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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환경을 살리는 경제 이야기

스페인의 강 살리기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생각을 바꾸니 강과 지역경제가 살더라
[문화가 흐르는 세계 강] ④스페인 빌바오 네르비욘 강

강은 오랜 시간 축적된 문화적 토대를 지니고 있다. 외국에서는 강을 문화적으로 활용한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강에 대한 문화적 접근, 컬쳐노믹스 관점에서의 접근이 미흡하다. korea.kr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문화적 가치로 부각된 세계 강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문화적 시각을 도시와 인간을 넘어 강으로 넓혀가는 기회를 가져본다.

네르비욘 강의 변화

빌바오 아반도이바라(Abandoibarra) 앞쪽으로 흐르는 네르비욘강(Nervión River)은 과거 철강, 조선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지만 현재는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그 모습이 변모하였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구겐하임 미술관은 아반도이바라 지구 동쪽변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구 남쪽부지에는 컨벤션 기능을 복합한 콘서트홀, 미술관 인근에는 어린이 놀이터와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마련하였다. 지구의 중심부에는 대규모의 공원부지와 네르비욘 강변을 따라 산책로를 조성하여 전체 지구의 쾌적성을 확보하였다.

전통 산업도시에서 문화지구로의 변모

스페인 북부의 소도시 빌바오(인구 35만명)는 1970년대까지 순조로운 성장을 하였으나 1980년대 주력 산업인 철강업이 붕괴되면서 실업률이 25%까지 치솟는 등 ‘쇠락의 도시’가 됐다.

전통 산업분야인 철강, 조선, 화학이 쇠락하고 정치적으로 10여 년간 이어진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의 테러와 맞물리면서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빌바오

네르비욘 강 전경(왼쪽, 출처 http://cafe.naver.com/geoimgo). 빌바오 시민공원(오른쪽, 출처 http://www.redcaptour.com)


그렇지만 빌바오는 ‘상상력의 전환’을 선택했다. 1997년 지방정부는 이 총체적인 난관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문화·관광산업이라고 판단하고 도시 중심에 인접한 11만 평 규모의 아반도이바라(Abandoibarra) 지역의 수변공간을 활용하여 미술관, 컨벤션홀, 음악당이 들어서는 문화지구로 변모시킬 계획을 수립하였다.

도시개발프로젝트 위한 기구 설립

스페인 중앙정부와 바스크 주 정부는 비영리 공기업인 ‘빌바오 리아 2000’을 설립하고 솔로몬 구겐하임 재단의 제안을 수용한 국제지명건축설계공모를 실시하여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Museum, 1997)을 설립하게 되었다. 또한 문화도시로서의 탈바꿈을 위해 버려진 공공부문 소유의 땅을 개발해 민간업자에 팔아 마련한 수익금으로 도시개발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폐허가 됐던 아반도이바라 지역은 ‘빌바오 리아 2000’이라는 신설기구에 의해 추진된 가장 상징적인 프로젝트이다. 또한 도시재생과 관련된 장기적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는 민간 전문가 협의체인 ‘빌바오 메트로폴리 30’도 빌바오 프로젝트의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대두된다. 이 조직에는 800여명의 학자와 전문가가 소속되어 있으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사회적 비전이 장기적으로 민간부문의 이익과 합치한다고 인식하고 도시재생 계획을 수립하였다.

‘미술관 도입+수변재개발’ 통한 문화재생전략

빌바오는 현재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화관광 도시가 되었다. 바로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기 때문이다.

박물관 개관 당시에 추산한 한 해 관람객 수는 45만 명 정도였으나 1997년 개관 후 일 년 동안 약 130만 명이 다녀갔고, 3년 만에 약 350만 명의 관람객을 유치하였다.

구겐하임
구겐하임 미술관(출처 http://designcorea.com/46)

1997년 이후 2008년까지 약 10년간 986만여 명이 구겐하임 미술관을 방문하였으며 이들 관광객은 16억 유로(약 2조 1000억원)를 이 도시에서 소비하였다. 이로 인해 빌바오시는 약 10억 5천만 유로의 주민소득 증대효과가 생겼다. 이러한 성공적 사례를 통해 이후 문화가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사례를 일컫는 ‘빌바오 효과’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

빌바오는 ‘구겐하임 미술관’의 도입과 더불어 미술관이 위치한 아반도이바라지구의 수변재개발을 통해 수변공간의 문화적 변화를 모색하였다.

아반도이바라지구의 재개발은 마스터플랜에 따라서 여가와 상업, 녹지 주거공간이 마련되었으며 수로의 확장을 위한 공간도 마련되었다. 전체 면적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약 20만㎡의 면적을 공원과 오픈스페이스로 조성하였으며, 네르비욘 강변을 따라 조성된 3㎞에 달하는 보행자구역, 1200여m의 자전거도로, 야외극장 등은 각종 예술가들의 조각들로 장식하였다.

문화공간 조성 넘어 복·융합화적 계획

아반도이바라지구는 단순한 문화시설만 입지시켜 놓은 것이 아니라, 정확한 방문객 수요예측을 바탕으로, 콘서트홀, 박물관, 복합쇼핑센터 등을 집적시키면서도 기존의 문화와 쇼핑, 관광 등이 원활히 조화를 이루는 복·융합화적인 계획을 확립하였다.

강변 개발계획의 수립은 빌바오의 사례와 같이 문화·사회·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도시로서의 추진이 필요하며, 도시의 가치를 높이고 창조할 수 있는 문화정책 및 행정의 발상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참고문헌>
매일경제(2008), ‘빌바오효과` 아세요?
한계레(2008), 공동화 현상을 넘어서 도심 르네상스로, 스페인 빌바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강현주(2007), 건축과 디자인의 세계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건축과 사회 제7호 특집원고, 인하대학교



* 출처 : 정책공감 네이버 블로그

 | 권태일(한국문화관광연구원 위촉책임연구원) | 등록일 : 2009.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