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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문헌보관소/FTA시대를 사는 사람들

[한·미 FTA와 틈새시장]미래의 주력 시장을 개척하라


미국 시장 공략의 새 전략… 발상 전환으로 블루오션 창조

미국은 세계 최대의 소비 시장이다.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의 계층과 취향이 가장 다양해 새롭게 틈새시장이 열릴 가능성도 큰 지역이다. 미국의 틈새시장은 한번 개척하면 그 규모와 파급력이 커서 세계의 다른 지역 시장으로 향하는 관문 역할도 톡톡히 수행한다. 한·미 FTA 발효를 앞두고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글로벌 틈새시장 1위’를 지향하는 중소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다.

B사는 세계 최초로 침구 살균 청소기를 개발해 해외 23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의사 출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이 회사는 아토피나 알레르기성 피부염 원인이 되는 침구, 소파, 커튼, 카펫의 미세 먼지와 진드기 등을 제거·살균하는 침구 살균 청소기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한·미 FTA 발효를 계기로 침대 문화가 발달한 미국 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데 전문 기업 S사는 지난 1995년부터 전자식 비데를 개발, 유럽 주요 비데 제조사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OEM 공급도 한다. 비데 관련 특허 기술 33건을 보유하고 있고, 세계 54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며 유럽 시장 점유율 3위에 오른 이 업체는 한·미, 한·EU FTA를 계기로 미국과 유럽의 틈새시장 확보에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와 경쟁하고 있는 국내 제약업계도 ‘니치버스터(nichebuster)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블록버스터와 니치버스터는 매출과 복용 환자 수를 기준으로 구분된다. 블록버스터는 일반적으로 매출 10억 달러 이상, 복용 환자 수는 1,000만~1억 명을 대상으로 한다. 반면 니치버스터는 매출 1억~5억 달러 미만, 복용 환자 수는 1만~100만 명 미만으로 인종별·질환별로 특화된 치료제를 말한다.

N사가 최근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헌터증후군 치료제가 대표적인 경우다. 헌터증후군은 특정 효소가 결핍돼 세포에 뮤코다당이 축적되는 유전성 희소 질환이다. 남성 10 만명당 1명꼴로 발생하며 국내에는 약 70명의 환자가 있다. N사는 이번 치료제 개발로 연 300억원 이상의 치료제 수입 대체 효과를 기대하고 있고, 향후 미국과 유럽 등 제약 선진국의 틈새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한·미 FTA 발효로 미국 연방 조달시장도 크게 열린다. 양허 하한선이 20만 달러에서 10만 달러로 낮아져 국내 중소기업에게도 미국 조달시장의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 또한 입찰·낙찰 과정에서 미국 내 과거 조달 실적을 요구하는 것이 금지된 것도 조달 분야 틈새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박주만 이베이코리아 대표는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상품도 발상이 좋으면 세계 일류 제품군을 창출할 수 있다”면서 “한국에서는 평범했던 상품이 어떤 국가의 고객에게는 ‘바로 내가 찾던 그 제품’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에 착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득진기자(출처: FTA소식 5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