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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환경을 살리는 경제 이야기

서울금잔디 VS 도쿄츠쿠시, 한일 '대표 서민' 비교체험


대한민국 대표서민 금잔디양! 금잔디양은 오늘도 ‘봄씨네 죽’에서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 뿐이랴! 아침에는 신문과 우유를 동시에 배달하는 놀라운 서민스킬을 보여주고, 틈틈이 화보도 찍어가며 생활비를 부단히 벌고 있다. (엄마가 보면 안 되는데…) 이렇게 억척스러운 잔디 양에게도 라이벌은 있었으니- 그것도 국제적 라이벌인 일본의 츠쿠시 양 되겠다. 서민계의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라 할 수 있는 이 둘. 그런데 무대가 한국과 일본으로 다른 만큼 똑같이 일해도, 같은 서민끼리라 해도, 생활수준이 미묘하게 다를 수 있지 않을까? 국제적 라이벌을 비교하려면 ‘국제적인 표준’을 놓고 비교해야 하는 법. 평범한 대학생의 하루를 살려면 이 둘이 각각 몇 시간 씩 일해야 하는지 제대로 따져보자.





[7:00] 기상.
다행히도(?) 한국과 일본은 시차가 없다. 똑같은 시간에 하루를 시작하는 이 둘. 세수하고 이를 닦~고 학교를 가기 위해 교통지옥으로 나서야 한다.


[8:00] 지하철로 2~30분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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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잔디: 2,000원 (대략 900원~1,100원 사이이므로 1,000원으로 적용하고 x2 왕복요금 때문)
츠쿠시: 480엔 (역시 왕복 가격. 도쿄엔 JR, 도쿄 메트로 그 밖의 사철 등의 지하철?전철이 있다. 도쿄메트로의 기본요금은 160엔이며 JR이나 다른 민간지하철보다 싸서 300엔이 최대금액이다. 도쿄에서 유학 중인 김모군은 2~30분 거리에 있는 학교까지 왕복 480엔이 든다고 해서 참고했다.)





※ 잠깐! 여기서 알뜰살뜰 서민 잔디 양이 왜 교통카드를 쓰지 않는지 궁금한 당신. 잔디 양이 교통카드를 쓰게 되면 츠쿠시 양도 공평하게 일회권이 아닌 정기권을 써야 한다. 실제 도쿄 사람들은 정기권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츠쿠시 같은 대학생들은 학생정기권을 이용하는데 일회권보다 훨씬 저렴하다. 정기권은 구간이 정해져 있는데(1역~10역 식으로) 이 구간 안에서는 정해진 기간 동안은 무한 이용 가능하다. 물론 정해진 구간 외에는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도쿄 유학 중인 김 모 군은 집에서 학교 근처 역까지 일회권으로는 왕복 480엔이 드는데 한 달 정기권의 가격은 4천 엔이라고 한다. 일회권 이용의 1/4정도의 가격인 셈. 우리나라 역시도 환승 할인 등 교통에 있어서는 다양한 요금이 적용될 수 있다. 그러니 일단은 일회권으로 비교하자. 또한 한 달 정기권과 교통카드 개념이라면 ‘하루’비교가 아닌 ‘한 달’이 되어버리므로 이래저래 계산 편의상 지금은 일회권으로 비교할 수밖에 없다. 물론 그만큼 오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감안하고 보시라-

[9:00] 강의실 도착. 들어가기 전 코카콜라 한 캔(350ml) 사가는 센스-금잔디: 700원


츠쿠시 120엔



[12:00]
배가 고파 수업은 듣는 둥 마는 둥- 이제 친구와 함께 맛난 밥을 먹으러 가야 하는데 다음 수업 때문에 시간이 별로 없다. 하는 수 없이 햄버거(맥도날드 빅맥세트)로~!

금잔디: 4,800원 하지만! 런치타임이 적용되기 때문에 3,500원에 빅맥 획득.
츠쿠시: 640엔 하지만! 알뜰살뜰 츠쿠시 양은 미리 쿠폰을 준비해갔으므로 570엔으로 빅맥 구입.

[13:30] 오후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커피(스타벅스 카라멜 마끼아또 Tall size)로 잠도 깨고 스트레스도 풀어볼까나?
금잔디: 4,800원
츠쿠시: 420엔

[13:30] 수업을 다 마치고 간만에 영화를 보기로 결심했다.
금잔디: 7,000원(월~목 기준 주말인 경우 8,000원)
츠쿠시: 1500엔(대학생 할인 적용. 일반인은 1,800엔)


 [20:00] 조금 늦은 저녁. 점심은 패스트푸드로 때웠으니 저녁은 각 나라의 대표 서민 음식들로!
금잔디: 뜨끈한 국물이 일품인 뼈다귀 해장국 한 그릇 5,000원(보통 4,000~6,000원 선)
츠쿠시: 속을 든든하게 만들어주는 쇼부타 라멘 750엔(라멘 가격은 종류에 따라 다르며 보통 500~1,000엔 선)

※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교내식당의 경우 서울은 2천 원~3천 5백 원 선, 도쿄는 300엔~500엔 선이다.

