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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경제이야기/세계의 경제 이야기

車 부품·섬유·항공·해운업체 ‘함박웃음’


이번 한미 FTA 추가협상 후 일부에서 ‘자동차 대신 농산물을 챙겼다’는 지적이 나올 만큼 자동차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지만 정작 업계에선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오히려 자동차 부품은 최대 수혜업종으로 꼽을 수 있다. 당초 협의대로 부품 관세 즉시 철폐가 관철됐기 때문이다. 섬유, 항공·해운 등도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자, 철강 등 다른 업종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여 일단 ‘실보다는 득이 많다는 것’이 국내 기업들의 반응이다.

최대 수혜업종으로 부각된 자동차 부품업계는 추가협상 타결로 미국 수출이 늘고, 한국 부품을 쓰는 미국 내 한국 자동차 공장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국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외국업체들의 러브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는 이번 4퍼센트 관세 인하 효과로 대미 수출 물량이 약 20퍼센트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완성차 업체 역시 3년 후 폐지하기로 했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2.5퍼센트 관세 철폐 시기가 4년 후로 연장된 것은 아쉽지만, 낙담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FTA 체결로 3년 후 미국시장에서 경쟁관계인 일본차보다 가격 우위를 점하게 되는 것이 미뤄져 아쉽지만 크게 나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07년 폐기됐던 자동차 특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가 부활된 점도 아쉬운 대목이지만, 현대·기아차 등이 이미 미국 현지에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현지 생산분도 제외되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동부증권 임은영 연구원은 “미국산 차량에 대한 안전·환경기준 완화, 관세 제한 등은 모두 미국 측 요구가 수용되긴 했으나 국내 완성차에 불리하지 않은 조건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섬유 및 항공·해운업체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미 FTA 체결로 섬유제품의 대미 수출은 10년간 연평균 1억8천3백만 달러가 늘어나는 반면 수입은 2천5백만 달러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도 “한미 FTA 추가협상 타결이 최고 32퍼센트의 관세 철폐로 대미 섬유 수출은 연간 1억8천만 달러 증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대형 컨테이너 선사들도 한미 FTA 타결로 미주항로의 물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미주항로의 물량은 전체 해상 물동량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화물은 물론 여행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관세가 부과되지 않거나 대미 수출 비중이 적은 업종들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보기술(IT)·전자업계는 이미 상당수의 물량을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만들어진 제품들은 북아메리카자유무역연합(NAFTA) 협정에 의해 무관세 종목으로 포함돼 있다. 따라서 관세 철폐 효과가 미치지 않는다.
 



반도체와 휴대전화의 경우도 이미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전제품은 1~5퍼센트 안팎의 낮은 관세가 붙어서 FTA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도 미국에 수출하는 대부분의 TV 제품들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휴대전화, LCD TV, PDP TV, 모니터, 냉장고 등 대부분의 제품들을 멕시코에 있는 2개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전자업체 관계자는 “FTA로 인한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다만 전반적인 교역 활성화에 따른 긍정적인 측면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대미 수출 비중이 낮은 철강·석유화학 업체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2004년부터 이미 양국 간 무관세를 실시하고 있고, 수출 물량도 거의 없기 때문에 한미 FTA 추가협상 결과에 대한 효과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도 수출 품목인 항공유를 제외하면 미국과의 교역이 거의 없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출처 : 위클리 공감