높은 대외의존도에 따른 취약성을 노출하는 등 생산성과 내수에 기반한 성장전략으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2010년 경제정책의 중점을「성공적인 위기 극복」과 「성장기반 확충」에 두기로 하였다. 최근의 경기회복 흐름이 투자 및 고용 증가 등을 통해 서민생활의 안정으로 연결되도록 하고 있다. 위기극복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정책의 중심을 점차 구조개혁과 성장동력 확충 등 중장기적인 과제로 이동하여 ‘선진일류국가’의 비전 실현을 뒷받침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6개 분야에 걸쳐 주요 과제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민간의 자생적 회복기반이 강화될 때까지 확장적 거시정책기조를 이어가며 경기회복세를 공고히 다져나갈 것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보증 만기연장 등 위기극복을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했던 대책들은 기한 만료시 정상화하되, 적절한 보완장치를 강구하여 시장에 충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업․가계 부문 등의 취약요인을 보완하고,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산업체질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둘째, “일자리 창출”을 내년 경제정책 운용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에 대한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기 위하여 대통령 주재 하에「국가고용전략회의」를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회의를 통해 서비스산업 선진화,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투자확대 등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장단기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셋째, 서민생활 안정을 위하여 물가와 부동산 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일과 교육을 통한 자립을 지원하는 한편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넷째, 녹색산업과 17개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 4대강 살리기 사업, 에너지 절약형 경제체제 구축 등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충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확보해 나가도록 하겠다.

다섯째, G-20 의장국이자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글로벌 이슈에 대한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대외원조를 확대하여 글로벌 리더쉽을 강화하는 한편,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제고해 나갈 것이다. FTA 추진 및 아시아 지역의 역내 금융협력 강화 등을 통해 대외역량을 강화하고, 대내적으로 법질서 준수, 성숙한 시민의식 배양 등을 통하여 국가품격을 높여 나가도록 할 것이다.

여섯째, 저출산․고령화, 재정부담 증가 등 미래의 위험요인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녹색성장․다문화가족 등 사회경제 변화를 반영하는 새로운 통계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하여 재정사업에 대한 성과관리 강화 등을 통해 총사업비 증가율을 1% 이내에서 관리할 것이다. 중기국가재정운용계획의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하여 전년도 계획과의 차이를 분석하는 등 계획에 대한 평가도 강화할 예정이다.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고는 병을 치유할 수 없다. 우리경제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해가고 있으며 우리 기업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성과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아직 우리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깨끗하게 해소되지 못하고 있으며, 세계경제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위기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새롭게 시작해야 할 때라고 본다. 우리에게는 2차 대전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세계적으로 찾기 힘든 성공스토리를 만들어 온 저력이 있다. 1997년 외환위기의 극복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세계적 금융위기도 어느 나라보다 성공적으로 극복해 가고 있다. 다함께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위기를 넘어서 선진일류국가로 가는 토대를 다지는 2010년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