[21:30] 엄마 심부름으로 계란 10알을 사들고 집에 왔다.
금잔디: 1,500원
츠쿠시: 99엔

[23:00] 씻고, 오늘 하루를 정리하는 잔디와 츠쿠시. 과연 이들은 오늘 얼마나 썼을까?
금잔디: 24,500원
츠쿠시: 3,939엔

이렇게 봐서는 비교가 잘 되지 않는다. 이만큼을 소비하려면 몇 시간을 일해야 하는지를 계산해보자.

▶ 대한민국 최저시급 4,000원(2009년 기준) 도쿄 최저시급 766엔(2008년 기준)

대충 계산해보자면 이 하루를 살기 위해 잔디는 6시간(정확히6.125시간)을, 츠쿠시는 5시간(5.142)을 일해야 한다.

물론! 이 비교는 절대로 정확한 것이 아니다. 일단 서민인 금잔디와 츠쿠시는 스타벅스 커피나 햄버거를 먹는 데 돈을 쓰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아마 도시락을 싸들고 다닐테지.) 또한 둘 다 통학 하는 것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생활비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거비용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보증금을 제외한 월세의 경우 우리나라는 대학가 기준 보통 40만 원 선[30~50만 원 사이]이고 도쿄는 6만 엔 정도[4만~8만 엔]다. 물론 방 값 또한 위치나 상태에 따라 편차가 크므로 단정할 순 없다.

다만 여기저기서 정보를 조합했을 때 가장 평균적인 가격을 추산했다.) 대학 등록금과 의복비도 계산하지 않았으므로 실제 생활비와의 오차는 더 클 것이다. 또한 최저 시급이 아니라 실제 지급되고 있는 평균 시급의 차이에 따라서도 오차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이 기사만 보고 어디 물가가 더 높네 낮네를 따지는 것은 조금 위험하다.

좀 더 객관적인 자료를 보자. 경제 전문 조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니트(EIU)가 지난 10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뉴욕(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서울의 생활비지수는 78점이다. 이는 전 세계 132개 도시 중 66위인 수치다.(작년 35위보다 31위나 떨어진 것은 최근 계속된 원화 약세 탓이기도 하다.) 도쿄는 152점으로 1위에 뽑혔다. 원화 약세와 엔화 강세 추세가 반영된 결과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것을 고려했을 때 도쿄의 물가는 아직 서울보다는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는 도쿄와 우리나라의 임금을 좀 더 자세히 비교해보자. 도쿄의 최저임금은 766엔이지만 보통 850엔 이상 지급한다. 물론 가게에 따라 다르다. 연수제도가 있는 경우 50~100엔 정도가 깎인다. 신주쿠나 시부야 등의 번화가에서는 1천 엔~1천 3백 엔 정도의 시급이 보통이며 22시부터 다음 날 5시까지는 급료의 25%를 심야수당으로 받는다. 8시간 이상 일하면 초과수당도 지급된다. 일본은 최저임금, 잔업수당, 심야수당에 대한 단속이 엄격해서 잘 지켜지는 편이다. 실제로 대학생들도 보통 850엔~1천 100엔 사이의 시급을 받고 일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4천~5천 원의 시급이 일반적이라 할 수 있다. 수습기간은 최대 3개월이며 이 기간동안은 최저임금액의 10%를 감해 지급할 수 있다.(즉 3천 6백 원) 연장 및 야간근무(야간의 기준은 22시부터 다음 날 6시)는 통상 임금의 1.5배로 지급된다.

하지만 편의점이나 독서실 같은 경우 추가수당 뿐 아니라 최저임금조차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9월 서울YMCA 대학생 모니터단 ‘Yeyes’의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55%, 대학생의 26%가 지난해 최저임금인 시급 3770원에 못 미치는 급여를 받았다. 또한 올해 2월, 취업포털 커리어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포털사이트 ‘알바로'에 등록된 채용공고 9만4,010건을 분석·조사한 결과,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의 최저 임금이 시간당 3,570원으로 나타났다.

낮지 않은 물가와 실질적인 평균 임금 수준은 오늘도 금잔디를 우울하게 만든다.


취재·글 기획재정부 블로그 기자단
'The Mosfers' 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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