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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희망이 된 경제 이야기

지역경제 활성화, 그 중심엔 '마을기업'

얼마 전 마포구의 한 카페에 갔다가 흥미로운 것을 봤습니다. 카페 벽 한쪽에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팻말이 빼곡하게 걸려있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카페는 성산동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마을기업이었고, 팻말엔 마을카페에 공동으로 출자한 주민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시도로, 몇 년 전부터 마을기업이 육성되고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아직 모르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마을기업이란 무엇인지, 또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의 마을기업이 지역경제를 어떻게 활성화시키고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마을공동체 기업


마을기업이란 말 그대로 '주민들이 지역 공동체의 자원을 활용해서 경제 조직 형태, 즉 마을단위기업을 만들어 소득도 얻고 일자리도 만드는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활동'을 말합니다. 안전행정부 지역경제과에서 맡고 있는 마을기업은 지난 2009년 처음 선을 보였고 올해 2013년에는 총 2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마을기업 410개를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웃이라는 개념이 점점 사리지는 요즘, 마을기업은 지역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다는데 중요한 의의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등 경제적인 관점에서 큰 의미가 있답니다.

 

마을기업의 형태는 카페나 빵집, 식당에서부터 공방, 영농조합, 밑반찬가게, 아이들을 위한 방과 후 센터 등 무척 다양합니다. 지역의 특성을 살리면서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마을 기업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자립경영을 위한 컨설팅이라든지 사업비, 전문교육비 등은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답니다. 소득 가운데 일부분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복지 기금으로 사용하기도 하고요 지역사회 개선이나 발전을 위한 활동에도 사용된답니다.


마을기업이 이뤄낸 경제적인 효과


마을기업이 과연 지역경제에 얼마만큼의 이익을 가져다줄까, 궁금해 하실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사례를 찾아봤습니다. 특히 농촌의 특산물을 이용한 마을기업에서 많은 경제적인 효과를 얻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례1) 2011년 설립된 강원도 백담마을기업은 지역 특산물인 황태와 마가목 판매장을 운영하면서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2012년 매출이 4억원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백담사~마을 간 버스를 운행하는 마을기업, 용대향토기업은 012년 1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마을기업으로서는 꽤 높은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현재 두 개의 마을 기업에 백담마을 주민 모두가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명절에 배당금 형식으로 20만~30만원씩 받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2013년 1월 3일자>

 

사례2) 강원도 양양 송천떡마을 영농조합법은 2010년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두 달 만에 매출총액 3억원을 기록한바 있습니다. 또 지난 2012년 3월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충청도의 ‘정안농촌 체험·휴양마을’은 마을 전통의 농작물인 고구마, 옥수수, 배추 등을 직거래 방식으로 판매해서 2012년 한 해 동안 15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배추는 지난해 전국적으로 작황이 부진했지만 절임배추로 판매해 800만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습니다.  <서울신문 2011년 12월 7일 · 충청투데이 2013년 1월 7일자>

 

사례3) 경상북도에서는 지자체 차원에서 2010년부터 마을기업 육성에 나섰고 도내에 50여 개의 마을기업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2012년 한 해 동안 18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하고 490개의 일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남일보 2012년 12월 27일자>

 

마을기업을 직접 찾아가다!



성산동에 위치한 마을 기업 ‘작은나무’라는 카페를 찾아가보았습니다. 카페 ‘작은나무’는 마을기업이라는 개념이 구체적으로 알려지기 전, 2004년부터 조금씩 형태를 갖추어가기 시작한 마을기업이었습니다. 


아토피에도 안전한 아이스크림과 간식을 고민했던 엄마들 5명이 공동으로 출자해 아이스크림 가게를 만들기로 한 것이 마을카페의 시작이었다고 하네요. 
                  
5명의 출자자 가운데 한 사람이 아이스크림 가게를 맡아 운영하기로 했고 어른들을 위한 유기농 커피까지 더해지면서 아이들과 어른들을 위한 동네 사랑방으로 자리 잡았답니다. 그러나 운영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2008년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출자자를 모집하면서 모금한 돈으로 카페를 확장하고 지금은 마을카페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하네요.

 

실제로 카페 외부에는 마을 주민들을 위한 알림판도 있었고, 또 카페 내부에는 출자자들의 이름이 적힌 팻말도 있었답니다. 카페에서 만난 한 분에 의하면 “부모들이 여기 돈을 맡겨 놓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와서 간식을 먹고 책도 읽을 수 있다. 같은 주민이 운영하다보니 아이들이 마음 놓고 이곳을 이용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주변 이웃들이 이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커피의 재료를 비롯해 간식 등을 준비할 때 좀 더 건강에 신경을 쓰게 되기 때문에 주민들도 믿고 이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유리 씨는 “성산동 주민 뿐 아니라 이곳에서 직장을 다니는 사람 등 주민의 범위는 넓다. 누구나 마을기업에 참여할 수 있다면 마을기업의 주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주민들을 위한 음악회를 열기도 해 경제적인 효과 뿐 아니라 훌륭한 사회적 인프라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하여


약 3년에 걸쳐 마을기업이 생겨나고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개선할 점은 분명 있습니다. 우선 기업 운영의 경험이 많지 않은 주민들이 운영하는 기업인만큼 교육 분야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창업 이후에도 마케팅이나 재정관리 등 경영마인드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있어야 마을기업이 하차하지 않고 계속 유지, 발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마을기업 전문가를 양성하고 육성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마을 기업의 효과를 제대로 얻기 위해서는 마을의 자원, 문화, 주민들이 원하는 것 등 지역수요에 맞는 마을 기업을 찾아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을기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동시에 지역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물론 주민으로서 마을기업에 대한 꾸준한 관심도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