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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세계의 경제 이야기

내 땅을 반납해야한다고? 흥미로운 중국의 부동산 시장

한·중 두 나라의 부동산 현재 상황
중국에 와서 살다보니 집 문제 때문에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중국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한국의 부동산 침체와 상반되게 지나친 집값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나라가 바로 중국입니다.

최근 중국에는 '房奴(팡누)'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습니다. 팡누는 방의 노예라는 뜻으로 비싼 집값 탓에 매달 받는 월급을 모두 방값을 지불하는 데 쓰는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매달 방값을 마련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마치 방의 노예와 같다는 비유입니다. 

중국의 평균 집값상승 추이를 보면 그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습니다.


2010년전년대비 주요 5대도시 주택판매 가격지수

중국 정부도 부동산 거품을 우려해서인지 집값 다스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토지는 모두 국가의 것

중국의 부동산은 한국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1978년 이후 중국의 경제는 본격적인 개방을 시작합니다. 먼저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자유 시장 경제 체제를 도입했지요. 현재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경제 체제는 시장 경제체제와 거의 유사한 형태를 띕니다. 중국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중국의 진정으로 ‘사회주의’ 국가인지 의문이 들 정도이지요. 하지만 실제적으로 중국이 아직 다른 시장경제 체제 나라들과는 구별되는 사회주의 체제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가장 잘 나타내는 요인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중국내의 전 토지가 모두 국가의 소유로 돼있다는 점입니다.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사유화 됐던 토지를 모두 국유화하는 토지개혁에 성공합니다. 토지개혁 이후 토지의 소유는 현재까지 모두 중국 국가의 소유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토지가 국가 소유로 돼 있다는 것만큼 사회주의적인 특징을 지니는 것도 없을 겁니다. 토지를 국가 소유로 함으로써 사회주의 국가라는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토지가 국가소유면 부동산 거래는 어떻게 되는 거지?

앞서 밝혔듯이 중국의 모든 토지는 국가에 귀속돼 있습니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토지가 국가의 소유인데 일반 인민들의 부동산 거래는 어떻게 이루어지냐 하는 것입니다. 정답은 바로 국가에서 인민들에게 토지를 소유할 수 있는 ‘소유권’을 주는 것이 아닌 사용 할 수 있는 ‘사용권’을 줌으로써 부동산 거래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입니다. 

즉 중국에서 이뤄지는 부동산 거래는 모두 토지의 소유권을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권을 거래하는 것입니다. 이 사용권은 70년의 사용기한이 정해져있고 이 권리를 구매한 사람은 그 토지를 70년 동안 마음대로 사용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용권을 구매한지 70년이 지나면 국가에 토지를 반환해야 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습니다. 사용권리자가 사망 시 직계 자손에게 그 사용권을 양도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중국 부동산의 사용권 구매 시장은 비교적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자금 부족으로 직접 집을 구매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람들이 집을 직접 구매하기보다는 전세나 월세를 이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요. 중국의 일반 서민들은 주로 사용권을 구매하기 보다는 우리나라의 월세와 비슷하게 주로 사용권자로부터 세를 얻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구별되는 특이한 점은 전세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고 월세를 매달 내는 게 아니라 일반적으로 3개월에 한 번씩 세를 낸다는 점입니다.


한국인으로서 중국 부동산 거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한국 사람이 중국에서 부동산 거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중국에서 부동산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여권을 가지고 가까운 부동산에 찾아가서 租凭合同书(주핑허통슈)라는 계약서를 작성하면 됩니다. 

부동산거래를 하기위해서 써야하는 계약서


부동산을 찾아가는 것 외에 부동산을 구매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각 지역별로 유학생 교포들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방문해 방을 구해보는 것입니다. 장기 월세에서부터 방학 때만 방을 비우는 사람들이 단기 여행자들을 위해 내놓는 방 까지 용도별, 가격대별로 방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각종 유학생 싸이트에는 목적별로 방을 사고파는 공간이 마련되어있다

최근 중국의 집값이 너무 무섭게 상승하다 보니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2008년 전 세계 경제위기가 미국의 부동산에서부터 시작됐듯이 또 다른 경제 위기의 진원지가 중국의 부동산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는 것이지요. 집값 상승을 잡으려는 중국 정부의 대처 하나하나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